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와 미래 산업기술 - 2. AI 전문가, 미래를 디자인하라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건축, 설계, 제조 분야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전통 산업 분야의 전문가나 기술자, 엔지니어도 인공지능 기술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35년 경력의 금형 산업 기술자가 인공지능 기술 시대를 맞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연재로 통해 공유합니다.

연재순서

  1. AI 시대를 맞는 전통 산업 엔지니어의 '뉴 마이웨이'
  2. AI 전문가, 미래를 디자인하라!
  3. AI가 바꾸는 일상, 우리는 이미 AI시대에 살고 있다.
  4. AI 시대, 세상을 바꾸는 산업 기술 전문가의 미래
  5. AI 전문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
  6. AI 시대, 산업 기술자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된다.

AI(인공지능) 시대의 중심에서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21세기 패러다임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옮겨가는 사회 구조와 산업 체계, 문화 전반의 총체적 재편을 의미하며, 그 중심에는 AI가 자리잡고 있다.

AI는 기존의 산업 경계를 허물며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라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중심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존의 자동화 수준에서 발전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지능형 생산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곧 산업의 본질적인 전환을 뜻한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추구했던 대량생산과 비용 절감 중심의 패러다임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오늘날의 제조업은 고도로 정밀한 맞춤형 생산, 빠른 시장 반응성, 환경 및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지속 가능성 등이 필요하며, 이같은 변화 속에서 스마트 팩토리는 혁신의 해답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첨단 기술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공장 내 설비와 기계 간의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적 의사 결정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팩토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지능형 유기체처럼 작동하며, 제조의 정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강화한다.

출처=AI 생성 이미지
출처=AI 생성 이미지

스마트 팩토리가 실현하는 변화는 실로 다양하다. 생산성 향상, 불량률 감소, 에너지 절감, 납기 단축, 고객 맞춤형 생산까지 포함하며, 이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 수준을 넘어선다. 특히 AI 기반의 예측 분석은 소비자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수요 예측에 기초한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이는 재고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생산 계획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로써 기업은 기존의 '제품 생산자' 역할을 넘어 '고객 경험 제공자'로서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게 된다.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이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제조업의 흐름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활용하여 가상 공장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와 설비 유지보수를 실현하고 있다. 미국 GE의 프레딕스(Predix) 플랫폼은 공장 내 모든 설비를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고장 예측과 사전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선진 기업은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며, 그 효과는 중소기업으로 확산되어 전 산업군에 걸쳐 파급된다. 전통적인 제조 강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이 확산되며,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술 집합체가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공정을 연결하는 지능형 통합 시스템이다. IoT 기술로부터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송신되고, AI는 이를 학습하여 최적의 작업 조건을 계산한다. 그 결과는 자동화 설비에 명령으로 전달되어 즉각 실행되며, 이 전 과정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가는 자율화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이 과정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을 자동화하여, 인간이 보다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노동력의 재배치뿐 아니라, 직무의 본질까지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마트 팩토리의 도입은 기업의 운영 철학과 조직 문화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전반의 경영 전략과 사고방식의 재편을 요구한다. AI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경영진의 전략 수립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은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며, 중장기적으로는 ESG 경영의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의 비전과 철학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스마트 팩토리가 가져오는 변화는 사회적 가치 창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 감소 등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생산 시스템으로 기능할 수 있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공정 관리를 통해 ESG 경영의 기반을 다진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노동자의 안전과 복지를 높이고,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족하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공정의 투명성 확보는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렇게 기술은 단순한 효율성의 도구를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해결할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초기 투자 비용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는 센서, 서버, 알고리즘, 네트워크 인프라 등은 상당한 자금 투입이 요구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세제 혜택, 보조금 지원, 기술 컨설팅 제공 등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하며, 민간과 공공의 공동 투자 모델 또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지원 체계는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체의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기술 통합의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노후화된 기존 설비와 신기술 간의 호환성, 산업 표준의 부재, 지속적 시스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은 모두 기술적 난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한 대응은 표준 기술 개발, 기술 인증 제도 강화, 인프라 구축 지원 등을 포함한 정책적 뒷받침과 산업계의 공동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사이버 보안 문제는 모든 스마트 팩토리 운영자들이 직면한 주요 위험요소다.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설비가 연결된 구조는 해킹, 랜섬웨어 등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고도화된 보안 솔루션 구축과 주기적인 보안 점검, 보안 전문가의 양성은 스마트 팩토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인력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기존의 단순 기능직 중심 인력 구조는 고급 기술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AI 운영자, 데이터 분석가, 시스템 엔지니어 등 새로운 직무에 맞는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 교육기관과 산업 현장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실무 중심의 전문 인력 양성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기존 근로자들을 위한 직무 전환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인재 육성과 기술 혁신은 쌍방향으로 작용하며, 이는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스마트 팩토리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산업 모델이다. 기술 발전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능력을 확장시키고, 더욱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진정한 스마트 팩토리의 방향이다. 인간 중심 기술, 지속 가능한 성장,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결합된 이 산업 혁신의 흐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도하는 것이 바로 AI 전문가의 책무이자 기회이다.

우리는 지금 기술 변화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살고 있다. 기술은 우리에게 단순한 도구를 넘어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는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있어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자 약속이며, 이 변화의 중심에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도전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AI 전문가로서, 이 변화의 파도 앞에서 주저하지 말고 그 방향을 제시하며, 인류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적, 전략적, 윤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스마트 팩토리는 그 여정의 출발점이며, 기술과 사람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미래 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모델로서 우리 모두의 책임과 기대를 안고 있다.

글 / 김종훈 (jhkim5479@gmail.com)

금형기술사이자 금형제작기능장. 금형 제조 기술 분야에서 35년간 종사했다. 설계·개발·생산관리 분야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교육과 품질관리 분야로 역량을 확장했으며,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와 ISO 9001, 14001, 45001 인증 심사원 자격, AI 프로젝트지도사와 빅데이터 전문가 자격 취득. [기술의 한계를 넘어 산업기술 AI전문가로 거듭나라!(메이킹북스)] 출간.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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