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IA 프리팁스] AI 항만 탄소 배출 모니터링·예측 플랫폼 개발 ‘데이터플레어’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프리팁스(시드트랙)’의 주관 기관이다. 프리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6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데이터플레어는 AI를 기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을 실시간 측정해 맞춤형 저감 전략을 도출하는 해양 기후기술 스타트업이다. 이론적인 계산식 적용에 그치지 않고, 선박식별장치와 매연측정장치 등 기계로 직접 측정하는 방식을 병행해 데이터 신뢰도를 높였다. 울산항에서 선박 탄소배출 실측 실증사업을 수행 중인 데이터플레어는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손순배, 이상영 데이터플레어 공동대표를 직접 만나 자세한 솔루션 소개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데이터플레어 “선박 탄소 저감 전략 수립 선택 아닌 필수…기술로 환경 규제 충족 도울 것”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탄소 배출 가격 책정 시스템을 비롯해 해운 온실가스 감축 규제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의 국제 항해 선박은 해당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의 탄소함량에 대한 제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기준치를 초과한 탄소를 배출할 경우, 탄소 배출에 비례하는 비용을 내야 한다. IMO는 선박 연료유의 탄소함량 기준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여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처럼 해운 업계에도 환경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선박의 탄소 배출 현황을 체크하고, 저감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상영 공동대표는 “손순배 공동대표와 항해통신장비 회사에서 15년 이상 일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다. 덕분에 기존 항만 및 해운 산업에 선박별 탄소 실측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며 “특히 대부분 탄소 배출량 측정을 이론적 계산식에 의존하고 있는데, 선박마다 크기가 다르고 배출하는 탄소량도 다르기 때문에 이론적 계산식을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실질적인 선박 대기오염 현황과 저감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2023년 5월 데이터플레어를 창업했다. 이후 손순배 공동대표와 함께 선박 탄소배출량 실측이 가능한 장비에 AI 기반 배출 분석 알고리즘을 결합, 탄소 감축과 규제 대응을 동시에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플레어가 개발한 솔루션은 선박이 입항하거나, 출항하는 항만에 설치한 대기오염 측정장치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해당 측정장치에서 관측된 데이터를 분석해 풍향과 풍속을 역추적해 선박 탄소와 대기 오염물질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선박식별장치 위치정보를 통해 선박에서 발생한 탄소 및 오염물질도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손순배 공동대표는 “자사는 선박식별장치와 매연측정장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역추적한 선박별 탄소 배출량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물리 장비로 실측한 데이터를 사용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해사기구 선박연료유 사용정보의무보고제도(IMO DCS) 및 유럽연합 해운 온실가스배출 모니터링·보고·인증(EU MRV)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도 갖췄다. 탄소 배출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알람을 보내며, 추가 옵션으로 AI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선박 탄소 배출 위치를 시각화해 신뢰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데이터플레어는 울산항만공사 K테스트베드 사업 수행으로 울산항에서 항만 지역의 선박이 배출하는 매연 실측 분석과 선박 정보 및 매연 데이터셋 생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의뢰로 선박의 항차별 운항에서 발생하는 매연량을 분석해 납품한 실적도 보유했다.
물리적인 오차 줄이기 위해 AI 카메라 솔루션 활용 예정…해외 항만 진출도 적극 추진 중
데이터플레어는 물리적 장치로 탄소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AI 카메라 솔루션 개발에 매진 중이다.
손순배 공동대표는 “입항하는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측정하는 물리적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면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AI 카메라 솔루션을 사용하면, 선박이 장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기상 여건이 안 좋아도 오차 없이 측정이 가능하다. 현재 보유한 장비와 솔루션에 AI 기술을 더해 더 높은 신뢰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창업한 데이터플레어가 빠르게 기술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솔루션 개발에 나서도록 지원한 기관이 있다. ‘초기투자기관협회’다.
이상영 공동대표는 “초기투자기관협회의 시드팁스 프로그램 선정으로 선박 탄소배출량 실측이 가능한 장비 시제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다. 이후 성능 실증, 특허 출원 등 초기 R&D를 위한 멘토링과 투자기관 네트워크 지원으로 글로벌 기술 파트너와 정부과제 연계 지원도 받았다”며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을 이수해 단순 기술개발을 넘어서 시장의 언어로 기술을 설명하고, 정책과 규제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데이터플레어는 솔루션 고도화와 함께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손순배 공동대표는 “선박의 탄소배출 측정과 맞춤형 솔루션 도출에 대한 수요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다. 일례로 해외전시회에 참가했을 때, 유럽에서는 자사가 항만 내 입항하는 선박별로 탄소뿐만 아니라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미세먼지까지 측정 가능한 솔루션을 보유했다는 사실에 놀라곤 했다. 실제로 덴마크 한 항만과 협업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며 “이 밖에도 항만 운영기관과 선사, 조선소로부터 탄소세 대응 및 배출권 거래제도(ETS) 대응 솔루션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안에 유럽 항만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상영 공동대표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할 예정이며, 선박 탄소세 및 ETS 대응 보고서 자동화 기능 고도화, AI 영상 기반 배출 위치 확인 기술 상용화 등 솔루션 고도화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AI 항만 탄소 예측 플랫폼을 SaaS로 만들어 탄소 금융, ESG 리포팅 시장까지 진출하고자 한다. 데이터플레어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