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을 통합 에이전트로’, 네이버 키워드·생성 AI 검색 두마리 토끼 잡을까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생성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검색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퍼플렉시티 등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찾아주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한 것. 기존의 키워드 검색과 달리 AI 검색은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자연어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해 종합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 / 출처=IT동아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 / 출처=IT동아

이러한 AI 검색 시대를 맞아, 국내 최대 검색 기업 네이버도 새로운 검색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6월 12일 D2SF 강남에서 네이버만의 AI 검색 방향성을 소개했다. 검색 인프라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역별 에이전트를 결합한 ‘통합 에이전트’를 제시하며, 내년 중 ‘AI 탭(가칭)’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영역 특화 에이전트 결합한 통합 에이전트로

네이버가 추구하는 검색 서비스는 단순히 지식을 찾는 검색의 개념을 넘어 사용자의 복합적인 요구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다양한 LLM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한다. 네이버의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필요한 각 영역에서 업무을 돕는 시스템 또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최종적으로는 각 영역에 특화된 버티컬(Vertical) 에이전트를 통합된 AI 에이전트로 제공할 계획이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정보·쇼핑·로컬·금융 등 영역별 에이전트를 결합해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끊김없는 AI 검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이러한 전략이 자사의 ▲검색 인프라 ▲운영 노하우 ▲축적 데이터 등 강점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는 “네이버는 자체 검색 인프라에서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관리 노하우를 통해 20년간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는 네이버의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 UGC 플랫폼과 더불어 쇼핑, 플레이스, 금융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챗GPT 등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도 결국 구글, 빙 검색 결과를 인용한다. 네이버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LLM을 만들거나 좋은 검색 결과를 만들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검색 인프라 투자를 강화한다. 검색 특화 AI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 소스 LLM 및 유료 모델의 제휴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상범 리더는 “가장 좋은 검색 결과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LLM을 조합하는 연구 개발에 투자를 확대했다”며, “앞으로 기술은 상향 평준화가 되고, 결국 차별화 지점은 콘텐츠다. AI 검색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콘텐츠 제휴 및 생산도 적극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에이전트 활성화되는 AI 탭 내년 공개

네이버 AI 브리핑 이미지 / 출처=네이버
네이버 AI 브리핑 이미지 /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지난 3월 도입한 AI 브리핑은 버티컬 에이전트의 첫 걸음인 셈이다. AI 브리핑은 통합검색에 도입돼 ▲지식 정보형 ▲공식형/멀티출처형 ▲숏텐츠형 ▲플레이스형 ▲쇼핑형 등 다양한 유형별 콘텐츠를 제공한다. 올해 네이버는 AI 브리핑 노출을 현재 3%에서 연내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금융, 헬스케어, 공공 등 공신력 있는 출처 및 커뮤니티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긴 동영상 핵심 요약, 해외 분석 번역 요약 등 다국어 지원 및 멀티미디어 결합 유형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을 넘어 2026년에는 AI 탭을 출시하고, 2027년 통합 에이전트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AI 탭은 본격 통합 에이전트가 활성화되는 공간이다. AI 탭에서 영역별 에이전트가 대화를 통해 사용자 맥락을 깊게 이해하고, 추론 과정을 통해 목적을 수행한다. 마치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네이버 탭으로 추가되는 형태다. 예컨대, 검색창에 ‘아르바이트생도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면 먼저 AI 브리핑이 답변을 요약 제공한다. 이어 다른 질문을 하고 싶다면 AI 탭에 진입해 질문한다. 만약 쇼핑 상품에 대해 질문하면 구매까지 연결되고, 장소에 대해 질문하면 예약까지 이어진다.

김재엽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는 “AI 브리핑은 네이버의 콘텐츠에 맞게 UX를 설계하는 과정이며, 현재 버티컬 에이전트가 나오고, 이후 통합 에이전트로서 확장하는 것까지 고민하는 단계”라며, “네이버가 다루지 않는 많은 영역들까지 에이전트 생태계 안에 포함하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한편, AI 탭은 모든 네이버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AI 검색 서비스 ‘큐(CUE)’와 다르다. 김재엽 리더는 “큐는 신청을 받아 일부 사용자들에게 실험적으로 제공된 제한된 서비스라면, AI 탭은 모든 사용자에게 노출된다. 그렇다 보니 투자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큐와 다른 전략으로 접근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결국 사용자는 가장 좋은 서비스 하나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클로바X나 큐는 유지될 수도 있지만 없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기존 키워드 검색도 함께…콘텐츠 창작자 지원 확대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 / 출처=IT동아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리더 / 출처=IT동아

네이버는 키워드 기반 검색 서비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생성 AI 기술을 점진적으로 검색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김상범 리더는 “현재 시점에서 AI 검색 서비스가 기존의 검색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2025년 4월 기준 챗GPT의 월간 방문자 수는 45억 명, 퍼플렉시티는 1억 3000만 명으로 927억 명이 방문하는 구글에 비해 부족하다”며, “이를 비춰봤을 때 검색 패러다임이 갑자기 대체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성 AI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검색도 동시에 늘어난다. 생성 AI 시대가 발전한다고 해서 당장 기존 검색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다만 네이버는 트렌드의 속도에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범 리더는 “사용자는 점점 원하는 대로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검색어를 입력하지만, AI 검색 서비스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성 AI 답변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감지하면 속도를 내겠지만, 아니라면 현재 방식을 더 유지하겠다. 결국 네이버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사용자 선호도에 따라 AI 기반 검색 인터페이스 도입 여부나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는 ‘AI 하이라이트 프로젝트(가칭)’도 구상한다. AI 브리핑에서 창작자의 콘텐츠를 특정 횟수 이상 인용했을 경우, 배지를 부여해 신뢰성 높은 문서임을 표시하는 방안이다. 또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AI 브리핑과 연동해 고품질의 답변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재엽 리더는 “전문 콘텐츠 창작자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실질적인 보상으로 연결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며, “네이버는 AI 검색이 활성화될수록 키워드 검색을 통한 유입이 줄어들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콘텐츠 작성에 대한 동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좋은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콘텐츠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환각 및 거짓 정보를 억제하도록 기술적으로 보완해나가고 있다. 네이버가 콘텐츠를 강조하는 만큼, 향후 얼마나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는 물론 전문 영역의 고도화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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