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릿(PALIT) 그래픽카드 ODM으로 장사하던 이엠텍, 이제 와서 ‘공식 유통’ 한다고?

강형석 redbk@itdonga.com

버니스 린 팔릿 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왼쪽)이 이엠텍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 출처=IT동아
버니스 린 팔릿 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왼쪽)이 이엠텍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이제 이엠텍은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 모든 제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공식 파트너가 되었다. 20년 가량 이어진 팔릿(Palit)과 이엠텍의 관계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2025년 2월 5일, 이엠텍아이엔씨는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서울 용산구 소재)에서 팔릿(Palit) 브랜드를 공식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버니스 린(Bernice Lin) 팔릿 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은 이엠텍과 함께해 온 관계를 더 발전시킬 것이라 언급했다. 끈끈한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자체 제작한 감사패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버니스 린 부사장이 언급한 다음 단계는 이엠텍의 팔릿 브랜드 그래픽카드 공식 유통이었다. ODM(제조자 설계 생산) 방식이지만, 자체 브랜드 그래픽카드로 국내 시장을 이끌었던 이엠텍은 향후 단순 유통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승규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는 “팔릿은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다. 팔릿과 이엠텍이 협력해 국내 지포스 사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엔비디아 코리아도 두 파트너와 협력, 지포스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팔릿 그래픽카드 유통에 힘을 실어줬다.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게임락과 게이밍프로 등 두 가지로 출시된다 / 출처=IT동아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게임락과 게이밍프로 등 두 가지로 출시된다 / 출처=IT동아

이엠텍은 국내 유통할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 제품군을 공개했다. 화려한 외형에 성능을 강조한 ‘게임락(Gamerock)’, 기본기에 충실한 ‘게이밍프로(Gamingpro)’ 두 가지다. 게임락은 지포스 RTX 5090부터 RTX 5070 Ti까지, 게이밍프로는 지포스 RTX 5080부터 RTX 5070까지 제공해 제품군에 따른 차별을 뒀다.

게임락 제품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카멜레온 패널이다. 냉각팬 주변으로 물결 느낌의 패턴을 넣어 독특한 인상을 준다. 게이밍프로 제품은 LED 사용을 줄여 화려함은 없지만, 가격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팔릿 그래픽카드가 국내 출시되면서 이엠텍 자체 브랜드 그래픽카드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황평하 이엠텍아이엔씨 팀장은 “우선 지포스 RTX 5080ㆍRTX 5090 그래픽카드를 팔릿 브랜드로 선보인 후, 이엠텍 브랜드를 추가해 국내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다. 미라클 화이트 색상 그래픽카드를 준비 중인데 2월 중 출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에 대해 설명 중인 황평하 이엠텍아이엔씨 팀장 / 출처=IT동아
팔릿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에 대해 설명 중인 황평하 이엠텍아이엔씨 팀장 / 출처=IT동아

하지만 이엠텍 측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자체 브랜드로 유통해 온 지포스 그래픽카드도 팔릿에서 제조한 것 중 하나를 골라 패키지만 바꿔 쓰는 ODM(제조자 설계 생산) 방식으로 판매해 왔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인데 굳이 팔릿과 이엠텍 브랜드를 따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 황평하 팀장이 언급한 것처럼 이엠텍 브랜드 지포스 RTX 50 그래픽카드가 시장에 유통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엠텍 브랜드로 판매했지만, 사실 팔릿 브랜드 그래픽카드를 유통해 온 것과 다름없는데 공식 유통을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른 이유는 이엠텍 내부 사정에 있다. 2024년, 용산 유통 시장에는 이엠텍이 기업 매각을 위해 용산 중대형 유통기업 대표들과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인수 의사가 없어 매각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포 물류센터 매각과 유통 사업ㆍ직원 규모를 일부 축소했다는 이야기가 돌며 향후 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황평하 팀장은 “김포 공장은 이전을 위해 매각한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이전한 공장 규모ㆍ위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매각 관련한 설명도 상세히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들을 수 없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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