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시작한 고속버스, 얼마나 빠를까
[IT동아 박귀임 기자] 기술 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로 교통을 빼놓을 수 없다. 달리는 시내버스, 도시철도에 이어 고속버스도 무선 인터넷인 와이파이(Wi-Fi)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전국 8개 고속버스 회사(금호고속, 동부고속, 동양고속, 삼화고속, 속리산고속, 중앙고속, 천일고속, 한일고속)가 운행하는 모든 노선(240개), 모든 버스(1724대)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우등, 프리미엄 등 모든 등급의 고속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고속버스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는 통신회사인 KT의 통신망을 사용한다. KT가 종합광고대행사 튜브박스에 통신망을 제공하고, 튜브박스는 고속버스회사에 와이파이 단말기를 설치해주는 방식이다. 특히 고속버스의 무료 와이파이 최대 속도는 400Mbps(Mega Bytes Per Second)다. 이는 약 20초에 1GB 용량의 영상 등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로 시내버스 등에서 제공하는 수준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이동 중인 차량에서는 기지국과의 거리, 차량 내부 구조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속버스의 경우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주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400Mbps는 고정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고성능 와이파이 수준이지만, 고속버스에서는 탑승 인원수나 지역에 따라 속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탑승객이 많을수록 산악지대나 터널에서 속도 저하나 끊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동양고속버스를 탑승해 무료 와이파이를 체험해봤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Dongyang_Bus_Wifi’로 와이파이를 연결했더니 ‘잠깐! 연결 전 와이파이 안전 확인하세요!’라는 문구에 이어 짧은 광고 시청 후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노트북 역시 마찬가지였다. 와이파이를 켜서 ‘Dongyang_Bus_Wifi’를 선택했더니 ‘무료 Wi-Fi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 후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고속버스 영문명이 적힌 와이파이망에 연결하면 비밀번호 없이 고속버스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호고속버스는 ‘Kumho_Bus_Wifi’로, 동부고속버스는 ‘Dongbu_Bus_Wifi’로 각각 접속하면 된다.
또 노트북으로 무료 와이파이 연결 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Over The Top media service)에 접속하는 것도 매끄러웠다. 1시간 이상 동영상을 재생했지만 지연이나 끊김 현상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메일을 전송하거나 메신저로 대화할 때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고속버스의 와이파이 서비스는 무료인 만큼 보안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무료 와이파이에 접속했을 때도 ‘보안되지 않은 네트워크’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결제 등 민감한 작업은 하지 않거나 자동 연결 기능을 끄는 것도 방법이다.
게다가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에 대한 안내도 미흡하다. 우선 고속버스 출입구 왼쪽에 ‘Wi-Fi 무료’라고 적힌 스티커가 전부인데, 이는 버스 단말기와도 방향이 달라 집중하지 않거나 급하게 탑승하면 못 볼 가능성이 크다. 고속버스통합예매 공식 홈페이지인 코버스에도 ‘고속버스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이라는 내용이 담긴 팝업 창 이외에 추가 안내는 없다. 서비스 제공 초기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