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2025는 '거대한 변곡점'··· AI 활용해 전략적 우위 유지할 것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작년 이맘때, 우리는 제품과 API를 통해 한 달에 약 9조 7000만 개의 토큰을 처리했다. 지금은 이보다 50배나 증가한 480조 개 이상의 토큰을 처리 중이다.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도 4억 명을 넘었으며, 제미나이 2.5 프로의 사용량이 45% 늘어난 상황이다”


구글이 지난 5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 2025’를 개최했다 / 출처=구글
구글이 지난 5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 2025’를 개최했다 / 출처=구글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20일 진행한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구글 AI 서비스의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밝혔다. 구글 I/O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구글의 제품, 서비스, 기술에 대한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콘퍼런스로,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행사 자체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구글 I/O는 제미나이(Gemini) 1.5 프로나 비디오 모델인 비오(Veo) 공개, 구글 드라이브 및 메일에 구글 제미나이 적용 등을 발표했지만 업계의 이목을 끌진 못했다. 올해는 ‘이론이 현실이 되다’는 문구를 제시하며 실질적인 활용 사례 및 프로젝트를 대거 공개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 I/O 2025 기점으로 공격적인 AI 우선 전략 채택

구글 I/O 2025의 핵심은 ▲ 제미나이 2.5 플래시의 발전 ▲ 이미지 생성형 AI인 이마젠 4 및 비디오 모델인 비오 3(Veo 3) 공개 ▲ 구글 내 검색 AI 모드와 에이전트 모드 출시 ▲ 다중 카메라를 기반으로 AI 중심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구글 빔(Google Beam)’ ▲ 구글 AI의 사용량과 7세대 TPU의 효율성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비디오 모델인 비오 3는 오픈AI의 동영상 생성형 AI인 소라(SORA)에 판정승을 거두며 화려한 데뷔전을 이뤄냈다.


구글이 2024년 이후 출시한 다양한 LLM 및 AI 모델 개요도 / 출처=구글
구글이 2024년 이후 출시한 다양한 LLM 및 AI 모델 개요도 / 출처=구글

앞서 구글은 대규모 행사 등에 맞춰 AI 모델을 공개했으나, AI 시장의 발전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별도 행사 없이 바로바로 AI 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공개한 모델과 기능은 20개다. 지난 4월 공개된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LMAena 리더보드에서 2위를 차지했고, 상위 모델인 제미나이 2.5 프로는 웹데브 아레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기능 향상에 토큰 사용량은 20~30%가 줄었으며, 오는 6월 초 정식 출시돼 상업 및 기업 환경에서도 유료로 공식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된 AI 개요는 200여 개 국가에서 15억 명이 사용 중이다. 구글 검색 시 자동으로 AI 축약 자료 등이 ‘AI 개요’다. 구글은 검색 내 새로운 AI 모드를 적용해 더 길고 복잡한 질문을 지원한다. 후속 질문을 통해 검색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구글도 구글 크롬, 구글 검색, 제미나이 앱 등에 개인 비서화된 AI 기능인 ‘에이전트’를 추가한다. 사용자는 특정 웹사이트에서 질문만으로 원하는 필터를 만들어 자료를 찾고, 예약이나 구매까지 할 수 있다.


프롬프트를 입력해 코드를 생성하고 수정하는 AI 에이전트도 적용된다 / 출처=구글
프롬프트를 입력해 코드를 생성하고 수정하는 AI 에이전트도 적용된다 / 출처=구글

구글의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는 구글 클라우드 셀 에디터에서 모든 개발자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자율 AI 코딩 에이전트 ‘줄레스(Jules)’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줄레스는 제미나이 2.5 프로, 깃허브와 연동해 테스트 생성, 버그 수정 등을 자연어 명령으로 수행한다. 향후 생성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줄레스 같은 AI의 성능과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개발 인력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개인 정보를 학습해 자동으로 메일을 답장하는 지메일 개인화된 스마트 답장, 화면 공유를 이용해 면접 준비나 마라톤 훈련 등을 준비하는 제미나이 라이브, 6대의 카메라 데이터를 AI로 학습해 3D로 대화 상대를 구현해 전달하는 구글 빔, 실시간으로 목소리와 톤, 표현까지 번역해 전달하는 음성 번역 기능까지 실현 가능한 AI들을 대거 선보였다.

비디오 생성 AI 비오 3, 불쾌한 골짜기 넘어설듯

올해 구글 I/O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기능은 생성형 미디어 모델이다. 구글은 비디오 생성형 AI인 비오 3(Veo 3)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 제작 툴 ‘플로우(FLOW)’를 공개했다. 플로우는 작가가 아이디어나 스토리를 입력하면 여기에 맞는 영상 클립이나 장면을 자동으로 제작한다. 구체적으로 카메라 제어나 장면 다듬기, 자산 관리, 콘텐츠를 탐색하는 플로우 TV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다.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결과물이다. 지난해 2월 공개한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인 소라는 영상미는 그럴싸했지만 물리효과나 원근감, 층계 등에서 환각 현상이 많았다. 지난해 말에 정식 서비스로 공개됐지만 아직까지 평가가 좋진 않다. 반면 비오 3는 환각 현상을 크게 잡은 데다가 물리 현상 구현 및 피사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카메라 구도나 영상미, 리아 2(Lyria 2) 기반의 음성 더빙까지 구현했다.

사용자는 구글 플로우에서 카메라 움직임, 원근 제어, 기존 장면 편집 및 확장 옵션 등을 통해 AI 기반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다. 또 이마젠과 제미나이도 통합 지원돼 음성을 영상으로 만들거나, 이미지를 영상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검색 패권 못 잃는 구글, 혁신 이끌며 시장 선도해 나갈 듯

지난 5월 8일, 에디 큐 애플 서비스부문 책임자 겸 부사장은 구글 독점 해소를 위한 재판에 출석해 ‘지난달 사파리 브라우저의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사용한 결과’라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검색의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라며 구글의 주가가 빠지는 일이 잦았고, 구글 역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생성형 AI와 사업 전반을 엮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구글은 IT 업계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검색과 AI의 결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동원하고 통합한다 / 출처=구글
구글은 IT 업계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검색과 AI의 결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동원하고 통합한다 / 출처=구글

이제 사용자들은 광범위한 정보를 AI 요약으로 소비하기 시작했고,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콘텐츠로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은 AI 개요 내 스폰서 링크를 직접 배치하고, AI 모드에서도 배너 등을 포함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비오 3, 이마젠 4 같은 생성형 AI로 유튜브 기반 크리에이터 경제를 활성화하고, 제미나이의 효율 향상으로 구글 클라우드의 이윤을 높이고, AI 검색 자체를 수익화해 IT 업계 생태계 전반을 잠식해 나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투자기관 모건스탠리 소속 분석가들은 구글 I/O 2025 행사 이후 투자의견 중 ‘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현재에서 10% 이상 더 상승해 185달러(약 25만 5000원)까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I/O 2025가 거대 기술 기업 구글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말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자본 지출은 단기적으로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지출 자체가 미래 경쟁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거래로 본다.


구글 딥마인드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구글 제미나이를 조합해 주변 사물 인식 등을 돕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 출처=구글
구글 딥마인드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구글 제미나이를 조합해 주변 사물 인식 등을 돕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 출처=구글

구글은 검색과 클라우드,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걸치는 전방위적인 접근 방식이 가능한 몇 안되는 기업이다. 오픈AI는 AI만 갖고있고, 메타도 AI에 광고, SNS가 주력이다. 애플은 종합 플랫폼 등이 있지만 기업대 개인(B2C) 기업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에 약하다. 그 어떤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도 구글만큼 생태계가 넓은 기업이 없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태계에 에이전트 AI만 결합해도 우위에 서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구글의 시장 리더십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고, AI 기반으로 가장 해답에 가까운 기업이라는 자리매김을 해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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