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테크, "전통 제조기업에도 협업툴 기반 업무 체계가 꼭 필요합니다"
[IT동아]
지난 28일 개최된 '플로우 X 데이'는 협업 도구인 '플로우'의 개발사 마드라스체크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는 1부, 2부로 진행되어 많은 고객사 및 관계사, 언론사 취재진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부 행사에서 플로우 도입 우수 사례 발표를 진행한 '네오테크'의 이준명 대표를 만나, 제조 중소기업으로서 협업툴을 도입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네오테크는 자동차 튜닝 분야의 '모빌리티 섀시 하드웨어' 설루션 기업으로, 자동차 승차감을 좌우하는 고성능 서스펜션(쇽업저버)과 제동 성능 강화를 위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 제조하는 국내 강소기업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튜닝 시장에서 700여 개 거래처를 통해 확고한 입지를 다졌고, 최근에는 미국, 호주, 동남아 등 해외 시장 수출도 진행 중이다. 부품 공급을 넘어 현지 맞춤형 튜닝 세팅과 로컬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한다.
네오테크는 정통 제조기업이라 협업툴 같은 IT 서비스 도입이 녹록지 않았으리라 예상됩니다. 플로우 도입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이 회사의 생명선’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초다품종 초소량 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어떤 제품은 1년에 단 1개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제품 하나당 부품이 수백 개가 필요하고, 각 주문 별 프로세스 참여 인원도 10명을 넘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정보 전달과 소통이 어긋나면, 곧장 제조 불량과 납기 지연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네오테크에서는 '단방향 지시'보다 ‘양방향 정보의 흐름’이 중요합니다. 이 복잡한 흐름을 정돈, 관리하고 싶었는데, 그 해결책으로 협업툴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됐습니다.
현재 다양한 국외산 협업툴이 경쟁하고 있는데, 그 중에 플로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전에는 슬랙이나 노션 같은 해외 설루션부터 업무에 적용해봤습니다. 그러면서 제조분야는 화려한 인터페이스보다 '익숙함'과 '정돈된 흐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플로우는 프로젝트 단위로 구분이 명확하고, 업무 처리 단계도 낯설지 않고 직관적이었어요. 더구나 국산 협업툴이라 우리 조직문화와 소통 습관과도 잘 맞는 듯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고객센터의 피드백 속도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빨랐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같은 중소 제조기업의 기능 제안도 바로 업데이트 검토에 들어갈 정도로, 고객사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협업툴을 처음 도입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게 됐나요?
역시 제일 큰 벽은 '습관'이었습니다. 특히 제조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낯설어 하시거든요. 그래서 초기에는 제가 직접 플로우로 업무를 주고받으며, 그들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중요 공지를 비롯해 모든 업무 정보를 전부 플로우에서만 공유하고,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에게 동시에 정보가 흘러가도록 운영했습니다. "카톡 말고 플로우에 남겨주세요"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임직원의 습관으로 새겨지게끔 했습니다.
플로우가 완전히 배치되어 임직원이 원활하게 사용하기까지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약 3개월입니다. 처음에는 전사 도입하기보다는 핵심 부서에서 일부 시범 운영했고, 도입 성과를 확인하면서 점차 전체 부서로 확장했습니다. 단시간에 성과를 내겠다는 목적보다는, 임직원 모두가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플로우 도입 전과 비교해, 도입 후 어떤 점이 결정적으로 변화했나요?
무엇보다, 업무 히스토리/이력이 한 눈에 보이는 게 좋았습니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누가 어떤 판단을 왜 내렸는지, 어떤 자료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했는지 업무 이력이 남는다는 건 제조업에서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듭니다. 도입 전에는 자료나 데이터가 메일, 폴더, 구두, 카카오톡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이름 그대로 '흐름'이 정돈됐습니다.
기업 내 협업툴 도입은 대표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플로우의 어떤 점이 대표자로서 도입 의지를 유지하게 만들었나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이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 알아서 체계가 생길 거라는 생각은 그저 환상일 뿐입니다. 그 동안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크지 않은 체계를 몸소 겪으면서, 그 원인을 따라가 보니 결국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불명확한 체계'에 닿더군요. 플로우는 그걸 체계화/시스템화할 수 있는 도구였고, 무엇보다 사무직과 제조현장직 모두가 쉽게 쓸 수 있을 만큼 쉬웠다는 점이 도입 의지를 단단하게 만들어줬습니다.
현재 네오테크 내 어떤 사업/업무 부문에서 플로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R&D 개발 프로세스, OKR 관리, 품질 이슈 공유, 고객 피드백 기록, 해외 거래처별 대응 이력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업무 5단계 관리' 기능과 '상단 고정' 기능, '카테고리별 프로젝트 관리' 기능은 사내의 체계화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부서별, 목적별로 업무를 나누고 공유하는 구조 자체가 플로우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도입 전후 임직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사내에 처음 소개했을 때는 "이걸 왜 써야 하나요?"였는데, 3개월 정도 지난 후에는 "플로우에 남겨주세요"를 말합니다. 기록과 공유의 중요함을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업무 속에서 습관화되기는 쉽지 않거든요. 그걸 가능하게 만든 건 플로우의 쉬운 인터페이스와 모바일 접근성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제조업계도 인공지능 기술 접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네오테크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부분이 있나요?
네오테크는 현재 '쇼크다이노(Shock Dyno)' 데이터를 활용한 튜닝 자동화 알고리즘, AI 기반 다국어 상담 시스템, 예측 기반 재고관리 시스템 등을 활용하려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제조업도 이제는 결국 '데이터' 싸움입니다.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하고, 그 기반의 중심은 정보의 흐름입니다. 그런 면에서 협업툴은 그 시작점이 됩니다.
플로우 외에 사내에 적용한 IT 서비스/설루션은 무엇이 있나요?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플로우와 함께 접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서비스 간의 호환성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요. 또 실시간 번역에는 '보이스핑(voice ping)'을, 생산 관리는 자체 개발한 MES를, 회계 업무에는 '이카운트' 서비스를 쓰고 있습니다.
플로우를 비롯해 협업툴 도입을 망설이는, 특히 제조업계 대표자에게 조언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기록하는 습관'부터 시작해보길 권장합니다. 대표자가 직접 사용해보고 부서/팀 단위로 적용하면서, 작지만 명확한 개선 사례를 만들어가는 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협업툴은 도입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회사만의 체계로 흡수시키는 단계로 이어져야 합니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