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창업자와 투자자의 전략적 공생 - [창업자와 투자자]

[IT동아]

창업자와 투자자는 창업시장에서 늘 부대끼며 공생하는 관계지만, 서로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창업자는 투자자를 '돈만 밝히고 돈에 영혼도 파는 사람들'이라 폄훼하고, 투자자는 창업자를 '말만 그럴듯하고 실상은 투자금을 빼내려는 사기꾼'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이 두 집단은 창업시장에서 적절한 밀고당김(밀당)을 통해 긍정적인 창업/투자 성과를 이끌어낸다.

신간 <창업자와 투자자/파지트>는 10여년 간 스타트업 발굴, 투자, 지원 실무를 경험한 저자가 그 동안 만났던 창업자와 투자자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들의 시선과 생각, 스토리를 차곡차곡 기록한 책이다. 이 기록을 통해 저자는, 창업자는 투자자를, 투자자는 창업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지 현실적인 접근법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창업자 입장에서 바라 본 투자자라는 존재에 관한 이해 지침서지만, 특히 예비 창업자나 예비 투자자라면 틈틈이 참고할 만한 실무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창업자로서 창업의 시작부터 첫 매출 기록,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성장(방향 전환), 기업 엑시트 또는 M&A 등, 사업 진행 흐름에 따라 직면하는 투자 및 투자자의 면면과 사례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창업자로서 또는 투자자로서 보편적으로 갖는 견해나 생각을 각자의 입장에서 한번쯤 고민하게 하는 구성이 눈길을 끈다. 저자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토대로, 여러 자료나 문서 등의 객관적인 수치, 데이터를 가미해 내용의 신뢰도를 높였다. 창업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나 자세, 사업 마인드 등 같은 현실적인 조언을 비롯해, 창업/스타트업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나 정보도 틈틈이 들어 있다.

아무래도 이 책의 핵심은 2장과 3장에서 다루는 '투자와 성장' 부문이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안정적인 매출과 고용 성과를 거두며 성장하려면 투자 유치가 꼭 필요하다. 자신의 창업 분야에 적합한 투자자를 찾고 투자금을 받아 적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객관적인 사업 분석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를 위한 투자자와의 접촉, 투자금의 규모 선정, 투자 유치 시점 결정, 운용 전략(인력 확보 등) 수립 등에 대한 조언이 이어진다.

자신의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 필요 요소가 투자자에게 어떤 가치로 평가되는지, 사업의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은 무엇인 지를 명확하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를 그저 자금을 제공하는 '돈줄'이 아닌, 사업 성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인지해야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 표지에 그려 있는 코뿔소와 할미새의 관계처럼, 각자가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서로 공생하며 협력하는 파트너 관계다.

목차나 구성은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한장한장을 허투루 읽고 스칠 수 없을 만큼 세부적이고 현실적이다. 사업을 시작한 이상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맹목적인 투자 유치도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창업자로서 꼼꼼하고 명확한 투자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럼 면에서 이 책은 특히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나 투자 유치를 원하는 창업 1~2년 업력의 초기창업자라면 책상에 두고 늘 참고할만하다.

<창업자와 투자자> / 전석우,투잘 지음 / 파지트 2025. 04. 04 출판 / 324 페이지/ 22,000원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