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인프라의 ‘기준’을 만드는 강동구 청년해냄센터

[IT동아 강형석 기자]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가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비용, 공간 지원 등 지자체의 인프라가 최대한 동원된다. 하지만 지원 사업에 따라 프로그램이 분리되어 있거나 사업 주체가 주기적으로 변경된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는 혼란을 겪는다. 프로그램에 따라 사무실을 옮기고, 수시로 변경되는 지원 담당자는 사업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아이디어 고도화에 집중하지 못하면 창업 성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 동남권 지역 청년들의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는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는 존재감이 남다르다. 사업 주체인 희망설계와 강동구가 함께 오랜 시간 청년 창업을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운영 실력은 검증됐다. 2022년 서울시 창업지원시설 운영성과평과 1위 달성을 시작으로 타 자치구 및 센터에서 벤치마크를 위해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를 방문한 사례도 34회 이상에 달한다. 2024년 기준, 2889회 프로그램에 2만 3000명 이상 참여했고 83개 입주기업 보육에 성공하는 등 창업지원 노하우까지 갖췄다.

희망설계의 노력과 강동구의 지원 아래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는 창업 교육과 사업 공간, 지원 프로그램, 네트워킹(교류) 등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춘 ‘창업 허브’의 면모를 갖췄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희망설계와 강동구가 구축한 청년창업거점

손문규 대표(현 강동구 청년해냄센터 센터장)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희망설계는 은퇴한 대기업 재직자 및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된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은퇴 후 구성원의 전문 분야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손문규 대표는 SPC 그룹 임원 출신으로 강동구 청년해냄센터 내에서 멘토링과 강연 등을 진행하며 청년 창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동구는 청년 창업기업 발굴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청년 스타트업 주거공간인 청년창업주택, 고덕비즈밸리 청년창업지원공간 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청년 스타트업 주거 공간도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많을 정도다. 그 결과, 청년친화헌정대상 시상식 3년 연속 정책대상, 6년 연속 청년정책 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된 바 있다. 강동구 청년해냄센터가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고루 갖춘 창업 허브가 된 것도 강동구의 청년친화정책의 일환인 셈이다.

강동구 청년해냄센터에는 2025년 기준, 1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담당 매니저가 창업 기업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창업 준비부터 성공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 구축

강동구 청년해냄센터의 지원 프로그램은 ▲멘토링 ▲교육 ▲네트워킹 ▲보육 등 4가지다. 초기 기업 성장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희망설계는 프로그램 구성과 연결성이 실제 창업 및 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창업 보육 지원도 사업 단계에 따라 1년 6개월(코워킹 오피스)과 3년(독립형 오피스)을 더해 최대 4년 6개월까지 가능하다. 한 공간에서 담당 매니저가 기업에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지원하는 구조다. 비용도 월 2만 원에서 6만 5000원 선으로 일반 사무실 대비 저렴한데, 청년 창업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반영됐다.

교육은 ▲성공 창업 스쿨 ▲모의 창업 스쿨 ▲투자 유치 마스터 스쿨 ▲창업 아카데미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하다. 창업 경력에 따른 단계별 역량 강화에 초점을 뒀다. 그중에서 모의 창업 스쿨은 강동구 청년해냄센터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특정 인원을 모아 창업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3시간씩 4회 진행된다.

성공 창업 스쿨은 예비 창업자와 기존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정부지원사업 일정(1월~6월)에 따라 열리는 데 이론 교육부터 일대일 멘토링, 네트워킹을 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투자 유치 마스터 스쿨은 투자 유치와 활동에 필요한 교육에 중점을 뒀다. 이론과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하며 어떻게 해야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고민한다.

창업 아카데미 원데이클래스는 창업 관련 시장 흐름을 공유하고 창업자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정부지원사업 지원 전략 외에 브랜딩, 마케팅 방향성을 고민한다. 기업 운영 과정에 필요한 특허와 세무 관련 노하우도 교육한다.

2025년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는 새로운 프로그램, 스타트업 영 그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창업을 준비하는 아이디어 기반 창업 경진대회다. 대학교 방학 시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우수 2팀을 선발해 성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청년이 직접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술개발 하면서 취업 또는 창업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해냄데모데이는 입주 기업이 구축한 사업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자리다. 매니저들이 입주 기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관련 투자사를 섭외, 투자 연결이 최대한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네트워킹은 1년에 2회 열린다. 강동구 내 창업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시장 흐름을 서로 논의하고 필요에 따라 사업 연계도 진행된다.

멘토링은 취약 분야 상시 컨설팅과 전문 분야 창업 멘토링으로 나뉜다. 상시 컨설팅은 강동구 청년해냄센터 내에 멘토가 상주, 상담을 진행한다. 전문 멘토링은 매월 주기적으로 전문 분야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는데, 세무와 특허 관련 법률 자문, 투자 유치 관련 상담 등이 포함된다. 손문규 대표를 포함한 전문 멘토들이 청년 창업가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동구 청년해냄센터는 서울시와 강동구 내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동구 내 창업 기업과 공동 사업, 연계 교육 등을 진행하는 식이다. 강동구 내 대형 유통망을 통해 창업 기업 제품 전시, 판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협력 기업도 물색 중이다. 처음 창업하는 청년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