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통파 올인원 PC, 에이수스 V400 AiO(V470VA)
[IT동아 김영우 기자] 같은 PC라고는 하지만,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소비자는 분명히 다르다. 제품의 특성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데스크톱은 큰 화면과 치기 편한 키보드,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확장성 등이 장점이며, 노트북은 높은 휴대성과 우수한 공간활용성,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 등을 고려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PC 시장에는 데스크톱과 노트북만 있는 게 아니다. 데스크톱과 비슷한 큰 화면과 별도의 키보드를 갖추고 있으면서, 노트북처럼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화된 ‘올인원 PC’도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처럼 휴대하며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공간활용성이나 디자인적인 만족도는 노트북 못지않으며, 이용 감각은 데스크톱에 가까운 것이 올인원 PC의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의 V400 AiO(V470VA)는 이러한 올인원 PC의 ‘정석’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대단히 튀는 개성이나 특이한 기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수준급의 기본 성능,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채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환경에 대응 가능한 정통파 올인원 PC인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더 얇아진 외형, 무난한 화면
대부분의 올인원 PC가 그러하듯, 에이수스 V400 AiO 역시 공간활용성을 강조하는 제품이다. 화면의 크기는 27인치(68.6cm)로 큰 편이지만, 본체의 두께는 최대 36.5mm다. 본래 올인원 PC는 화면 표시 능력 외에 CPU, RAM, SSD 등 PC 시스템 구동을 위한 모든 구성품까지 본체 내에 갖추고 있어야 하기에 40~50mm 내외의 두꺼운 제품이 많았다. V400 AiO는 효율적 설계를 통해 두께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화면 자체의 사양은 풀HD급(1920x1080) 해상도에 300니트의 밝기, 그리고 표준적인 PC용 콘텐츠의 컬러 영역인 sRGB 100%/NTSC 72% 지원 등, 전반적으로 무난함을 추구하고 있다. 시야각이 넓은 IPS 패널을 적용했기 때문에 시청 각도와 상관없이 균일한 이미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디자인과 기능, 보안성 동시에 추구한 팝업형 카메라
올인원 PC의 특성에 걸맞게 화상 회의용 카메라 및 마이크 역시 본체에 내장하고 있다. 카메라(풀HD급 화질)는 본체 상단에 달려 있으며, 쓰지 않을 때는 눌러서 본체 내에 숨길 수도 있는 팝업형 디자인이다. 이렇게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숨길 수 있어야 영상 해킹과 같은 보안 위협에도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에이수스 V400 AiO의 카메라 및 마이크는 최근의 트렌드인 AI 기술에도 대응한다.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통해 원격 대화를 할 때 주변 소음의 유입을 제거할 수 있으며, 주변 밝기 조절이나, 사용자 움직임 추적, 시선 교정 등의 부가 기능을 통해 화상 회의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AI 영상 보정 기술도 이용할 수 있다.
본체와 함께 기본 제공되는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 방식(건전지 사용)이다. 키보드는 특별한 기능을 갖춘 제품은 아니지만, 슬림형 키보드 답지 않게 눌리는 깊이가 깊은 편이라 타이핑 감각은 의외로 좋은 편이다. 소음이 적어서 업무용으로 적합하다. 마우스 역시 딱히 특별한 점은 없는데, 최근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측면(사이드) 버튼까지 달린 제품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 외에 소리를 출력할 수 있는 스피커 역시 기본 탑재했다. 에이수스 V400 AiO의 스피커는 5W 유닛 2개로 구성된 스테레오 규격이다. 전반적인 음질은 고음보다는 저음이 살짝 강조되는 느낌이며, 무엇보다 최대 음량이 상당히 큰 것이 인상적이다. 소리의 크기 때문에 별도의 스피커를 연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외부 연결용 인터페이스도 충실한 편
에이수스 V400 AiO는 시스템 구동을 위한 대부분의 주요 장치를 내장하고 있지만, 외부 장치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도 넉넉히 갖췄다. 본체 전면(하단), 그리고 후면에 총 5개(전면 1개, 후면 4개)의 USB 포트를 탑재했으며, 후면 USB 포트 중 1개는 최근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타입-C 규격이다. 전면 USB 포트가 1개뿐인 것이 옥에 티다.
영상/음성 전송용 HDMI 포트는 두 개가 달렸다. 두 포트의 모양은 같지만 쓰임새가 다르다. 오른쪽 HDMI 포트는 출력용이라 여기에 별도의 모니터나 TV 등의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화면을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왼쪽 HDMI 포트는 입력용이다. 여기에 셋톱박스나 콘솔게임기, 블루레이플레이어 등의 외부 영상 기기를 연결해 에이수스 V400 AiO의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쉽게 말해 에이수스 V400 AiO를 다른 기기의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HDMI 입/출력 전환을 하려면 전면 하단의 모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 외에 음성 입출력 포트, 유선 인터넷 연결용 기가비트 유선랜 포트를 탑재했으며, 내부에는 와이파이 6E 규격의 무선랜, 그리고 블루투스 5.3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전반적인 네트워크 연결 사양도 아주 무난하다.
실제 체험해 본 성능은?
리뷰 제품의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13세대 인텔 코어 i7-13620H 프로세서에 인텔 UHD 내장 그래픽, 그리고 16GB 램(RAM) 및 512GB SSD로 구성되었다. 최신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시리즈가 출시된 현 시점에서 이전 모델인 13세대 코어를 탑재한 것이 다소 의외다. 그래도 코어 i7-13620H는 출시 당시 고급형 노트북 및 올인원 PC용으로 개발된 모델이라 현재 시점에서도 괜찮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DDR5 규격의 고속 램, PCIe 4.0 고대역 인터페이스 기반의 NVMe SSD를 탑재하고 있어서 실제로 이용해보면 일상적인 작업에서 버벅거림이나 느려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PC 시스템 전반의 성능을 측정하는 PCMark 10 소프트웨어 구동 결과, 종합 점수는 5920점을 기록했다. 그 중에 애플리케이션 실행이나 웹 브라우징 속도 등을 평가하는 필수(Essential) 항목은 10539점, 문서 편집 등의 비롯한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생산성(Productivity) 항목은 7804점, 그리고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 등의 디지털 콘텐츠 창조(Digital Content Creation) 항목은 6845 점을 기록했다. 가정용이나 사무용 PC로 쓰기에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게이밍 PC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 구동 능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그래도 리그오브레전드(LOL) 정도의 게임은 화면해상도 1920x1080에 그래픽 품질 ‘높음’ 상태에서도 초당 120 프레임 전후로 원활하게 플레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은 그래픽품질을 ‘최하’로 설정해도 초당 30 프레임을 넘기기 어려웠다. 게임을 하고자 한다면 게이밍 PC를 사는 게 좋다.
올인원 PC의 ‘정석’을 체험하고 싶다면
올인원 PC는 사실 시장에서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 성능만 따지면 데스크톱이 낫고, 휴대성이라면 노트북을 선택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인원 PC 특유의 매력에 이끌리는 소비자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꾸준히 제품을 출시해 왔다.
이번에 나온 에이수스 V400 AiO은 그야말로 올인원 PC의 정석을 보여주는 정통파 제품이다. 우수한 공간 활용성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무난한 성능을 추구하기 때문에 올인원 PC 입문용으로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25년 6월 온라인 쇼핑몰 기준, 에이수스 V400 AiO(V470VA, 코어 i7-13620H 탑재 모델)은 120만 원 전후에 팔리고 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s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