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SDV 시대 준비 박차·슈퍼크루즈 20개 모델 이상 적용 완료”
[IT동아 김동진 기자] “스티어링 휠과 페달 조작이 필요 없는 핸즈프리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를 20개 이상 북미 GM 모델에 적용했습니다. 슈퍼 크루즈의 국내 도입도 추진 중입니다. SDV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GM 한국연구개발법인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GM 서울서비스센터에서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GM 한국연구개발법인 기술개발 엔지니어들은 GM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개발 전략과 반자율주행 기술인 GM 슈퍼 크루즈의 활용 현황 등을 전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이하 SDV)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SDV는 운전자가 오프라인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구동과 조향 장치까지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도록 돕는다. 차량 결함이 발생하거나, 기능을 추가할 때도 SDV의 무선 통신 업데이트(OTA, Over The Air)로 해결이 가능해 오프라인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기기 결함을 개선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같은 효율 덕분에 GM을 포함한 각 제조사는 SD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한다.
박준 GM 한국연구개발법인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기존 차량은 OTA를 지원하지 않으며, 다수의 전자제어유닛(ECU, Electronic Control Unit) 등을 분산 배치한 복잡한 설계 구조를 지닌 탓에 기능 업데이트가 어렵다. 비효율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라며 “이에 GM은 분산된 모듈 구조를 통합형으로 전환하고, 35개 이상인 ECU를 3개~4개 수준으로 간소화할 것이다. 모든 차량에 공통의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적용해 OTA 기반의 장기적인 확장성도 확보할 것이다. 그 결과 중앙 집중식 접근 방식이 구현되므로, 검증도 간단해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자원 관리도 용이하게 된다. 교체 가능한 셀룰러 NAD(Network Access Device) 아키텍처로 차량이 항상 어디서나 연결성을 유지하도록 개발 중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 내 데이터가 더 자주, 더 오랜 기간, 더 세밀하게 제공되므로, 데이터 가용성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SDV 환경이 구축되면 차량 기능을 서비스 단위로 구성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에서 앱처럼 운영할 수도 있다.
정봉구 GM 한국연구개발법인 기술개발부문 실장은 “SDV 시대가 다가오면서 협력 업체와의 관계도 변화한다. 기존에는 피라미드식 구조로 OEM이 티어 1 부품 업체와 주로 소통했다. 티어 1업체가 티어 2 및 서드 파티 업체까지 관리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OEM이 과거 서드파티에 해당하던 기술 기업과 직접 계약을 맺어 상호 기술을 교류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SDV 구현을 위해서다. SDV 시대에는 인포테인먼트 구독 서비스뿐만 아니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상위 기능인 ‘슈퍼 크루즈’까지도 구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퍼 크루즈는 GM이 개발한 핸즈프리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이다.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 페달 조작 없이도 차량이 스스로 고속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슈퍼 크루즈는 HD 맵과 라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라이다는 빛 탐지 및 거리 측정(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레이저 빛을 발사해 그 빛이 물체와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감지한다. 이후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깜깜한 밤이나 기상 악화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도 운전자에게 사람이나 사물의 존재를 감지해 알릴 수 있으며, 스스로 회피도 가능케 한다.
박종욱 GM 한국연구개발법인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슈퍼 크루즈는 2025년 기준 20개 이상 GM 모델에 적용됐으며, 북미 특정 구간에서 활용 중이다. 국내 도입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나, 명확한 도입 시점은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며 “SDV 시대에는 슈퍼 크루즈 기술도 구독 형식으로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으며 OTA를 통해 기존 차량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GM은 SDV 시대 소비자 경험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영 GM 한국연구개발법인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SDV는 차량을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이동 중 경험의 공간’으로 재정의할 것이다. 따라서 목적지로 향하는 수단으로 차량을 인식하던 기존 소비자는 이제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서 무엇을 경험할 것인지로 변화된 이동가치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GM은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따라서 사고 자동 응답이나 긴급 서비스 등을 구성할 것이며, 차량 정비 요소를 미리 예측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방식으로 편의성 강화도 꾀하고 있다. VR과 스트리밍 서비스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 서비스로 SDV를 확장하도록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에 설립된 GM 한국연구개발법인은 GM의 한국 내 자동차 연구개발을 위한 전문법인으로,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미래차 연구개발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3000명 이상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근무 중이며 차량 디자인부터 설계와 시험 등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