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에서 애플TV 앱 쓴다··· 변혁 접어든 애플의 구글 접근법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이 지난 3월 12일, 애플 TV 앱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애플 TV 앱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애플 TV 앱을 다운로드하고, 애플 TV+ 구독 서비스나 메이저 리그 사커(MLS) 시즌 패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애플 독점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애플 뮤직, 애플 뮤직 클래시컬, 비츠, iOS로 이동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음악 관련 서비스를 제외하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애플 TV 안드로이드 앱, 어떤 서비스인가?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애플 TV 앱을 공개했다. 서비스는 애플 TV+ OTT 구독 전용에 가깝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애플 TV 앱을 공개했다. 서비스는 애플 TV+ OTT 구독 전용에 가깝다 / 출처=애플코리아

먼저 애플 TV의 이름부터 구분해야 한다. 애플 TV라는 이름은 2016년 출시된 애플 iOS, tvOS 등에서 사용되는 올인원 TV 앱이며, 애플 TV+ 서비스는 물론 아이튠즈 스토어의 영화 및 프로그램 구매 이력과 히스토리채널, 파라마운트+, STARZ 등 타사 OTT(온라인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또한 동명의 셋톱박스 기기인 애플 TV도 있는데, 2017년부터는 혼동을 막기 위해 애플 TV 4K로 부른다. 아울러 애플 TV+는 애플 TV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애플의 OTT 서비스고, 이번에 공개되는 안드로이드용 애플 TV는 애플 TV+를 구독하고 스트리밍 하는 전용 앱이다.

안드로이드용 애플 TV로 구독할 수 있는 애플 TV+는 현재 100여 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되며, 우리나라는 2021년 11월 4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OTT 서비스인 만큼 애플 아이폰, 맥, 비전 프로 등 애플 기기는 물론 삼성 및 LG 스마트TV 등 텔레비전,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에서도 서비스된다. 웹 서비스로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안드로이드 앱 형태로는 출시되지 않았었다.


애플 TV+는 애플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구성된 OTT 서비스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TV+는 애플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구성된 OTT 서비스다 / 출처=애플코리아

이번 애플리케이션 출시로 사용자는 현재 구독 중인 애플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안드로이드 모바일 및 구글 TV 등 장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영상 해상도나 비율은 기기에 맞춰 설정되고, 돌비 비전 및 돌비 애트모스 등의 고명암대비(HDR), 음장 효과도 기기 지원에 따라 적용된다. 화면 비율이 다른 태블릿, 폴더블 스마트폰도 자동으로 해상도가 조정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스트리밍으로 감상하거나, 다운로드 후 오프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용 애플 TV에서는 iOS용 애플 TV앱처럼 아이튠즈 구매 내역, 타사 OTT 연동 등은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나, 애플 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구독하고 싶은 경우에 해당 앱을 사용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서비스 속속 등장, 애플은 안드로이드의 꿈을 꾸는가?

그간 애플은 자사 서비스는 자사 장치에서만 지원하는 폐쇄적 생태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들어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용 애플 TV만 해도 애플 TV+의 구독자수를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한 애플의 전략임은 분명하다. 같은 맥락이라면 다른 애플의 서비스들 역시 앞으로는 구글 안드로이드용으로도 출시될 여지가 있다.


애플은 지난 2월, 모임 주최 서비스인 애플 초대를 공개했다 / 출처=애플
애플은 지난 2월, 모임 주최 서비스인 애플 초대를 공개했다 / 출처=애플

지난 2월 초,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용 앱인 애플 초대(Apple Invites)를 공개했다. 초대는 모든 행사를 위한 맞춤형 이벤트 초대장 및 공유, 관리 서비스다. 사용자는 같은 아이폰 사용자에게 시간과 장소, 날짜, 배경 등이 기재된 행사 초대장을 보낼 수 있고, 초대된 사람과 이벤트나 사진 공유, 재생목록 추가 등의 다양한 파티 활동을 할 수 있다. 주최자는 애플 아이클라우드+를 구독해야 하지만, 받는 사람은 웹 사이트에서 이벤트 초대를 수락할 수 있다. 또 아이클라우드나 애플 계정도 필요 없다.

현재 조건에서는 이 서비스가 아이폰 사용자 및 웹 페이지로 수락할 수 있지만, 전 세계인들이 아이폰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 안드로이드 서비스로도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호스트가 될 순 없어도 파티에 참여하거나 사진 및 목록 등을 공유하는 앱으로 출시되기 적절하다.

EU 압박받는 애플, 생태계 개방으로 변화의 바람 불 것


유럽연합의 압박으로 애플의 폐쇄성 생태계 전략에도 변화가 찾아오는 중이다 / 출처=애플코리아
유럽연합의 압박으로 애플의 폐쇄성 생태계 전략에도 변화가 찾아오는 중이다 / 출처=애플코리아

한편 애플을 겨냥한 유럽연합의 압박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DMA)을 근거로 애플 장치에서 타사 서비스 이용, 외부 결제 허용, 데이터 접근 허용,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주문했다. 이를 어길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어서 애플의 독점 생태계도 강제로 열리는 상황이다. 아이폰에 갤럭시 워치나 삼성페이가 탑재되고, 대체 앱스토어나 기본 앱을 대체할 다른 서비스가 등장하는 식이다.

변화의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애플도 EU 사용자를 대상으로 브라우저 옵션 선택권도 제공하고, 기본 앱 대신 다른 서비스를 쓰도록 조치하고 있다. 지금은 EU를 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애플 생태계 전반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나 AI 전략 측면에서 오픈AI나 구글과 협력하는 것을 보면 과거처럼 폐쇄적인 태세를 유지할 것 같진 않다. 앞으로의 애플은 지금보다는 열린 생태계를 추구하지 싶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