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인치ㆍ5.8mmㆍ163g’ 갤럭시 S25 엣지의 비밀은?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5월 13일, 삼성전자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을 통해 ‘갤럭시 S25 엣지(Galaxy S25 Edge)’를 공개했다. 2025년 1월 22일(미국 현지 기준) 열린 갤럭시 언팩 2025(Galaxy Unpacked 2025) 행사 종료 직전 깜짝 공개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기술의 한계를 확장하고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일은 목표가 아니라 약속이다. 갤럭시 S25 엣지는 프리미엄의 새 시대를 열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업계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오늘을 위해 설계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엣지라는 제품명을 처음 쓴 것은 2014년 출시한 갤럭시 노트 엣지(Galaxy Note Edge)다. 공개 당시 화면 우측면에 곡률(휘어짐)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엣지 디스플레이(Edge Display)라 명명했고, 해당 영역에 메시지 출력 또는 알림 기능을 제공한 바 있다. 2015년에는 화면 좌우측에 곡률을 적용한 갤럭시 S6 엣지(Galaxy S6 Edge)를 출시하기도 했다.
갤럭시 S7 엣지 이후 공개된 갤럭시 스마트폰은 엣지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본 채택하면서 엣지라는 이름을 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엣지 디스플레이 기술도 갤럭시 S25 시리즈부터 제외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따라서 갤럭시 S25 엣지는 화면보다 두께에 집중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핵심만 모아 얇고 가볍게 재구성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엣지의 내구성 확보와 경량화에 초점을 뒀다. 이 제품의 화면 크기는 갤럭시 S25 플러스와 같은데(6.7인치), 무게는 163g으로 갤럭시 S25 플러스보다 27g 가볍다. 화면 크기가 더 작은 갤럭시 S25의 무게(162g)와 견줄 만하다. 두께도 얇다. 갤럭시 S25의 두께가 7.2mm인데, 갤럭시 S25 엣지의 두께는 5.8mm로 더 얇다.
흔히 두께와 무게가 줄면 물리적 공간에 한계가 생겨 배터리 용량까지 함께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갤럭시 S25 엣지도 이와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제품 공개 영상에서 배터리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갤럭시 언팩 2025에 공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배터리 사양을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 중 배터리 용량이 가장 적은 제품은 기본형으로 4,000mAh 사양인데, 갤럭시 S25 엣지는 이와 비슷하거나 더 적을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갤럭시 S25 엣지의 변화는 카메라 구성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화소 차이가 있어도 렌즈는 초광각, 광각, 망원 등 3개 구성으로 다양한 촬영을 지원한다. 갤럭시 S25 울트라만 망원 렌즈를 추가로 달아 4개가 제공된다.
갤럭시 S25 엣지는 카메라 렌즈 2개만 제공된다. 초광각 렌즈는 1200만 화소, 광각 렌즈는 2억 화소 사양이다. 망원 렌즈가 없지만, 2억 화소 센서 영역을 일부 사용해 비슷한 효과를 주는 디지털 줌 형태의 촬영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2억 화소 카메라에 ‘광학 2배 확대(2x Optical Zoom)’가 아니라 ‘광학 2배 품질 확대(2x Optical Quality Zoom)’라 표기한 이유다.
문제는 스마트폰 카메라 센서가 작아 무리하게 확대하면 화질 저하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보정 기술 ‘프로비주얼 엔진(ProVisual Engine)’을 적용했다. 프로비주얼 엔진은 사진영상 촬영 전반에 개입하는데,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명도와 색감 보정이 이뤄진다.
영상 촬영 과정에서 유입되는 음성을 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오디오 지우개(Audio Eraser) 기능도 유지된다. 영상 속 ▲목소리 ▲주변 소리 ▲외부 소음 ▲바람 소리 등을 분류해 제거하는 기술이다. 분류된 소리를 터치로 간단히 조절해 편집하는 기능으로 스마트폰 영상 촬영이 잦은 이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생성형 편집(Generative Edit)과 스케치를 이미지로 전환하는 스케치 변환(Sketch to Image) 등 다양한 편집 기능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얇아진 본체로 감당할 수 있을까?
갤럭시 S25 엣지에는 갤럭시 S25 울트라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Snapdragon 8 Elite for Galaxy)가 그대로 쓰인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협업해 개발한 전용 처리장치다. 완전 동일한 사양이라면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3세대 스냅드래곤 8(Snapdragon 8 Gen 3) 대비 중앙처리장치 37%, 그래픽 처리장치 성능 30%가 향상됐다.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를 위한 신경망처리장치 성능도 40% 향상됐다.
문제는 두께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제품에 따라 7.2mm에서 8.2mm 두께로 방열 구성에 여유가 있다. 삼성전자가 이전 제품 대비 진공 구조(베이퍼 챔버) 방열판 면적을 40% 확대하고, 새로 개발한 열전도물질(TIM – Thermal Interface Material)도 적용한 이유다. 갤럭시 S25 엣지는 두께가 5.8mm로 얇아졌기 때문에 방열 설계에 제약이 따른다. 장시간 성능 유지 부분은 시장의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도 기능은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게 제공된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 다양한 콘텐츠를 선명하게 처리하는 프로스케일러 기능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추가로 화질 개선 설루션인 mDNIe(Mobile Digital Natural Image Engine)를 적용했다. mDNIe는 자사 TV에 구현된 화질 기술을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기술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의 인공지능 기능은 그대로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사진을 찾아주거나 사진ㆍ영상 속 내용을 정리해 삼성 메모장에 옮겨주는 등 ‘갤럭시 인공지능(AI)’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통화 내용을 글로 옮겨주는 텍스트 변환, 통화 요약, 글쓰기 어시스트 기능 등도 제공된다. 인공지능 기능은 스마트폰 측면 버튼을 길게 누른 후 자연스레 말하면 된다.
갤럭시 인공지능 외에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도 쓸 수 있다. 그 중 실시간 비주얼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앱에 프롬프트(문자)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주변 환경이나 사물을 보여주며 질문 가능하고 답변을 실시간 받을 수 있다. 예로 음식 재료를 카메라로 비추면 어떤 요리가 좋을지 추천하는 형태다.
사용자의 스마트폰 활용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나우 브리프(Now Brief) 기능이 제공된다. 날씨, 일정, 수면 상태 등 필요한 정보를 마치 비서처럼 알려주고 매일 뉴스를 검색하는 사용자에게 자주 방문하는 매체의 주요 뉴스를 추천한다.
여러 인공지능 기능이 제공되지만, 번역과 사진ㆍ영상 편집 등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활용도는 낮아 보인다. 다만, 삼성은 구글과 협력해 다양한 인공지능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잠재력은 있다.
갤럭시 S25 엣지는 누구를 위한 스마트폰인가?
갤럭시 S25 엣지의 가격은 149만 6000원(256GB)과 163만 9000원(512GB)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갤럭시 S25 플러스 512GB(149만 6000원)와 갤럭시 S25 울트라 256GB(169만 8400원)와 비슷하다. 성능과 경량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가격대다. 하지만, 경량화 외에 갤럭시 S25 엣지만의 차별화 요소가 없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크기와 경량화 요소에 상관없이 최고 성능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갤럭시 S25 엣지보다 갤럭시 S25 울트라를 구매하는 게 더 유리하다. 여유로운 화면(6.9인치) 및 배터리 용량(5000mAh)을 갖췄기 때문이다. 카메라 구성도 갤럭시 S25 엣지 대비 많고 초점 검출 능력도 뛰어나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초점 검출 과정에 레이저를 쓰지만, 갤럭시 S25 엣지는 해당 장치가 없다.
따라서 갤럭시 S25 엣지는 갤럭시 S25 플러스에서 조금 더 가볍게 휴대하고 싶다거나, 갤럭시 S25 기본형과 플러스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알맞다. 크기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갤럭시 S25 기본형이나 아이폰 미니 계열 등 더 작은 스마트폰을 찾아야 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