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아이스크림에 맞춤형 서비스까지···배스킨라빈스 청담점 가보니
[IT동아 박귀임 기자] 외식기업 SPC그룹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배스킨라빈스가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5월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특화 매장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이 중심이다. 맞춤형 서비스부터 신메뉴 출시까지 AI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색다른 AI 아이스크림 맛 탄생…40년 축적 노하우와 고객 데이터 등 활용
6월 12일 오후 방문한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은 브랜드 대표 색인 분홍을 중심으로 약 370㎡(112평) 규모의 직사각형 공간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취식 공간도 감각적으로 꾸며 밝은 분위기를 더했다.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은 AI로 개발한 신메뉴를 출시한다. 이 때 쓰는 것이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배스킨라빈스가 1500가지 이상의 맛을 개발하며 축적한 개발 노하우, SPC 계열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해피포인트 고객의 구매 데이터에 기반해 핵심 데이터를 도출한 후 AI에 질문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으로 동작한다.
배스킨라빈스 AI NPD 시스템을 통해 최근 ▲오미자 오렌지 소르베 ▲시크릿 메뉴를 각각 선보였다. 오미자 오렌지 소르베는 ‘여름에 어울리는 한국만의 과일’이라는 질문에서 출발, AI에게 한국의 정서와 현대 감성을 반영한 원료를 추천 받아 개발한 메뉴다. 시식해보니 산미가 풍부한 오미자와 자두, 그리고 달콤한 오렌지 등이 조화를 이뤄 가볍고 상큼한 맛이 돋보였다.
시크릿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맛’이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AI가 제안한 열대 과일을 조합해 ‘시간여행자의 아이스크림’이라는 콘셉트로 개발한 맛이다. ‘과거’는 달콤한 기억을 상징하는 파인애플, ‘현재’는 다채로운 활력의 이미지를 담은 키위, ‘미래’는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구아바와 패션후르츠로 배합한 것이 이색적이다. 알록달록한 색깔이 인상적인 시크릿은 달달하면서도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 경험한 적 없는 맛이라 새로웠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40년간 축적한 브랜드 자산과 기술력, 고객 데이터와 문화적 감각은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AI 등에 접목해 단순히 맛있는 제품을 넘어 ‘시장 방향성’을 제시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자 한다”면서 “청담점 오픈과 동시 공개한 AI 플레이버는 고객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추천 샘플러 메뉴도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에서만 판매한다. 5월, 가족, 젊은층 등 청담점을 대표하는 3가지 키워드를 AI에게 제시해 추천받은 맛으로 ▲블루베리 파나코타 ▲뉴욕치즈케이크 ▲그린티 얼그레이 ▲레인보우 샤베트 등 4종이다. 이들은 전용 컵에 담아 제공된다.
다만, 키오스크에서 AI 메뉴를 주문할 때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AI 카테고리가 따로 없고, 기존 메뉴와 함께 나열돼 있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물어보면 바로 응대해주지만,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이 AI를 강조한 만큼 해당 카테고리를 분리하면 고객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AI 기반 아이스크림 취향 테스트로 새로운 고객 경험 추가
배스킨라빈스 청담점 내 창가 일부 좌석에는 5개의 태블릿이 놓여 있는데, 이는 고객이 직접 취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AI 기반 추천 시스템 ‘플레이버 아이디(Flavor ID)’다.
플레이버 아이디의 첫 화면에는 ‘나만의 맛 취향 알아보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쿠폰까지 받아보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화면을 누르면 좌측 카메라에 해피포인트 앱 바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해피포인트 앱 회원만 이용 가능하도록 운영하기 때문이다. 화면 하단에 해피포인트 앱 가입을 안내하는 QR코드도 제공해 회원이 아니라면 가입 후 이용하면 된다.
이어 멋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이 꿈인 아르바이트라는 상황 설정에 따라 6가지 질문이 나온다. ▲제일 맛있는 것 ▲가벼운 식사로 고르고 싶은 것 ▲외우고 싶은 레시피 ▲입맛에 맞는 신메뉴 ▲퇴근길 푸드 등에 대한 질문마다 제시된 2가지 답변 중 하나를 고르면 결과가 나온다.
기자의 경우 ‘고요한 달빛 아래 프로 마감러’라는 결과가 나왔고 '달콤한 맛과 크런치한 식감이 어우러진 아이스크림'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달콤, 바삭함, 익숙함, 건강 등 4가지가 주요 키워드로 나왔다. 실제로 기자가 선호하는 키워드라 신기했다. 다만, 이 결과를 토대로 배스킨라빈스의 메뉴나 제품을 골라야 한다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답변에 따라 실제 판매 중인 메뉴와 제품을 추천해주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배스킨라빈스는 이날 브랜드 전용 배라 앱을 정식 출시했는데 여기서도 AI 기술을 적용한 부분을 강조했다. AI 기반 제품 추천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AI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으로 이용자의 취향에 가까운 제품과 아이스크림 맛을 추천해 준다. 또 앱을 통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오더’ 기능과 쇼케이스에 있는 아이스크림 맛의 네임택을 카메라로 비추면 제품을 인식해 바로 주문할 수 있는 ‘플레이버 스캔’ 기능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