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야외 환경 견딜 필드용 로봇 위한 ‘전자파 내성 센서’ 개발
[IT동아 김동진 기자] 건설·농업·임업 등에 쓰이는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은 대부분 야외에서 활용되므로, 급격한 온도변화나 충격, 진동 등을 견디며 스스로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자율주행으로 작동하는 해당 로봇에는 무수한 센서가 탑재되는데 전자파에 민감한 센서 특성상 내성을 얻지 못하면, 기계의 치명적인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을 위한 전자파 내성 센서 개발에 착수했다.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의 성능 담보하려면…정확한 위치 정보와 충격·전자파 견딜 센서 필수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을 주관기관으로 선정해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해당 사업은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해 지속적인 산업 발전과 함께 타 분야의 기술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그 일환으로 전자파에 대한 내성이 있는 소형 고해상도 6축 회전각 측정 센서 개발 사업이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험난한 야외 환경에서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이 스스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성항법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GNSS는 인공위성을 통해 사물의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쓰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공위성 신호가 이온권과 대류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왜곡되며, 그 신호가 다시 건물과 지형 등 장애물에 반사되는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위성과 GPS 수신기와의 시간 오차 등 여러 변수로 인해 발생하는 오차값도 보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지상의 기준국을 통해 기존 위성항법 장치의 위치 정보 오차를 평균 2cm 수준으로 보정해 전달하는 실시간 이동 측위(RTK) 기술이 GNSS와 함께 활용된다.
RTK GNSS는 정확한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농기계,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등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주로 야외에서 급격한 온도변화나 충격, 진동, 경사로 등을 견디며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에는 내구성과 전자파에 대한 내성을 동시에 갖춘 센서가 필요하다. 거대한 쇳덩어리로 이뤄진 필드용 로봇은 전자기장을 일으키는 특성을 지녔다. 전자파에 대한 내구성을 갖추지 못하면 센서 교란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전달할 RTK GNSS 기술력을 지닌 동시에 센서의 전자파 내성 설계가 가능한 기업이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에 탑재할 제품 개발 사업을 주도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초정밀 위성항법시스템 전문 기업인 ‘씨너렉스’가 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선정, 전자파 내성을 갖춘 6측 회전각 측정 센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씨너렉스는 오차범위를 cm급으로 줄인 실시간 이동 측위 기반 위성항법시스템 장치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이다. 이 기업은 기존 초정밀 위성항법시스템에 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파에 대한 내성을 갖춘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하는 하드웨어 패키지 기술 개발 ▲진동과 충격, 자기적 교란에 내성을 가지는 신호보정 및 롤, 피치 면역 알고리즘 기술 개발 ▲이동체의 동적 안정성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동역학 기반 필터 알고리즘 기술 개발에 나섰다.
사업을 마치면, 토목공사장이나 산간, 농지뿐만 아니라 계단과 경사로, 노상장애물이 있는 환경에서도 전자기장 방해를 극복하고 원활하게 성능을 발휘하는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을 상용화하는 데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더불어 값비싼 외산 부품인 전자파 내성 센서를 국내산으로 대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덕 씨너렉스 대표는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은 어떠한 충격이나 가혹한 기상 환경에도 사람 없이 정상 동작해야 하는 기계다. 해당 기계가 정확하게 필요한 위치에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려면, RTK GNSS 기술과 전자파 내성을 갖춘 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손이 부족한 지역이나, 사람이 개입하기 어려운 위험한 환경에서도 자율주행 필드용 로봇이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