KRDS 준수해야 하는 공공 웹, AI 기반 검증 기술에도 ‘주목’
[IT동아 김영우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업무 전산화를 시도한 것은 1967년, 경제기획원에 ‘IBM 1401’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도입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전자정부’를 꾸준히 지향해왔다.
그 결과, 2024년 발표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세계 193개국중 최상위권인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온라인서비스’ 부문의 평가는 세계 1위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각종 정보 확인, 서류의 접수나 발급, 기타 민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공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공공 서비스용 웹에 개선할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과 같은 정보 약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접근성이 낮다. 그리고 기관마다, 혹은 부서마다 다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UX(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에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의 일종인 ‘범정부 UI/UX 디자인 시스템’, 약칭 ‘KRDS(Korea Design Sytem)’를 발표했다. KRDS는 2024년 2월에 시범 버전이, 올해 1월에 정식 버전이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는데, 여기에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필요한 문서 자료, 그리고 각종 템플릿을 비롯한 디자인 리소스 및 개발 리소스를 제공한다.
웹 디자이너 및 개발자, 정부 관계자는 이들 자료를 공공 웹의 개발 및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KRDS를 통해 높은 접근성과 사용성을 제공하는 공공 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각 웹 및 앱 서비스가 일관성 있는 디자인 스타일(색상, 레이아웃 등)을 갖춰 이용자의 편의성 및 개발자의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도 주요 목표다. KRDS는 디지털 공공 서비스의 표준화를 통해 정부, 더 나아가 국가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중요 사업이기도 하다.
공공 웹 개선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예전에는 ‘정부24’ 사이트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 조회를 하고자 할 때, 정부24에서 국민건강보험으로 이동하고 다시 검색 및 로그인을 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UI/UX 개선 이후, 정부24에서 건강검진 결과 조회를 바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24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외에도 고용노동부, 국립중앙도서관, 복지로 등의 공공 웹 서비스가 이와 같이 개선되었다고 행안부는 작년 6월 밝힌 바 있다.
한편, 행안부는 이달부터 올해 12월까지 KRDS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각 공공기관이 한층 원활하게 KRDS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도 제공한다고 6월 24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의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헬프데스크를 마련하며, 각 사이트에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적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하 AI) 기반 분석 도구를 도입하기 위한 시범 검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이 AI 기반 분석 도구의 도입 계획이다. 2025년 현재, 정부 및 그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공공 웹 사이트는 수 천개 이상에 달한다. 여기에 전부 KRDS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개선하는 것도 큰 일이지만, 개선 후 각 사이트 전반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개발되었는지,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사람이 일일이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때마침 이러한 정부의 KRDS 가이드라인 목적에 부합하는 생성형 AI 에이전트 기반의 검수 서비스도 등장했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인 ‘인포플라(Infofla, 대표 최인묵)’가 최근 출시한 ‘KRDC(Korea Design Check)’가 대표적이다. 인포플라는 이를 통해 행안부의 Poc(기술 실증)를 수행하기도 했다.
인포플라의 KRDC는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를 그대로 인식해 분석하는 비전 AI,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구성된 SaaS(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이다. 인포플라 KRDC는 복잡한 구축 과정 필요 없이 웹을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교육 없이 비전문가도 손쉽게 AI 기반 검수 작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KRDC의 검색창에 검수하고자 하는 사이트의 URL을 입력하면 AI가 해당 사이트의 디자인 및 구성을 자동 분석한다. 이를 통해 KRDS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구조와 기능 그리고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며, 이에 따라 자동 생성된 기준별 상세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KRDC를 개발한 인포플라의 최인묵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KRDS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상당히 상세한데다 이를 적용해야 하는 공공 웹 사이트의 수가 수천 개에 이르는 만큼, AI 기반 검증 도구의 효용성이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선보인 KRDC는 성공적인 행안부 PoC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