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AI CCTV 시장, 딥엑스 엣지 AI NPU로 주도할까
[IT동아 김예지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 기업 딥엑스(DEEPX)와 IT기기 수입 및 유통 전문기업 대원씨티에스(대원CTS)가 24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물리 보안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딥엑스의 신경망 처리 장치(NPU)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활용한 지능형 관제 인프라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엑스트라폴레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I CCTV 시장 규모는 2024년 266억 3000만 달러(약 38조 2000억 원)에서 2031년 710억 8000만 달러(약 101조 9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2023년 기준 전국 176만 대의 CCTV를 2028년까지 AI CCTV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5년 기준 서울시와 산하기관, 자치구 등 117개 기관에서 운영하는 CCTV는 약 20만 대에 달한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CCTV의 100% 지능형 전환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확대되는 AI CCTV 시장…하이브리드 구동해야
딥엑스의 국내 AI 인프라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대원씨티에스는 자사의 IT 유통망 및 사업 영역을 기반으로, 딥엑스 NPU를 활용한 지능형 관제 솔루션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김성태 대원씨티에스 기술본부 상무는 “점차 증가하는 CCTV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실시간 대응, 정확한 기록 및 포렌식 지원, 비용 절감 등을 실현하기 위해 AI 기반 관제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구현하는 방안으로는 엣지 컴퓨팅과 중앙 관제 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제안했다. 김성태 상무는 “엣지에서 CCTV의 AI 기능을 처리한다면 실시간성을 확보하고, 네트워크 지연을 줄이며 장애 발생 시 범위를 분산할 수 있다. 한편 중앙 관제 시스템은 고성능 분석,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 데이터 통합 등의 장점을 제공하므로 두 방식의 장점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관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AI 가속기는 ▲AI 연산에 특화된 하드웨어 ▲엣지 환경 및 고가용성 지원 ▲에너지 효율 및 비용 절감 ▲확장성과 유연성 ▲실시간 보안관제를 위한 고성능 등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상무는 대원씨티에스는 딥엑스의 NPU가 이러한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대원씨티에스는 엣지 칩뿐만 아니라 비디오 처리에 특화된 비디오 프로세싱 유닛(VPU)을 보유했고, 두 장비를 혼용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서버 유통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서버를 데이터센터에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최귀남 대원씨티에스 엔터프라이즈부문 대표는 “기존 물리 보안 시스템의 높은 교체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딥엑스의 AI 반도체와 함께 대원씨티에스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하면 기존 설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능형 관제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며, “외산 장비 중심의 물리 보안 시장에서 딥엑스와 같은 국산 AI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긍정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딥엑스, 엣지 AI 반도체로 물리 보안 시장 공략 박차
이날 딥엑스는 자사의 AI 반도체 DX-M1과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DX-H1을 소개하며, 지능형 관제 인프라에서 제공할 수 있는 효율성을 강조했다. DX-M1 모델은 25 TOPS(초당 25조 회 연산) 성능의 NPU를 탑재했고, 5W 이하의 저전력으로 다양한 AI 모델 처리를 지원한다. 박영섭 딥엑스 전략마케팅 이사는 “DX-M1 모델은 497FPS로 엔비디아 젯슨 오린 AGX, 헤일로(Hailo-8) 등 타사 모델과 유사하거나 높은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이와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고, 전력 소비도 적다”고 설명했다. 최신 모델 보드를 사용할수록 성능 및 발열 면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DX-M1은 비전 처리 분야에 특화돼 있어 물리 보안 시장의 요구에 부합했다. 과거에는 AI 기능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했지만, 최근 지연 시간 등 문제로 엣지 컴퓨팅 환경으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엣지 디바이스를 사용했을 경우 초기 하드웨어 투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총 소유 비용(TCO)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100대 카메라 기준 엣지에서 영상을 처리할 경우 대역폭 사용량을 최대 95%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엣지 컴퓨팅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딥엑스의 AI 가속기 DX-M1과 서버용 DX-H1은 올해 양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 매출이 예상된다. DX-M1 모델은 카드 형태로 제공되며, 동작을 위한 SDK가 함께 지원된다. 딥엑스는 자사의 NPU를 기반으로 대만 주요 산업용 PC 기업과 긴밀히 협력 중이며, 산업 자동화, 상용차, AIoT, 물리 보안, 로봇 시스템, 스마트 리테일 등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독일 자율주행차 OEM 업체와 기술 검증을 완료했고,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포스코DX 등과 협력 중이다. 이외에 LG 유플러스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 AI CCTV 사업을 공동 진행 중이다.
한편, 2나노 공정으로 제작될 생성 AI에 특화된 DX-M2는 내년 하반기 샘플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영섭 이사는 “DX-M2는 차세대 물리 보안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는 LLM을 기반으로 CCTV 영상을 24시간 자동으로 관리 및 분석함에 따라 사람이 직접 관제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영섭 이사는 “물리 보안 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외산 칩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새로운 제품을 개발 및 양산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은 항상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딥엑스는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물리 보안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물리 보안 시장의 AI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그동안 외산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시장에서 딥엑스가 국산 AI 반도체의 성공적인 적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