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의실] PC 부품이 힘든 계절 여름, 극복하려면 어떻게?
[IT동아 강형석 기자] 한낮 온도가 30도 이상 오가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냉방기기가 없으면 실내에서 활동하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여름은 IT 기기에도 힘든 계절입니다. 고발열 장비가 장착된 상태에서 외부 온도까지 상승할 경우, 작동 안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스로틀링(Throttling) 현상’입니다.
모든 PC 연산장치는 적정 작동 온도와 최대 작동 온도가 설정됩니다. 적정 작동 온도는 연산장치가 최대 성능을 내기 위한 온도 구간을 의미합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으나 칩이 50도~70도 사이를 유지할 때가 적정 구간이라고 봅니다. 최대 작동 온도는 말 그대로 연산장치가 안정적인 작동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최대 온도를 뜻합니다. 대체로 100도 전후에 설정되어 있습니다.
높은 온도로 작동하는 연산장치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냉각장치가 적용되지만, 부하에 따라 최대 작동 온도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연산장치가 이를 감지하고 의도적으로 작동 속도를 조절해 온도를 낮추는 과정을 스로틀링이라 부릅니다. 이때 사용자는 PC의 성능 저하를 체감하게 됩니다. 성능은 충분한데 잘 되던 게임 혹은 작업이 갑자기 느려진다면 스로틀링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죠.
스로틀링 현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발열 관리입니다. 고성능 냉각장치를 쓰거나 공기 흐름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등 조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성능 냉각장치를 갖췄음에도 잘 쓰던 PC가 느려진다면 ‘먼지’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 PC용 냉각장치는 공기를 방열판 사이로 지나게 해 열을 배출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이는 수랭식 냉각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냉각수 온도를 낮춰 순환시키려면 냉각수가 흐르는 라디에이터를 차갑게 만들어야 됩니다. 라디에이터 주름 사이로 공기를 지나게 해 온도를 낮추기 때문입니다. 이 사이에 먼지가 끼면 공기 순환에 방해가 됩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많습니다. 강아지 혹은 고양이 등 털이 많은 동물을 실내에서 키운다면 털이 떠다니며 냉각장치 사이에 쌓입니다. 단기적으로 문제없지만 오랜 시간 쌓이면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연산장치의 성능에 영향을 줍니다. 주기적인 청소만이 고성능 PC를 장시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데스크톱 PC는 외부 필터와 냉각장치 위주로 살펴보자
데스크톱 PC는 살펴봐야 할 곳이 많습니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발열 부품이 다수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냉각장치에 먼지가 많이 쌓였는지 확인해 볼 차례입니다. 먼지가 많이 쌓였다면 붓, 에어건 등으로 제거해 줍니다. 에어건이 없다면 압축공기 스프레이, 수동 블로어 등을 써도 문제없습니다.
순서는 붓으로 큰 먼지를 털어낸 후 에어건 등으로 잔여 먼지를 제거하는 게 상대적으로 깔끔합니다. 반대로 진행해도 상관없지만 에어건을 쓰는 과정에서 먼지가 뭉쳐 방열판 주름 안으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최대한 먼지가 뭉쳐지지 않는 형태로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냉각팬은 날개에 붙은 먼지만 제거합니다. 붓으로 최대한 털어내도 충분합니다. 냉각팬을 다룰 때 회전축이 있는 중심부를 손으로 세게 누르지 않아야 합니다. 회전축을 세게 누를 경우, 축 손상에 의해 소음이 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냉각팬 청소에 에어건을 쓰고 싶다면 가급적 냉각팬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야 됩니다. 블로어같이 공기압이 약하다면 문제없지만 에어건은 공기압이 강해 팬을 강하게 회전시킵니다. 자칫 다치거나 외부 충격에 냉각팬 날개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손상되면 서비스받는 과정에서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되므로 소중히 다뤄줍니다.
CPU 냉각장치는 공랭식을 쓰기도 하지만, 성능 때문에 일체형 수랭식 냉각장치를 쓰는 비중도 크게 늘었습니다. 수랭식 냉각장치는 냉각수를 순환시켜 발열을 제어합니다. 따라서 냉각수를 식히는 장치인 라디에이터가 존재합니다. 이 라디에이터에 냉각팬을 장착, 공기를 순환시켜 냉각수 온도를 낮춥니다. 자연스레 먼지는 냉각팬과 라디에이터에 누적됩니다.
냉각팬은 여느 공랭식 장치와 동일하게 먼지를 제거하면 됩니다. 문제는 라디에이터인데요. 블로어나 에어건 등으로 바람을 세게 불어 먼지를 날리면 쉽게 청소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공랭식 장치의 방열판은 한쪽이 막혀 있어 먼지가 누적되지만, 라디에이터는 완전히 뚫려 있는 구조여서 바람만으로 대부분 청소됩니다.
PC 케이스 공기 흡입구에 쌓인 먼지도 경계 대상입니다. 일반적인 PC 케이스의 공기 흐름은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집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PC 케이스가 등장하면서 측면이나 바닥 등을 공기 흡입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흡배기 위치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열이 PC 케이스 내부에 정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PC 케이스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부품 온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합니다.
전면에 냉각팬이 장착된 일반적인 PC 케이스는 전면부에 먼지가 쌓였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먼지가 많이 쌓였다면 붓으로 털어냅니다. 전면부를 포함한 일부 영역을 강화유리로 구성한 어항형 케이스는 측면과 바닥을 중심으로 먼지가 쌓였는지 확인합니다. 전면부 흡기 영역을 후면과 측면이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노트북은 공기 흡입구 위주로 청소하자
노트북도 기본적으로 PC와 다를 게 없습니다. 오히려 크기가 작아 데스크탑 PC 대비 발열 관리에 더 취약합니다. 냉각을 바닥에 있는 작은 흡입구에 의존하고 있어 이곳이 먼지로 막히면 발열에 의한 성능 저하가 쉽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관리는 바닥에 있는 흡입구에 집중하면 됩니다.
더 직접적인 형태로 관리하려면 노트북 PC의 바닥 덮개를 분리한 후 냉각팬에 쌓인 먼지를 제거해 줍니다. 하지만 일부 초슬림 제품은 분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가급적 서비스센터에 제품 점검 및 청소를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노트북 바닥 흡입구에 쌓인 먼지는 붓으로 처리하는 게 빠릅니다. 부드러운 것보다 단단한 게 청소하기 좋습니다. 만약 닳아서 버려야 하는 칫솔이 있다면 잘 말려 활용해 보세요. 좁은 틈에 쌓인 먼지를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PC 제조사들이 발열 대책을 잘 세웠더라도 사용자가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제 성능을 못 냅니다. 공기 흡입구에 먼지가 많이 쌓였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청소해 준다면 PC를 더 쾌적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