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리젠티앤아이, '건축 폐기물로 고품질 친환경 플라스틱 만든다'

남시현 sh@itdonga.com

※ 2024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최하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간 개방형 혁신 과제 공동 수행으로 동반 성장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건설폐기물 중 순환토사는 매년 4000만 톤이 발생하지만, 활용처는 상토, 복토, 매립토밖에 없습니다. 활용처도 많지 않고, 농지 등 일반 토지에 사용하면 불법 매립에 환경오염도 유발합니다. 소일라스틱은 순환토사 60%, 재활용 플라스틱 40%를 배합해 만든 원재료로 순환토사를 재활용하고 여러 산업, 공업, 건축 자재 등으로 쓸 수 있습니다”


설창범 리젠티앤아이 대표가 ‘소일라스틱’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설창범 리젠티앤아이 대표가 ‘소일라스틱’을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설창범 리젠티앤아이 대표는 홍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07년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구조해석을 전공했다. 이후 잠시 건설 업계를 떠나 있었지만, 20년부터 23년 사이 국내 중견 건설폐기물 중간 업체에서 근무한 뒤 순환토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리젠티앤아이를 창업했다. 2023년 9월 창업해 엔젤투자를 통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이제 막 성장 단계로 접어든 스타트업이지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서울창경) 오픈이노베이션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저력을 인정받는 중이다. 소일라스틱의 산업적 가치와 서울창경의 노력에 대해 조명한다.

“재생 소재지만 강도, 내열성 높고 가격은 더 낮아”


소일라스틱은 건축폐기물인 순환토사를 재활용해 플라스틱으로 가공한 제품이다 / 출처=IT동아
소일라스틱은 건축폐기물인 순환토사를 재활용해 플라스틱으로 가공한 제품이다 / 출처=IT동아
리젠티앤아이의 주력 제품은 자체 개발한 ‘소일라스틱’인데, 어떤 재료인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설창범 대표는 “순환토사를 받으면 입자 굵기에 따라 선별하고 용도를 마련한다. 2mm 크기의 30% 정도를 원재료로 쓰고, 건조 후 미생물 활성 공정을 거쳐 유기물질 등을 99% 제거한다. 이를 미분한 뒤 플라스틱과 특허 공정으로 결합해 소일라스틱으로 만든다. 크기가 다른 재료는 보도블록, 테트라포트, 점자블록 제조 용도 등으로 쓰인다”라고 말했다.

제품은 폴리프로필렌(PP), ABS 소재보다 내구성이 높고, 내열성은 280도에 달한다. 대다수 플라스틱은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급하나, 약 40%만 용하는 만큼 원재료 수급도 용이하다. 가격 측면에서도 최대 30%까지 저렴하다고 한다. 물성 역시 제조 과정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부드러운 재질의 도로 방음벽부터 단단한 건축 플라스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양한 물성으로 만들 수 있어 기사 내에 있는 제품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 및 형태로 만들 수 있다 / 출처=IT동아
다양한 물성으로 만들 수 있어 기사 내에 있는 제품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 및 형태로 만들 수 있다 / 출처=IT동아

설창범 대표는 “2023년 창업 당시에는 건설 소재로 사용하면서 사물인터넷까지 적용하는 것을 고려했다. 구조물에 센서를 부착해 소음, 비산먼지 등을 측정하고 데이터 수집 및 자체 살수시설 연동 등을 고려했다. 하지만 서울창경 오픈이노베이션에 참여하며 서울창경에서의 집중 컨설팅을 통해 기업의 방향성이 전반적으로 수정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저희 사업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신청한 계기는 대기업과의 협업 가능성과 상품 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이었는데, 서울창경 측에서 소일라스틱의 상업적 가치에 더욱 주목하고 우선 건축분야의 원자재 납품 방식으로 성과를 낼 것을 조언했다. 그래서 롯데건설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이 매칭되고 상품화, 사업화의 기틀을 잡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바닥 난방 배관 패널, 기존의 시장에 신소재로 사업성 더해

리젠티앤아이가 롯데건설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추진한 항목은 ‘바닥 난방 배관 패널’이다. 아파트 시공 시 층간 콘크리트가 210mm, 그 위로 완충재 40mm, 경량 기포 콘크리트 30mm, 몰탈 40mm를 채운다. 리젠티앤아이 솔루션은 완충재 위에 몰탈이 채워질 수 있는 바닥난방배관패널을 40mm 두께로 깔고, 그 위에 몰탈 70mm를 깐다. 기존 난방배관 고정용 플라스틱은 몰탈에 떠서 이런 배치가 어렵지만, 소일라스틱은 뜨지 않아 이런 구조가 가능하다. 단순 배관 고정용 플라스틱을 배관 고정, 차음 구조, 비용 절약까지 다 이뤄낸 것이다


롯데건설과 함께 개발한 ‘바닥 난방 배관 패널’, 배관 고정은 물론 차음 효과, 건설 비용 절약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 출처=IT동아
롯데건설과 함께 개발한 ‘바닥 난방 배관 패널’, 배관 고정은 물론 차음 효과, 건설 비용 절약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 출처=IT동아

설창범 대표는 “인부들 말로는 기존 구조물은 내구성도 부족하고, 몰탈에 떠 작업도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소일라스틱은 몰탈에 가라앉고, 밟아도 파손되지 않아 작업이 편리하다. 롯데건설과의 시범 설치에서는 기존 분할타설 바닥구조 대비 공사기간 40% 감축, 인건비 및 자재비도 약 1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가표준기본 규정에 맞춰 차음 성능을 시험한 결과, 기존 차음재에 비해 최대 5 데시벨까지 감소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3등급 차음재와 함께 쓰면 2등급이 되고, 2등급도 1등급이 될 정도다. 1~2데시벨만 낮춰도 좋은 제품인데, 시험 성적이 불리한 겨울에 테스트했음에도 4~5데시벨의 결과를 얻었다. 5데시벨 정도면 위층에서 걷는 수준의 경량, 중량 충격음을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까지 낮춘다”라고 정리했다.

서울창경 오픈이노베이션 1위, 그 과정은?

롯데건설과의 협업은 주기적이고, 절차에 맞춰 진행됐다. 설창범 대표는 “사업 시작 후 매주 목요일을 정해 온오프라인 미팅을 주기적으로 가졌다. 전문 연구원들과 함께 제품을 고도화했고, 바닥 난방 배관 패널의 시제품 시험, 실제 제품 활용까지 다양하게 진행하며 완성도를 다잡았다. 그 과정에서 롯데건설 연구팀의 전문적인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고, 감정적인 유대감도 형성돼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건축 기술에 대해 습득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롯데건설 연구원들과의 회의, 상세 의견 등을 받고, 매일 관련 서적을 찾고 공부했고, 건축, 특히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점과 구조적인 부분, 개선 가능한 사안들을 찾아보고 해결하는 과정이었다. 소일라스틱이 흙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라 사출이 어려운데, 퍼니올스튜디오와의 긴밀한 연구개발을 통해 이 부분도 해결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설창범 대표는 우선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노하우를 쌓고, 그 다음 다방면으로 제품 상품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 출처=IT동아
설창범 대표는 우선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노하우를 쌓고, 그 다음 다방면으로 제품 상품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 출처=IT동아

그 결과 리젠티앤아이는 롯데건설과 약 14억 원 규모의 구매연계형 R&D 수행을 기획 중이고, 추가로 정부 조달가구를 제조하는 영남 강철에 연 1000톤 규모의 원자재를 납품하기로 했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점에 대해 설창범 대표는 “다른 지원사업과 달리 변리사, 탭앤젤파트너스 등 스타트업 현업과 직결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고, 서울창경 쪽에서도 제안서나 사업 교육 등을 정리해줬다. 설립 1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창경 관계자들 전반의 노력이 녹아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젠티앤아이에 투자한 KST 한국과학지주, 2024년 스마트건설 창업 공모전을 통해 사업공간 및 연구 지원 등을 나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유오피스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카이스트도 리젠티앤아이의 받침목이다.

설창범 대표는 향후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에 참여할 기업가들에 대한 조언도 했다. 설창범 대표는 “대기업과의 사업은 협조와 대화가 기본이다. 제품의 우수성도 중요하지만, 빠른 응답과 자료 제공 등으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능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이 방법이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오픈이노베이션에 참가하는 마음가짐”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설창범 대표는 “올해 목표는 내실을 다지고, 주력 제품의 상품화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상품화와 더불어 ESG 측면을 강조해 환경부 관련 사업에 지원해 볼 생각이고, 테트라포트 등 해양 관련 논의도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과학지주 측에서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지원도 독려하고 있어 이 부분도 시도할 생각이다”라고 올해 계획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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