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UMPC용 CPU 라인업 확충··· 'AI·보급형 시장 모두 노린다'
[세너제이=IT동아] AMD가 울트라 포터블 모바일(UMPC)용 모바일 프로세서 라인업 ‘AMD 라이젠 Z’ 시리즈를 확충한다. AMD는 지난 2023년 4월, 젠4 아키텍처 기반의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 및 Z1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기존의 모바일 프로세서가 노트북용이라면, Z1 시리즈는 닌텐도 스위치 같은 형태의 게이밍 UMPC를 위한 전용 모델이다. 첫 Z 시리즈 제품은 에이수스 ROG 앨라이(Ally)로 출시했는데 가격이나 시장성 면에서는 AMD 라이젠 Z 시리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그쳤다.
이어서 2년 뒤인 2025년 1월, AMD는 최신 공정인 젠5 아키텍처를 얹은 Z2 익스트림 및 Z2 아키텍처 두 종을 출시했다. 하위 모델인 Z2는 젠4 아키텍처 기반의 8코어 16스레드 구성, AMD RDNA 3 그래픽 아키텍처를 적용한 중급형 사양 프로세서다. Z2 익스트림은 이보다 상위 프로세서로 젠5 아키텍처에 8코어 16스레드, AMD RDNA 3.5 아키텍처를 적용해 한층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발휘한다. 이번에 발표된 프로세서는 1월에 발표된 두 개의 Z2 시리즈에 AI(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한 AMD 라이젠 AI Z2 익스트림과 보급형 프로세서인 AMD 라이젠 Z2 A 프로세서 두 종이다.
최대 50TOPS NPU 탑재한 라이젠 AI Z2 익스트림
AMD 라이젠 AI Z2 익스트림은 1월 출시된 Z2 익스트림과 거의 동일하다. 아키텍처는 데스크톱용 AMD 라이젠 9000 시리즈와 같은 젠5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8코어 16스레드 구성이다. 그래픽 아키텍처도 RDNA 3.5 기반에 그래픽 코어도 동일하게 16코어 구성이다. 전체 캐시도 24MB로 같다. 순수하게 게이밍 성능 측면에서는 같은데, AMD 라이젠 AI 엔진 기반의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탑재한 게 차이다.
NPU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0TOPS(초당 40조 회 연산)를 처리하는 모바일 PC에 대해 코파일럿+PC 인증을 제공하며, 라이젠 AI Z2 익스트림 기반 제품도 코파일럿+PC에 해당된다. 사용자는 장치 내 윈도에서 코파일럿+PC 전용 기능 활성화는 물론 AI 기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아직까지 NPU로 할 수 있는 작업이 많진 않으나, 조만간 LLM 기반 게임 공략이나 음성 인식, 게임 내 AI 전용 기능 등을 쓸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세서는 에이수스 엑스박스 앨라이 X(Ally X) 및 엑스박스, MSI 클로 A8, 레노버 리전 고 S 등으로 출시된다.
가격대 성능비와 효율성 노리는 AMD 라이젠 Z2 A
AMD 라이젠 Z2 A는 2019년 출시된 AMD 젠2 아키텍처 기반의 모바일 프로세서다. 데스크톱 세대로는 AMD 라이젠 3000 시리즈에 해당한다. 코어는 4코어 8스레드 구성이며, RDNA 2 그래픽 아키텍처 기반의 8개 그래픽 코어를 탑재한다. 캐시도 6MB로 작다. 젠2 아키텍처는 이미 꽤 오래된 7nm급 프로세서로 최신 게이밍 용도에 적합한 성능은 아니나, UMPC 용도라면 쓰임새가 있다.
UMPC는 휴대용 PC 특성상 5~8인치 사이의 작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해상도도 스마트폰만큼 무조건 높게 잡진 않는다. 대다수 게이머가 최신 게임을 즐기긴 해도 저사양의 구식 게임들도 여전히 인기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게이밍 데스크톱 케이스의 내장 패널에도 윈도우 11 등을 탑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용도로도 쓰일 것이다. 꼭 고가의 최신형 UMPC를 필요하는 게 아니라면 AMD 라이젠 Z2 A를 탑재한 가격대 성능비 UMPC도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와 맞붙는 Z2 프로세서
UMPC 시장은 최소한 15여 년 이상 지지부진했다. 과거에는 CPU와 GPU 성능은 물론 배터리 성능도 부족해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수준을 갖출 수 없었다. 이런 흐름은 3~4nm 공정 프로세서가 출시되며 전환을 맞는다. 지난해 출시된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는 전 세대 대비 10시간 이상 길어진 배터리 효율과 최신 수준의 성능으로 UMPC 시장의 꽃을 틔웠다.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경쟁사 제품이 주목받는 점 자체는 AMD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전반적인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부분에서는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는 노트북용 프로세서여서 UMPC 전용으로 만들어진 Z 시리즈만의 이점은 분명하다. AMD는 이번 라인업 확충으로 AI 기반 고성능 제품부터 가성비용 저가형 제품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게 된다. UMPC를 향한 AMD의 도전이 이번에는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