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음식물 쓰레기용 냉장고에 탑재된 '펠티어'가 뭔가요?
[IT동아 남시현 기자] 6월 5일 어제는 절기상 망종이었습니다. 망종은 보리를 모두 베고 벼를 심어야 하는 시기며, 오늘날에는 초여름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가까워지며 가정에서도 본격적으로 계절 가전 등을 챙겨야 하는 시기입니다. 특히나 옛날에는 선풍기와 에어컨 정도의 계절 가전만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다양한 계절 가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계절 가전의 대명사는 펠티어 소자 기반의 가전제품입니다. 펠티어 소자는 두 가지 다른 금속을 접합하고 전류를 흘려보냈을 때 열이 흡수되는 원리로 냉각합니다. 흔히 반도체 냉각이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냉매 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해 다양한 기기에 활용되죠.
냉매 아닌 반도체 형태로 된 ‘펠티어 소자’ 냉각 장치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펠티어 소자는 1934년 프랑스의 J.C.A 펠티어가 발견한 현상이며 시제품으로는 1955년 개발된 물건입니다. 굉장한 신소재 같지만 단순히 이름이 낯설고 접하기 어려워서 그럴 뿐이죠. 펠티어 현상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소자에 직류 전압을 가하면 전류의 방향에 따라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하고, 한쪽 면은 발열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즉 내부에는 냉각판이 있고 반대쪽에 방열판이 있습니다.
주로 냉매 방식을 사용할 수 없거나 전기를 활용해 냉각해야 하는 특수한 조건에 쓰입니다. 펠티어 소자의 장점은 움직이는 부품이나 순환하는 액체(냉매)가 없어 크기를 줄일 수 있고, 형태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냉매가 없으므로 일반 냉장고, 에어컨 등에서 발생하는 압축기 소음이나 냉매 흐르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냉각판을 식히기 위한 쿨링팬 소음은 날 수 있습니다.
펠티어 소자를 가장 쉽게 체험할 방법이 숙박시설 내 소형 냉장고입니다. 간혹 숙박시설에 가면 뒤에 알루미늄 핀이 달려있고 그렇게 시원하지 않은 작은 냉장고가 있는데 이것이 펠티어 소자 냉장고입니다. 냉매 방식과 다르게 온도가 많이 안내려가 성에가 끼지 않고, 내구성도 높아 사용하는 거죠.
단점으로는 전력 소모 대비 냉각 성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숙박시설 내 펠티어 소자 냉장고를 사용해보셨다면 내부 음료수가 별로 시원하지도 않고, 냉각도 오래걸립니다. 물론 이 냉장고는 전력 효율과 과열 방지를 위해 설정 온도가 10~12도로 설정된 것이고, 시중에서 쓰는 제품은 이정도로 냉각 성능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김OO님께서 말씀하신 음식물 쓰레기용 냉장고의 펠티어 소자는 내부 온도를 약 5도 정도로 차갑게 유지합니다. 초소형 음료수 냉장고나 화장품 냉장고 등도 이 정도로 차갑고요. 소음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전력 소모는 45~60W 수준으로 선풍기를 켜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의 발열도 있습니다. 냉장 기능이 없는 음식물 쓰레기통과 비교해 확실하게 냄새, 부패 등을 억제합니다.
펠티어 방식의 제습기, 선풍기는 어떨까요? 우선 선풍기는 휴대용 선풍기 등에 제한적으로 쓰입니다. 펠티어 소자의 효율을 생각하면 일반 선풍기 형태의 제품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반면 제습기는 저소음, 저발열 제품으로 최근 등장했습니다. 일반 제습기 역시 냉매 방식이며 이를 펠티어 소자로 구현한 제품입니다. 제습 효율은 떨어지지만, 크기가 작고 소음이 적습니다. 다만 전력 소모량도 적지 않으니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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