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밀번호 없이 안면 인식으로 열린다, 직방 헤이븐 도어록
[IT동아 남시현 기자]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도어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스마트도어록 시장 규모는 248억 달러였고, 미국에서만 2032년까지 278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RF 카드, 비밀번호 입력 등만 지원했던 도어록은 이제 블루투스, 와이파이, RFID, 생체인식 등과 결합해 가정 내 핵심 보안 장치로 거듭나고 있으며, 원격 잠금 및 해제, 활동 추적, 스마트홈 연동, 보안 및 제어력 향상 등도 적용된다. 코로나 19 이후 위생 및 터치없이 열 수 있는 디지털 도어록에 대한 수요, 홈 IoT와의 연동 제품 등이 등장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도어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가지만, 가정 내 도입률이 80%에 육박하는 포화 시장이다. 이미 삼성SDS 홈 IoT 부문을 인수한 직방, 게이트맨, 밀레 시스텍, 유니코 하이테크, 솔리티, 코멕스 등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 중인데, 이들 기업 역시 홈 IoT 제품으로의 고도화 및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22년,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이 업계 1위인 삼성SDS 홈 IoT 부문을 인수하며 도어록 시장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삼성SDS는 업계 최초로 블루투스 기반 IoT 연동 도어록, 와이파이 일체형 IoT 도어록, 얼굴인증 출입 보안 제품을 출시해 시장 선호도가 높은 도어록 브랜드였다. 그러다 22년에 직방이 해당 사업을 인수했고, 3년 만에 나온 첫 제품이 헤이븐이다. 직방 헤이븐을 직접 활용해 어떤 기능을 갖췄는지 짚어본다.
소비자가 직접 설치 가능한 구조, 신뢰성도 여전
직방 헤이븐 도어록은 사물인터넷 기반 도어록으로, 기존에 설치 이력이 있는 문이면 누구나 직접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 제품 크기는 실외측이 가로 137mm, 높이 124mm, 두께 96mm고, 실내측은 가로 140mm, 높이 345mm, 두께 66mm다. 색상은 사진상의 딥 포레스트를 비롯해 블랙 및 아이보리색 조합의 블랙 내추럴, 분홍색 계열의 체리 블로썸 색상이 있다. IP54 등급의 발수 능력을 갖춰 비나 먼지 등이 유입되지 않고, 1000도 온도에서도 1시간 정도 버틸 수 있어 화재 시에도 수동 레버로 열 수 있다.
기본 구성품은 내측 및 외측, 전동 모티스, 문틀 쪽에 설치하는 스트라이커 및 더스트캡, 실내 및 실외를 연결하는 핸들 샤프트, 타공 구멍을 막는 도어 홀커버, RF키 태그 2개, 건전지 8개, 나사 세트 등으로 구성된다. 드라이버는 별도로 필요하고, 도어록 설치를 위한 KS 타공이 안된 문은 직접 홀쏘로 구멍을 뚫거나 작업자를 불러야 한다.
설치 가능 위치는 일반 아파트, 빌라, 원룸 주택 등 표준 규격 방화문이다. 나무문이나 아트문, 샷시, 대문 등은 설치가 어렵고, 날개 포함 전체 두께가 40mm~55mm이면 기본 품목으로도 설치할 수 있다. 이보다 두꺼운 제니스 방화문은 추가 자재를 구매해야 한다.
도어 설치의 시작은 실외용 몸체의 핸들 방향 설정, 모티스의 방향 설정부터 시작한다. 처음 실외용 몸체를 들면 핸들이 좌측, 우측으로 다 꺾인다. 설치 시 카메라가 위쪽으로 오게 한 뒤, 문이 열리는 방향에 맞춰 핸들을 꺾고 나사로 고정한다. 모티스 역시 좌수, 우수에 따라 설치 방향이 다르므로 설명서에 맞춰 모티스 커버 방향을 조정한다. 상세 설명서는 제품의 간편 설명서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서 확인한다.
실외용 몸체의 핸들 방향 및 모티스 방향을 잡으면 모티스를 먼저 문제 설치한 뒤, 핸들을 모티스에 끼운다. 이때 핸들쪽 케이블은 모티스의 검은 타공 부분을 통과시켜 반대쪽으로 나오게 한다.
그 다음 실내용 몸체의 고정판을 문에 건다. 이때 두 개의 케이블이 고정판 중앙의 구멍으로 나와야하며, 고정 시 눌리지 않게 조정한다. 그다음 고정판과 실외용 몸체의 수평을 맞춰 단단히 고정한 뒤, 핸들 샤프트를 실외용 몸체 중심에 넣는다. 중심부를 보면 핸들 샤프트가 맞게 작은 구멍이 있는데, 샤프트가 구멍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가도록 살짝 돌려가며 넣는다.
고정이 끝나면 사전에 빼놓은 케이블을 실내용 몸체와 연결한다. 케이블 연결부는 상단의 검은 단자 및 흰 단자 두 개며, 사이즈가 다르므로 크기에 맞춰 연결한다. 아래에 있는 작은 단 자 세개는 개발용 단자로 사용할 일이 없다. 이 과정까지 끝나면 실내용 몸체의 상단 커버와 하단 커버를 연 다음, 케이블이 눌리지 않게 적절한 위치를 확보한 다음 고정판과 실내용 몸체를 나사로 고정한다.
고정이 끝나면 문틀 쪽에 있는 더스트캡, 스트라이커를 방향에 맞춰 설치한다. 방향은 곡선으로 꺾인 부분이 바깥쪽으로 향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실내용 몸체에 건전지를 넣고 기기를 작동한다.
설치 환경에 따라 도어 홀커버만 활용해 상단의 구멍을 막아도 되고, 별매로 판매되는 커버로 덮어도 무방하다.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지 않은 초기 상태에서는 문이 닫혀도 손잡이 부분의 평평한 터치 패널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린다. 손잡이는 레버가 아닌 고정된 형태며 인식으로 열리면 바로 당기면 된다. 내부에서는 손잡이를 터치만 해도 열리고, 빨간색 레버를 돌려 수동 개폐할 수 있다.
안면인식 외에도 앱, 키태그, 스마트폰 태그로 열 수 있어
등록 과정은 실내용 몸체의 아래 부분을 연 뒤 QR코드를 스캔하고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애플리케이션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고, 도어 출입 및 내역 확인, 인원 추가 등을 수행하는 관리자는 이메일을 통해 회원 가입해야 한다. 회원가입이 완료되면 기기 등록을 눌러 계정과 도어록을 연결하고, 도어록과 와이파이를 연동하면 기본적인 등록 절차는 끝난다.
기기 등록이 완료되면 계정에 얼굴 혹은 키 태그 등록 항목이 있다. 안면 등록 과정은 얼굴을 추가할 수 있어요를 눌러 시작한다. 그러면 자동으로 화면이 ‘도어록으로 이동 후 시작을 누르면 등록을 시작합니다’로 바뀌고, 도어록 앞에 가서 선다. 등록이 시작되면 핸들 상단의 카메라가 빨간색으로 깜빡이고, 등록이 끝나면 내부 손잡이에 있는 스피커에서 등록 완료 안내가 뜬다.
카메라는 전면의 적외선(IR) 카메라와 양측의 카메라를 활용해 다각적으로 안면을 인식하며, 가능한 그늘진 환경에서 인식률이 높다. 드물게 직사광선이 내리쬐면 인식률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태양을 등지고 서면 원활하게 인식된다. 적외선 센서인 만큼 주변 환경의 밝기가 인식률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키 태그 역시 얼굴 인식과 비슷한 절차로 진행되며, 기본 동봉된 카드를 쓰면 된다. 등록된 사용자는 실물 카드가 없어도 앱 상에서 모바일 키카드를 활성화해 태그하는 방식으로도 열 수 있다.
얼굴 인식을 비롯한 모든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제 사용하는 일만 남았다. 도어록은 평소에 잠금 및 열림 상태를 알람으로 받을 수 있다. 들어갈때는 안면 인식이므로 누가 언제 들어갔는지 알 수 있고, 나올때는 실내에서 열렸다는 알람만 뜬다. 또한 문이 닫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잠기지 않았다고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낸다.
출입 인원은 최대 50명까지 등록할 수 있고, 등록할 사람이 앞에 있으면 관리자가 원격으로 얼굴을 등록할 수 있다. 또한 기기 관리자와 등록자를 별도로 관리하며 관리자만 출입 이력 및 등록을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는 재택 안심모드, 기기 음량 및 감지 거리 변경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비밀번호 보안 우려 걱정된다면 적합
몇년 전 형광펜으로 도어록 비밀번호를 알아낸 범죄가 있었고, 밀가루로 지문을 뜨다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최근에는 1회용 비밀번호를 도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직방 헤이븐 도어록은 아예 비밀번호가 없는 환경이라 안심이다. 안면 인식이니 애초에 다른 사람이 열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또 IoT 기반으로 출입 관리 및 원격 개폐 등도 확인할 수 있으니 한층 더 안전하다. 도어록 기능 측면에서도 높은 내구성과 화재 시 안전, 불법 침입감지, 사물인터넷 기반 알림 등의 이점이 있다.
다만 IoT 기반에 앱을 같이 사용해야 하니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대신 한번 등록된 이후에는 편하게 쓸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태양광이 직사로 내리쬐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는데, 실제 사용시에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인식 및 개방에 3초 정도 소요되고, 10번 중에 한 두번은 7~10초 혹은 두세번 인식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앱 개방이나 키 태그, 스마트폰도 함께 쓰면 좋다.
가격은 49만 8000원대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보급형 태블릿 가격으로 집안의 보안 등급과 신뢰도를 한 층 끌어올린다고 생각하면 부담할만한 가격이다. 기존 비밀번호 도어록의 보안 문제가 우려되거나, IoT 기반으로 가족의 출입 관리 등을 깔끔하게 하고싶은 사용자라면 써볼만한 제품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