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발열 잡고 작업 효율에 충실해진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
[IT동아 남시현 기자]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는 여러모로 계산이 많이 필요한 프로세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최신의 상위 제품을 고르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좋은 제품이라는 공식이 기본이지만, 인텔 코어 울트라 200S는 조금 예외다. 정확히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 세대 대비 게이밍 성능이 부족한 점이 확인됐고, 반면 전력 효율과 작업 성능은 또 향상됐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다방면에서 발전한 제품이나,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이 제품의 한계다.
역으로 말해 게이밍 성능을 제외한다면 사무 용도나 영상 작업 등으로는 이상적인 제품이라는 말이다. 발열을 크게 낮춰 고가의 3열 쿨러 대신 공랭식 쿨러로도 충분히 성능을 유지할 수 있고, 파워 서플라이의 전력 요구도 줄어들어 견적을 조금 더 낮출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인텔 퀵싱크 등을 통해 영상 편집 등의 만족도는 더욱 좋아졌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 코드명 애로우레이크를 작업 성능 중심으로 짚어본다.
하이퍼스레딩 제거, 전력효율성 및 성능 안정성에 초점
인텔은 지난해 9월, 코드명 루나레이크의 모바일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를 처음 공개했고, 이후 10월 10일에 코드명 애로우레이크의 데스크톱 프로세서,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라인업을 공개했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는 코어 하나에 두 개의 실행 장치를 할당해 성능을 높이는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제거하고, 성능 코어 및 효율 코어의 성능을 재구성한 라이언 코브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성능 측면에서는 14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 대비 40% 향상된 저전력 성능과 15% 늘어난 다중 스레드 성능, 125W의 열설계 전력 등으로 완성도를 높였지만, 실사용 성능이 문제다. 영상 편집이나 압축, 렌더링 등 고연산 작업에 대해서는 인텔 코어 9 285K가 전작인 코어 i9-14900K에 앞서지만, 장치 최적화 및 튜닝의 문제로 실질 게임 성능이 전작보다 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미 12월 중에 한 차례 0x114 마이크로코드로 성능 최적화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게이밍 성능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로 인해 인텔은 1월 초에 다시 한번 업데이트를 약속하고, 두 번째 게이밍 성능 확보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물론 게이머들은 이미 경쟁 제품인 AMD 라이젠 7 9800X3D나 9900X3D 등을 선택하고 있어서, 업데이트가 아무리 잘나오더라도 소비자의 시선을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GA1851 소켓 도입, 발열 줄어 공랭식 쿨러도 무난
리뷰는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와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 Z890 HERO 메인보드와 인텔 아크 A770 그래픽 카드, 최대 8200MHz로 동작하는 팀그룹 티포스 익스트림 DDR5 48GB 메모리를 조합했다. 메모리는 CPU 메모리 컨트롤러와 메모리 간의 신호 전송을 향상하는 CKD 기술이 적용돼 일반 메모리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는 게 특징이다. 에이수스의 360mm 고성능 수랭식 쿨러 ROG 류진 III 360 ARGB 익스트림 모델을 사용했다. 애로우레이크는 소켓이 LGA1851로 변경됨에 따라 소켓을 정식 지원하는 쿨러를 사용하는 게 좋다.
메인보드 바이오스는 0x114 마이크로 코드 업데이트 이전인 0806 버전을 사용했고, 이후 0x114 마이크로 코드 업데이트 버전인 1302 업데이트, 그리고 1401 버전을 혼합해서 사용했다. 인텔이 CES2025 당시 언급한 추가 업데이트 버전은 1월 24일 기준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데스크톱의 3D 렌더링 성능을 파악하는 블렌더 4.3 벤치마크를 우선 실행했다. 블렌더 벤치마크는 총 세 가지의 서로 다른 3D 렌더링을 처리한 뒤, 분당 처리 프레임을 점수로 환산한 뒤 이를 모두 더한 값으로 성능을 가늠한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가 획득한 값의 총합은 560.68인데, 이는 인텔 코어 i9-14900K의 481.45점, AMD 라이젠 9 9900X의 454.82점보다 훨씬 높다. 렌더링 성능만으로는 AMD의 16코어 모델인 7950X보다 높고, 32코어인 AMD 에픽 7532에 근접한다.
10분 간 특정 화상을 처리한 값을 토대로 CPU의 성능을 가늠하는 시네벤치 2024의 결과도 좋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단일 코어 점수는 145점, 다중 코어 점수는 2406점으로 확인된다. 인텔 코어 i9-14900K가 단일 135점 대, 다중 2300점 대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 높은 값인데, 소비전력과 발열이 모두 낮은 조건임을 감안하면 실질 효율 및 성능은 훨씬 좋다.
향상된 작업 성능은 실사용 성능으로 반영된다. 화상회의나 앱실행, 사진 편집 및 3D 렌더링, 웹 브라우징 등을 통해 실사용 성능을 변별력 있게 환산하는 PC마크 10 테스트를 진행했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에센셜 점수는 1만1968점, 생산성 점수는 1만324점, 디지털 콘텐츠 생산성 점수는 2만1010점으로 확인된다.
인텔 코어 i9-14900K에 A770 그래픽 카드를 조합한 PC마크 10 결과의 경우 에센셜 1만900점대, 생산성 9300점대, 디지털 콘텐츠 생산성 1만9000점대가 나온다. 내장 그래픽 성능 향상과 작업 효율 최적화, 메모리 성능 향상 등이 작업성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비디오 렌더링 효율을 끌어올리는 인텔 퀵싱크 기능도 인텔 코어 울트라 S 시리즈의 특장점이다. 인텔 퀵싱크는 영상 인코딩 및 디코딩용 하드웨어 가속 기술이다. 일반적인 렌더링이 범용 GPU 등을 통하는 것과 달리 퀵싱크는 프로세서에 내장된 영상 처리 전용 하드웨어 코어로 인코딩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데, AV1 인코딩을 지원하는 인텔 아크 A770, 앜 B580 등과 조합하면 타사 대비 높은 효율을 갖춘 영상 작업용 PC를 구축할 수 있다.
퀵싱크는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에서 별도로 활성화하면 동작한다. 오픈소스 기반의 동영상 인코딩 프로그램, 핸드브레이크를 활용해 2분 13초 길이의 1.79GB 4K 영상을 최고 품질 FHD 30프레임 서라운드 규격으로 변환하는 속도를 비교했다. 이때 퀵싱크 없이 일반 작업으로 진행했을 때 걸린 시간은 1분 12초, 퀵싱크 활성화 상태로는 34초가 소요됐다. AV1 코덱 역시 33초가 걸렸다.
동일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9-14900K는 1분 20초가 걸렸으며, i9-12900K는 1분 39초가 소요되었던 테스트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열설계전력이 더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영상을 처리할 수 있다.
게임 성능, 아쉽지만 큰 기대 말아야
인텔 측에서는 지난 12월에 마이크로 코드를 배포하며 게이밍 성능 개선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성능 향상폭은 미미했다. 14세대 인텔 코어 i9-14900K와 인텔 아크 A770을 조합해 DX11 기반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는 파이어스트라이크 테스트 결과에서는 물리 점수가 약 54000점 대, 그래픽 점수는 35000점 대가 나왔다.
반면 0x114 코드를 적용한 PC에서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결과는 물리점수 5만4670점, 그래픽 점수는 2만7290점대로 떨어졌다. 앞서 생산성과 관련된 부분에서 인텔 아크 A770의 성능은 전작보다 소폭 높은 편이었음에도 그래픽 점수가 훨씬 낮게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인텔 측은 게임에 따른 성능 최적화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미 한 차례 업데이트에도 성능에 변화가 없었던 만큼 1월 이후 공개되는 2차 업데이트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0806 펌웨어와 0x114 마이크로 코드 업데이트 버전인 1302 업데이트, 그리고 1401 펌웨어에서 진행한 사이버펑크 2077, 검은신화 오공의 게이밍 성능은 2% 내외의 성능차이밖에 없었다.
게임 제외한 다른 작업 용도라면 OK
비록 인텔 코어 울트라 200S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랭하지만, 게임을 제외한 부분은 나쁘지 않다. 소비전력을 줄여 파워서플라이의 전력 안배에 도움을 주고, 발열도 줄어 고성능 수랭 쿨러 대신 공랭 쿨러로도 충분히 작동한다. 소켓 변경으로 새 메인보드가 출시되며 가격 자체는 조금 오른 감이 있으나, 이후 세대에서도 일단은 소켓이 유지될 상황이다.
아울러 인텔은 지난 CES 2025에서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에서 오버클록 기능을 제외한 65W급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이 제품군들은 발열이 적어 일반 공랭 쿨러로도 충분히 작동하며, 사무 및 작업용 PC 구성에 훨씬 이상적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현재 국내 판매 가격은 100만 원이며, 아랫 등급인 인텔 코어 울트라 7 265K는 57만 원대다. 게이밍 보다 영상 렌더링이나 3D 작업, 저발열 고효율 PC를 필요로 한다면 고민해보자.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