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고려대 초창패] 값비싼 보행 분석 ‘AI 기술’로 일상화…‘에이트스튜디오’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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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에이트스튜디오는 값비싼 보행 분석의 일상화를 위해 ‘동작 인식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모바일 카메라 기반의 의료기기 ‘메디스텝(Medistep)’에 기술을 적용, 수억 원대 모션 캡처 카메라 대비 95% 정확도를 보이면서도 검사료는 대폭 낮췄다.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를 만나 자세한 기술 소개를 들었다.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 / 출처=IT동아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 / 출처=IT동아

에이트스튜디오, 비싸고 복잡한 보행 분석 시장 문제 ‘동작 인식 AI’ 기술로 개선 나서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근감소증과 같은 고령질환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적시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보행 분석 기술은 가치를 지닌다.

박신기 대표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고령 인구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고령자의 약 20%는 보행 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간 보행 검사를 통해 정확히 어떤 질환이 있는지 살펴보기는 어려웠다. 보행 검사 장비와 검사료가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기존 모션 캡처 카메라 기반의 보행 검사 장비 비용은 국산의 경우 약 2000만 원, 수입산의 경우 약 6000만 원에서 3억 원이다. 회당 검사비도 약 13만 원에 달한다”며 “이에 자사는 기존 보행 검사 시간을 30분에서 3분으로 단축하면서도 회당 검사료는 13만 원에서 3000원 수준으로 줄인 모바일 카메라 기반의 AI 보행 분석 의료기기 ‘메디스텝’을 개발했다. 메디스텝은 기존 모션 캡처 카메라 기반의 장비와 달리 동작 인식 AI와 센서리스 기술을 활용해 보행을 측정한다. 대상자가 5m 거리를 걸으면 측면에서 모바일 카메라로 보행을 촬영, 동작 인식 AI가 보행 분석 결과를 60초 이내에 제시하는 방식이다. 보행속도와 보폭, 팔 각도, 상체각도, 보행 비대칭 여부 등 22개의 보행지표를 제시하고, 연구자를 위한 시계열 좌표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동작 인식 AI가 보행을 측정하는 모습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동작 인식 AI가 보행을 측정하는 모습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에이트스튜디오의 메디스텝을 활용해 보행을 분석하는 과정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에이트스튜디오의 메디스텝을 활용해 보행을 분석하는 과정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그는 이어 “지난해 5월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3억 원대 모션캡처카메라 대비, 95% 정확도(보행속도와 보폭)를 확보했다는 성적서도 획득했다. 단순히 보행 검사를 빠르고 저렴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한다는 객관적인 증거”라며 “메디스텝은 모바일 카메라로 보행을 촬영하므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기기 조작이 가능하다. 메디스텝으로 복잡하고 비쌌던 보행 검사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스텝은 키오스크와 아이패드 기반의 제품으로 나뉜다.

키오스크와 아이패드 기반의 보행 분석 의료 기기 메디스텝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키오스크와 아이패드 기반의 보행 분석 의료 기기 메디스텝 / 출처=에이트스튜디오

박신기 대표는 “최초 윈도우 기반 키오스크 제품으로 메디스텝을 개발해 현재는 아이패드 기반의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며 “키오스크 제품은 분석 시간이 50초 정도 걸렸는데 아이패드의 경우, 애플 M2 칩의 성능 덕분에 10초면 분석을 마칠 수 있다. 제품의 해외 수출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어디서나 일정한 폼팩터 유지가 가능하며, 보안도 강력한 아이패드 기반 메디스텝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디스텝 개발 소식이 알려진 후 여러 대학병원에서 문의가 왔다. 이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와 메디스텝 기반으로 근감소증 공동연구를 시작했으며, 양산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의 동작분석실에도 메디스텝을 설치했다. 대학병원과의 임상연구를 시작으로 국내 병원 및 시니어 헬스케어 시설에 메디스텝을 널리 보급할 계획”이라며 “일전에는 강남보건소와 협업해 메디스텝을 야외부스에 전시한 경험도 있다. 이때 고령자뿐만 아니라 보조기에 의지하는 분들도 최대한 보행 분석을 받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걷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라 우리는 잊고 살지만, 잘 못 걷는다는 건 그만큼 큰 두려움이다. 보행 약자와 낙상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그분들이 오랫동안 잘 걷도록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스텝을 개발해 사세 확장에 나선 박신기 대표는 그간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박신기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파킨슨병을 조기진단하는 앱을 개발했는데, 생각보다 진단이 어려웠다. 예컨대 파킨슨병은 보행 증상뿐만 아니라 안면 강직이나 떨림 등 운동증상도 있는데 이런 증상을 앱으로만 진단하기는 어려웠다”며 “앱을 사용하는 대상군도 너무 한정적이라 사업 확장이 어려웠다. 보행 분석을 주력으로 사업을 전환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 전환 후 메디스텝 개발과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고려대학교 창업지원단과 인연을 맺어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예컨대 사업비와 IR 데모데이 및 국제의료기기 품질 인증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키오스크 기반의 메디스텝을 개발할 때는 3D 프린팅을 위해 메이커스페이스를 무상으로 대여해 연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며 “지난해에는 고려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수행했다. 고려대 MOT(기술경영대학원)뿐만 아니라 고려대 세종캠퍼스와도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에이트스튜디오 “스마트폰으로 보행 분석이 당연한 시대를 만들 것”

끝으로 에이트스튜디오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박신기 대표는 “올해를 제품 판매의 원년으로 삼았다. 현재 보건, 복지 및 물리치료 업체뿐만 아니라 재활, 정형, 신경과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제품 문의를 주고 있다. 올해는 매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를 믿고 투자해 준 투자사에게도 많은 결과를 안겨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 / 출처=IT동아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메디스텝의 후속작으로 소아 보행 분석과 모바일 보행 분석, 3차원 보행 분석 등 다양한 신무기들도 준비 중이다. 우리 부모님과 우리 아이의 보행이 이상하다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진단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자사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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