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가성비] 원래는 전광판용? 기능 덜어 가격 낮춘 ‘삼성 비즈니스 TV’
[IT동아 김영우 기자] ‘가성비’란 이름 그대로 ‘가격 대비 얻을 수 있는 성능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란, 단순히 값이 싼 제품이 아닙니다. 동일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 혹은 특정한 용도 및 환경에서 기대 이상의 효용성을 발휘하는 제품이어야 비로소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지요. 이 코너에서는 그런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요즘은 TV 하나를 사려 해도 ‘공부’를 해야 할 게 많습니다. AI, 돌비 비전, 스마트, OLED, QLED 등등, 알쏭달쏭한 기술 용어가 난무하기 때문이죠. 신제품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엔지니어분들의 수고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저런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건 사실이죠.
그렇다면 저런 기능을 상당수 대부분 쳐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큰 화면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면 어떨까요? 기능은 단순하지만 일단 화면은 잘 나오고, 같은 크기의 중소기업 TV 가격으로 대기업 TV를 살 수 있다면 이것도 나름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런 제품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사이니지용(전광판)으로 개발된 상업용 디스플레이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제품은 본래 가정용이 아닌 매장이나 기업에 설치해 광고나 안내사항 등의 정보를 전달할 용도로 개발된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화면을 크게 키운 것 외에 그 외의 기능은 대부분 생략하곤 했습니다. 스마트 기능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튜너까지 생략해서 구조를 극도로 단순화한 제품도 있었죠. 덕분에 일반 TV 대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는데, 이를 구매해서 가정용 TV처럼 쓰는 소비자도 나타났습니다. 튜너가 없다지만, IPTV나 케이블 TV용 셋톱박스를 연결하면 방송 콘텐츠를 수신하는 데 문제가 없으니까요.
이에 삼성전자에선 ‘비즈니스 TV’라는 이름으로 이런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달리 지상파용 튜너는 내장했기에 분류상 ‘TV’이긴 합니다. 하지만 OLED나 QLED와 같은 고급형 패널을 적용하지 않았고,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이 다양한 앱을 설치하는 기능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즘 TV 제조사들이 강하게 홍보하고 있는 AI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 등, 기능적으로 최근의 트렌드와 다소 동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제품에 장점이 없는 건 아니죠.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상업용 디스플레이의 경우, 가정용 제품에 비해 가혹한 환경에서 운용합니다. 거의 하루 종일 틀어 둬야 할 정도로 사용 시간이 길죠. 때문에 비즈니스 TV는 상대적으로 높은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제조사는 강조합니다. 각종 부가기능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고장이 날 부분이 적은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이렇게 각종 부가 기능은 최소화했지만 기본적인 해상도는 4K UHD급(3840x2160 해상도)을 지원하기 때문에 화질 자체가 아주 미흡한 건 아닙니다. OLED TV나 미니 LED TV와 같은 고급형 TV화질에는 분명 미치지 못하겠지만, 10여년 전에 팔리던 풀HD급(1920x1080 해상도) TV를 이용하던 분이라면 분명 화질이 훨씬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무엇보다 큰 강점은 역시 가격입니다. 이를테면 85인치(214cm) 모델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는 삼성전자 제품 기준으로 상위급인 ‘네오QLED TV(KQ85QNF70AFXKR)’ 제품은 425만 원, 중간급인 ‘QLED TV(KQ85QD66AFXKR)’ 제품은 345만 원, 그리고 보급형인 ‘크리스탈 UHD TV(KU85UD7100FXKR)’ 제품은 219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TV(LH85BECHL)는 159만 원에 살 수 있죠.
물론 이 제품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추가적인 주변기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내장 스피커 역시 평범한 것이라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도 있을 수 있겠죠. 사용자에 따라서는 셋톱박스나 사운드바와 같은 추가적인 주변기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부가 기능이 미흡하더라도 큰 화면 크기 대비 저렴한 TV를 원하는 소비자, 중소기업 TV 수준의 가격으로 대기업 TV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TV의 구매를 고려할 만합니다. 참고로 이런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팔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문하시기를 바랍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