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2년 만에 디자인 개편한 ‘iOS 26’ 공개…AI 강화는 소폭에 그쳐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애플이 2013년 iOS7 업데이트 이후 12년 만에 대대적으로 OS를 개편한다. 리퀴드 글라스(Liquid Glass)로 명명한 반투명 형태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메시지와 통화, 페이스타임 등에 실시간 번역 기능 도입도 발표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대대적인 AI 기능 강화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기조에 시름하는 애플이 AI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WDC 25를 진행 중인 팀 쿡 애플 CEO / 출처=애플
WWDC 25를 진행 중인 팀 쿡 애플 CEO / 출처=애플

리퀴드 글라스·실시간 번역 등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썰렁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 25를 개최했다. 현장에서 ▲리퀴드 글라스 디자인을 포함한 OS 개편안 ▲실시간 번역 ▲통화 스크리닝을 포함한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등이 공개됐다.

OS 개편안 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리퀴드 글라스’ UI 도입이다. 리퀴드 글라스는 아이폰 운영체제 iOS7이 출시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꼽힌다.

리퀴드 글라스 UI를 적용한 모습 / 출처=애플
리퀴드 글라스 UI를 적용한 모습 / 출처=애플

리퀴드 글라스 UI는 액체 유리라는 뜻처럼 텍스트 뒤 배경화면을 볼 수 있는 반투명 콘셉트를 적용한 디자인이다. 알림이나 검색창, 앱 아이콘 등을 확인할 때도 배경화면이 보이도록 만들어 개방감과 함께 디스플레이를 더 넓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잠금 화면에서는 시계가 배경화면 이미지 여백에 맞춰 표시되고 사용자가 아이폰을 움직이면 공간 장면 기능을 통해 배경화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3D 효과도 구현할 수 있다. 리퀴드 글라스는 아이패드, 애플워치, 애플TV,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등 애플 생태계 전반에 적용된다.

생태계 OS 숫자도 하나로 통일한다.

애플은 그간 iOS18, 아이패드OS18, 워치OS11 등 기기에 따라 운영체제 명칭을 제각각 사용해 혼란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애플은 운영체제 출시 연도에 맞춰 ‘iOS 26’과 같은 방식으로 동일하게 운영체제를 명명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개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기능도 소개했다.

먼저 애플은 메시지와 전화, 페이스타임에 AI 기반 ‘실시간 번역’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텍스트와 오디오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기 때문에 언어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번역은 온디바이스에서 실행되는 애플 자체 개발 모델을 통해 구동되므로 대화 내용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이해하도록 돕는 가사 번역 기능도 애플 뮤직을 통해 제공한다.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챗GPT에 질문하거나 구글 등으로 검색해 유사한 이미지나 제품을 검색하도록 돕는 ‘시각 지능(Visual intelligence)’ 기능도 공개했다. 시각 지능 기능은 사용자가 어떤 일정을 확인 중이라면 인식해 캘린더에 추가하도록 제안하거나 날짜, 시간, 위치 등 중요한 세부 정보를 자동으로 채워주는 방식으로도 작동한다.

알 수 없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AI가 발신자 정보를 파악해 통화 여부를 알려주는 ‘통화 스크리닝’ 기능과 카메라로 2D 이미지를 분석해 3D로 변환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애플 워치와 관련해서는 AI가 운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를 격려하는 기능인 '워크아웃 버디'도 공개했다.

애플 카플레이 기능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애플 카플레이를 연동한 상태에서 운전 중에 전화가 오면 전환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지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애플은 iOS 26를 통해 전화가 걸려 와도 방향 전환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표시하는 새로운 창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애플 지도에서는 ‘방문한 장소’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방문했던 식당이나 상점에 사용자가 재방문하면 아이폰이 이를 감지해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집이나 사무실로 가고 있을 때 자주 이용한 경로를 제안하고 정체 요소가 발생하면 이를 알린 후 다른 경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도 작동한다.

현장에서 다양한 기능이 발표됐지만, 업계에서는 혁신적인 AI 강화 업데이트는 부족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실시간 번역이나 시각 지능 기능은 삼성과 구글 등 경쟁사가 이미 선보인 기능이라 새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대를 모았던 AI를 탑재한 시리 출시에 대해서 페더리기 애플 수석부사장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맥OS 26 타호 / 출처=애플
맥OS 26 타호 / 출처=애플

한편 애플은 새로운 맥 운영체제인 ‘맥OS 26 타호(Tahoe)’도 발표했다. 애플은 해당 운영체제를 애플 인텔리전스와 연계, 단축어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소개한 리퀴드 글라스 디자인을 상단 메뉴바나 아이콘, 스포트라이트 서치 등에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개발자를 위한 3D 랜더링 기술인 ‘메탈4’도 소개하면서 애플 생태계에 합류한 대표 게임 사례로 국내 게임사인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크래프톤의 인조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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