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기본기 다지기] ETF의 가치를 높이는 ‘지수’

한만혁 mh@itdonga.com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금융 상품으로, 분산 투자, 편리한 거래, 낮은 비용 등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재테크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ETF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에 IT동아는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와 함께 ETF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초보자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내려 합니다. ETF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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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의 가치를 높이는 ‘지수’


[IT동아]

ETF는 주식시장의 지수(Index)를 추종한다. 국내 대표 ETF인 KODEX200은 코스피(KOSPI)200 지수를, 미국 타이거(TIGER) S&P500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로 한다. 지수는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수치다. 이를 잘 이해하면 ETF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세계 최초의 지수, 다우 지수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 지수는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다우 지수)다. 다우 지수는 찰스 다우 월스트리트저널 편집장과 통계학자 에드워드 존스가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1896년 5월 26일 처음 소개했다. 당시에는 12개 기업 주식을 각각 1주씩 담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출했으며, 다우 지수와 개별 주식 수익률을 비교해 시장 움직임을 관찰하고 개별 주식의 상대적 수익을 비교하는 지표로 활용했다.

다우 지수는 시가총액 규모와 상관없이 미국 회사로서 역사와 대표성을 인정받는 30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종목 교체는 필요한 경우에만 이뤄진다. 최근 종목 교체는 지난해 11월에 이뤄졌으며, 인텔이 제외되고 엔비디아가 편입됐다.

다우 지수를 선보인 찰스 다우(좌), 에드워드 존스 / 출처=월스트리트저널(1889년 7월 8일)
다우 지수를 선보인 찰스 다우(좌), 에드워드 존스 / 출처=월스트리트저널(1889년 7월 8일)

나라마다 대표 지수가 있다

나라마다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지수가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는 코스피200이다. 코스피200 지수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보통주 중 기업별 전체 주식 가치인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상위 200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코스피200 지수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사용한다.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종목의 시가총액이 국내 주식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 지수는 S&P500 지수다. S&P500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국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500종목으로 구성한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S&P500 지수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TSMC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시가총액이 상위 10위 안에 들지만 대만 기업이므로 S&P500 지수에서는 제외된다.

나스닥(NASDAQ)100 지수는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으로 구성한다. 나스닥100 지수는 기업이 속한 국가에 상관 없이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네덜란드 기업 ASML이나 중국 기업 바이두도 나스닥100 지수에 포함된다.

이 외에도 영국의 FTSE100 지수, 독일의 DAX 지수,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 중국의 CSI300 지수 등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지수다.

지수 기반 펀드의 등장

과거의 펀드는 펀드 매니저 역량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투자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선입견을 바꾼 것이 1976년 존 보글이 개발한 미국 뱅가드(Vanguard)500 지수 펀드다.

뱅가드500 지수 펀드는 S&P500 지수 규칙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 매니저는 우량 주식을 발굴하는 대신 규칙에 따라 종목을 교체하는 역할만 했다. 당시 펀드 매니저의 개입이 적은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S&P500 지수는 여러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펀드의 총합으로, 각 펀드 수익률의 총합 역시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간다. 이를 이용한 덕에 뱅가드500 지수 펀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ETF 유동성의 비결, 지수

ETF의 장점은 유동성이다. ETF를 미리 매수한 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유동성 공급자(LP)가 있기 때문이다. LP는 투자자가 ETF를 매도하면 이를 매수하고 반대로 매수하길 원하면 매도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투자자는 원하는 시점에 바로 매매할 수 있다.

LP의 ETF 매수 및 매도 호가와 수량을 알 수 있는 ETF 거래 창 / 출처= 미래에셋증권 카이로스
LP의 ETF 매수 및 매도 호가와 수량을 알 수 있는 ETF 거래 창 / 출처= 미래에셋증권 카이로스

실제 ETF 거래 창을 보면 LP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이미지를 보면 1만 1790원에 매도하길 원하는 주문이 1만 2730주(빨간색 박스)다. 또한 1만 1785원에 매수하길 원하는 주문이 1만 7231주(회색 박스)다.

그 옆에는 LP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제출한 매수 및 매도 수량(검은 박스)이 나온다. 1만 1790원의 매도 수량 1만 2728주와 1만 1785원의 매수 수량 1만 7228주가 LP의 주문 수량이다. 이처럼 LP는 가격 상승이나 하락을 예상하지 않고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제출해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한다. 실제로 오른쪽 상단 파란 박스를 보면 개인 투자자가 매도한 물량을 대부분 LP가 매수했음을 알 수 있다.

LP와 투자자 간에 거래가 성사되려면 ETF 가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ETF에 지수가 필요한 이유다. ETF는 지수와 동일한 규칙으로 주식에 투자한다. ETF의 자산 가치는 지수의 가치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지수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산출해 ETF의 가치를 측정한다.

또한 LP는 ETF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 ETF 가격 하락 위험을 방어해야 한다. 이를 헤지 운용이라 한다. LP는 ETF가 투자하는 주식의 종류와 비중, 종목 변경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효과적인 헤지 운용이 가능하다.

지수 추종으로 운용 보수 절감

ETF는 지수의 규칙을 따라간다. 지수 편입 종목에 투자하고, 편입 비율에 따라 투자 비중을 결정한다. 지수 종목이 바뀌면 같은 기준에 따라 종목을 변경한다. 펀드의 경우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전문 인력을 투입하지만, ETF는 우량 종목을 발굴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 이에 ETF 운용역은 여러 종목을 동시에 관리할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덕에 투자자는 운용 보수 부담을 덜 수 있다. 펀드의 운용 보수는 펀드를 관리하는 매니저에게 제공하는 비용을 말한다. 매니저가 많다면 운용 보수 또한 올라간다. ETF는 관리 인력이 기존 펀드보다 적기 때문에 운용 보수를 낮출 수 있다.

지금까지 주요 지수와 ETF가 지수를 추종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정리하면 ETF는 지수를 추종함으로써 유동성을 확보하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투자하는 동안 발생하는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지수는 ETF의 가치를 높이고 매력적인 금융 상품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글 / 김세종 이티에프랩 대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ETF/ETN 등 다양한 금융 자산 운용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ETF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 개발사 이티에프랩을 창업했다. 현재 케이이티에프(K-ETF)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ETF 정보 및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AIST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 및 금융 자산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한만혁(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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