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AI' 기술 깎을 때, 세일즈포스는 '도입 가능성'에 집중했다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글로벌 AI CRM(고객관계관리) 기업 세일즈포스가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5’를 개최하고 국내외 주요 AI 에이전트 도입 사례와 산업별 도입 현황 등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는 ‘상상을 현실로, 에이전트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주제로 개최되며, 40개 이상의 세션과 약 1만여 명의 업계 전문가가 참석한다. 기조연설은 케이티 맥나마라 세일즈포스 AI부문 글로벌 부사장과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조직 내 신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에 대해 소개하고, 김규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부대표가 나서 AI 기술이 가져올 비즈니스 유행의 변화와 활용 전략을 소개한다.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에 앞서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출처=IT동아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에 앞서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출처=IT동아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데이터를 단순한 기록에서 활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의 핵심이자 세일즈포스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CIO가 최고 정보 책임자였는데 이제는 CDO, 최고 데이터 책임자로 부르며 전략가 역할을 한다. 세일즈포스는 AI의 흐름이 지시에 따르는 대화형 AI에서 스스로 상황을 예측하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라면서, “올해는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기업 내 신뢰 확보와 문화적 정착 등을 통해 혁신을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을 밝혔다.

에이전트포스, 신뢰할 결과 내놓을 때까지 답변 만든다


케이티 맥나마라 세일즈포스 AI 부문 글로벌 부사장이 에이전트포스의 AI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케이티 맥나마라 세일즈포스 AI 부문 글로벌 부사장이 에이전트포스의 AI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케이티 맥나마라(Katie McNamara) 세일즈포스 AI 부문 글로벌 부사장은 “오늘날 리더들에게 듣는 가장 큰 어려움은 AI에 활용할 데이터 확보다. 데이터 접근성과 신뢰성, 보안 모두 중요하다. 이를 돕는 것이 데이터 클라우드, 그리고 에이전트포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기업들은 평균 897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며, 94%는 호환이 안된다. 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무복사 기법(제로 카피)으로 데이터를 다루고, AWS, 구글, 스노플레이크 등 다양한 곳에 있는 데이터를 통합해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에이전트포스에 대해서는 “에이전트포스의 중심에는 아틀라스 엔진이 있다. 아틀라스 엔진은 일종의 추론 엔진으로 에이전트포스의 핵심 연산이 처리되는 곳이다.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맥락적 데이터를 인식한다.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데이터클라우드를 거치며 반복 질문하고, 답변을 개선한다”라면서, “조직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리고, 사람이 개입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 사업의 전 영역을 통합하는 AI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에이전트포스는 세일즈포스 사업의 전 영역을 통합하는 AI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세일즈포스는 영업, 마케팅, 상거래, 서비스 등 모든 사업 분야의 전체에 걸친 플랫폼에 에이전트 작업을 도입 중이다. 서비스를 위한 에이전트포스나 현장 업무, 마케팅 클라우드, 커머스 클라우드, AI CRM 지원을 위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까지 모두 포괄한다. 케이티 맥나마라 부사장은 “바로 구현할 수 있는 100개 이상의 산업별 AI 기능이 있고, 에이전트포스는 모든 기업들이 진정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외에도 세일즈포스 코리아는 국내 기업의 AI 에이전트 도입을 위해 AI 랩을 만들고, 에이전트포스 생존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으로는 데이터의 역외 유출과 AI 주권을 강조하는 국내 고객 기업들을 위해 국내에 리전을 둔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의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세일즈포스의 국내 서비스 신뢰성도 향상될 것으로 본다

업무 효율 빨라지고, 생산성 높아질 세상


김규하 비바리퍼블리카 부대표(우측)가 토스의 에이전트포스 도입 사례를 발표했다 / 출처=IT동아
김규하 비바리퍼블리카 부대표(우측)가 토스의 에이전트포스 도입 사례를 발표했다 / 출처=IT동아

포춘 500대 기업 중 80%가 세일즈포스 AI CRM을 활용하지만, AI 에이전트까지 유연하게 도입한 기업은 많지 않다.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주목할만한 사례다. 김규하 비바리퍼블리카 부대표는 “올해로 토스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10년 차다. 고객들은 금융, 핀테크 기업으로 보지만 이제는 광고, 결제, 쇼핑에 이르는 기업대 기업 서비스에도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2년 전부터는 광고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3400여 명의 임직원 중 1000여 명이 신규 팀원”이라고 설명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신규 팀원이 합류했을 때의 인수인계, 그리고 광고 영업 전략에 에이전트포스를 활용 중이다. 현장에서는 신입직원 ‘김토스’의 출근 0일 차 에이전트포스 활용법이 소개됐다. 처음 출근하면 다양한 인사 관련 질문이 있는데, 간단한 질문이라면 인사용 에이전트포스가 대답하고 작성할 양식을 받아 업무를 처리한. 또 에이전트포스가 자동으로 신규 입사자 채널에 초대하고 참고문헌을 포함한 다양한 업무상 절차를 소개한다. ‘커피챗’을 일정에 두면 에이전트포스가 커피 주문까지 요청하고, 미팅 전 자료가 있으면 에이전트포스가 자동 요악하고 사전에 제공한다.


토스는 내부 임직원의 인수인계, 인사 과정부터 실제 광고 영업까지 폭넓게 에이전트포스를 도입 중이다 / 출처=IT동아
토스는 내부 임직원의 인수인계, 인사 과정부터 실제 광고 영업까지 폭넓게 에이전트포스를 도입 중이다 / 출처=IT동아

심지어 인수인계가 필요한 영업 과정까지 돕는다. 김토스 사원이 30개의 기업을 맡게 됐고, 회사의 주요 기업 중 한 곳을 맡았다. 에이전트포스는 전임자 데이터와 사내 데이터를 광고영업 에이전트로 분석해 광고 시기나 효율적인 방식까지 자동으로 제안한다. 원래라면 광고영업 담당자가 기반 지식과 직감으로 제안해야 하지만, 데이터 기반으로 보고서까지 제공한다. 미팅이 끝난 뒤 데이터를 입력하면 후속 광고 전략을 요청하고, 다음 제안서 내용과 향후 일정까지 에이전트가 제안한다. 덕분에 토스의 신규 입사자는 영업 노하우가 부족해도 수준급의 광고 영업이 가능하다.

김규하 부대표는 “플랫폼 입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숨쉬는 것과 같다. 우리가 만든 도구를 쓰기 보다는 글로벌 표준 도구를 활용해 개개인의 경력과 이력을 남기고, AI 에이전트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AI 도구는 개인의 역량을 최고를 넘어 극한으로 끌어올려서 쓸 수 있게 돕는다”는 뜻을 밝혔다.

가능성 높은데 비즈니스로 못 가는 AI, 도입사례 집중해야

AI가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은 엄청나다. 단 몇년 만에 LLM(대형언어모델)처럼 단순한 채팅 기능, 이미지 생성을 넘어서 사업의 주요 데이터를 정리하고 직접 업무에 개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그 어떤 기술도 이처럼 직접적으로 사업의 생산성과 효율을 끌어올리진 못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오픈AI의 GPT-5는 자동으로 추론하고, 사람과 구분할 수 없는 지각 능력을 갖춘다는 얘기가 있다. 잠들지 않는 비즈니스, 문제가 생기기도 전에 상황을 파악하고 처리하는 디지털 인력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기술을 만들고 에이전트를 도입한다면, 세일즈포스나 SAP는 기존의 사업에 맞는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기술을 만들고 에이전트를 도입한다면, 세일즈포스나 SAP는 기존의 사업에 맞는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빅테크들 역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AI 에이전트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통해 서비스 내 AI 에이전트를 통합하고, 이를 기업 내 환경에 도입하는 ‘에이전트 메시’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구글은 주변 인식 AI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타사 AI 에이전트까지 포괄하는 ‘AI 에이전트 클라우드’로 마켓플레이스 형성을 노린다. 하지만 직접적인 산업 도입보다는 향후 생태계 확보를 위한 밑작업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2025년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는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그리고 SAP의 ‘줄(Joule)’ 정도다. 이미 다른 여러 AI 에이전트들이 있지만 뚜렷한 도입사례 없이 기술 먼저 개발했거나, 인력들을 위한 교육이 없어 업무에 연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이전트포스는 어떨까?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10월 에이전트포스 출시 이후 지금까지 85만 건이 인력 개입 없이 처리됐고 밝혔다. 또 3만 건을 수익 창출로 연결했고, 고객 선별 시간은 40%를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AI 에이전트는 세일즈포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기업, 모든 사업에 도입될 수 있다 / 출처=IT동아
AI 에이전트는 세일즈포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기업, 모든 사업에 도입될 수 있다 / 출처=IT동아

기업의 모든 고객은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대접받길 바라며,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문제 대응을 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의 지원도 원하며 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고 일관적으로 제공되길 기대한다. 데이터는 이에 대한 실마리가 되지만 기업들이 이 기대치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인력 자원과 생산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이 점에서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고, 올바른 도입 사례와 맞물리면 고객 대응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오픈AI의 샘 알트만 최고경영자는 2023년에서 2025년까지의 AI 발전 속도가 2030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우리가 몇년 새 목도한 압도적인 AI의 발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AI 에이전트 역시 이에 발맞춰 꾸준히 그 성능과 효율을 올리고, 산업 현장을 바꿔나갈 것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