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앤빈 큐브위성 공모전 성료··· '공모 결과, 2026년 우주 발사로 연계'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나라 우주항공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큐브위성 발사 같은 고난도 공모전을 개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믿고 지원하신 투자자들, 그리고 학업을 진행하면서도 공모전에 열성을 다한 참가자들 덕분에 이번 공모전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스페이스앤빈은 공모전으로 확인한 가능성을 토대로 방사선 차폐, 소재 부문 시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5월 시작된 스페이스앤빈 큐브셋 콘테스트가 막을 내렸다 / 출처=IT동아
지난해 5월 시작된 스페이스앤빈 큐브셋 콘테스트가 막을 내렸다 / 출처=IT동아

스페이스앤빈의 큐브위성 개발 공모전을 마치며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이사가 밝힌 소감이다. 스페이스앤빈은 지난 5월부터 ‘위성 COTS 부품 적용을 위한 우주방사선 차폐성능 측정용 큐브위성 개발 공모전’을 개최했고, 지난 12월 심사를 마무리 한 뒤 1월 10일 최종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번 공모전이 특별한 이유는 여타의 대학생, 대학원생 대상 공모전과 달리 향후 실제로 우주 항공 발사체 탑재까지 고려한 고난도 공모전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주 발사를 고려한 ‘큐브위성 개발 공모전’


조양찬 스페이스앤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모전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조양찬 스페이스앤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모전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공모전의 목표는 스페이스앤빈의 우주방사선, 전자파, 고출력 전자기파, X선 등의 차폐 기술을 바탕으로, 초소형 위성에 고가의 우주항공 등급 부품이 아닌 일반 상용 부품의 사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면 시중의 고효율 고성능 부품을 사용하고, 고중량 차폐체를 활용할 필요가 없어져 발사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공모전은 스페이스앤빈이 주관하고, 벤처 캐피탈인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와 가이아벤처파트너스가 후원했다.

참가자는 국내 대학생 및 대학원생, 지도교수 등이 팀을 구성해 진행됐으며, 지난해 5월 접수를 마감한 뒤 6월 2주 차에 1차 평가, 11월 3주부터 한 달간 2차 평가까지 진행됐다. 최우수상은 한국항공대 KAMVA-Sat팀이 제출한 ‘KAMVA-Sat 임무 및 시스템’이 차지했고, 우수상은 초정밀 우주방사선 차폐 성능 해석 시스템을 개발한 연세대 코스모스팀, 방선 차폐구조 최적화 설계안을 만든 부경대 방사선 막아버리조 팀이 각각 수상했다.


우수상을 차지한 연세대학교 코스모스팀, 부경대학교 방사선 막아버리조 팀 / 출처=IT동아
우수상을 차지한 연세대학교 코스모스팀, 부경대학교 방사선 막아버리조 팀 / 출처=IT동아

조우리 연세대 방사선융합공학과 학생은 “방사선 시뮬레이션을 통해 큐브위성의 차폐체 두께, 소재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방법론을 제출했다. 상용 패스트라드 프로그램과 몬테카를로 방법 결과값을 비교해 방법론의 완성도를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과 최지원 학생은 “수상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6개월에 걸친 평가와 전반적인 도움을 준 스페이스앤빈 측에 감사하며, 이번 활동을 통해 우주방사선과 큐브위성 차폐체에 대한 전반적인 학습을 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황진하 부경대 기계공학부 조교수는 “벌집 모양의 차폐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해석 기법을 개발했다. 관련 내용은 지난 12월 대한기계학회에 허니콤 구조 한계하중 분석을 위한 등가강성 기반 간략 유한요소 구조 해석 기법이라는 논문으로 제출할 만큼 완성도를 갖췄다”라고 말했다. 김범진 부경대 기계공학부 석사과정은 “취직이 어려운 시기에 실무적인 공모전을 마련해 주신 점에 감사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권역 사람들과 우주 산업에 대해 소통할 수 있었고, 기술과 관련한 많은 협력 기회를 얻었다”라고 답했다.

우승 차지한 한국항공대 팀, 스페이스앤빈과 함께 누리호 부탑재위성 공모전까지 도전


우승을 차지한 한국항공대 KAMVA-Sat 팀, 팀 자체는 조우민(좌) 팀원과 성현모 팀장(우)외 다섯 명이 더 있다 / 출처=IT동아
우승을 차지한 한국항공대 KAMVA-Sat 팀, 팀 자체는 조우민(좌) 팀원과 성현모 팀장(우)외 다섯 명이 더 있다 / 출처=IT동아

이번 공모전 우승은 한국항공대 KAMVA-Sat팀이 제출한 큐브위성 설계안인 ‘KAMVA-Sat 임무 및 시스템’이 차지했다. 현재 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과정 중인 성현모 팀장을 포함해 총 일곱 명이 한 팀이다. 이 팀은 성현모 팀장이 시스템 엔지니어를, 조우민 팀원이 명령 및 데이터 처리계를, 나머지 다섯 명이 구조계, 열 제어계, 자세제어계, 통신계 등을 각각 맡고 큐브 위성 조립부터 시험까지 다 가능하다.

성현모 팀장은 “이번에 제출한 KAMVA-Sat은 우주 환경에서 방사선 차폐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위성 체계다. 발사 목표는 고가의 우주급 부품 대신 상업용 고성능, 저비용 제품을 탑재하고, 스페이스앤빈의 차폐 성능 구조를 통해 일반 상용 제품이 극심한 온도차, 우주 방사선에 견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항공대는 위성 개발 기술을 갖춰 새 위성 체계 개발은 어렵지 않으나, 방사능 차폐를 고려한 탑재체를 구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세 설계 과정에서 궤도 열 해석, 발사환경 진동 시험 등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검토 회의 과정에서 궤도 해석이나 방식 등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였다”라고 말했다. 발사에 성공할 경우 고가의 우주급 소자 대신 더 작고, 성능이 좋은 부품을 사용해 우주 발사체 시장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공모전의 최종 목표는 KAMVA-Sat 팀이 설계한 위성에 스페이스앤빈 솔루션 기반의 제품을 탑재해 우주 발사 경험, 그리고 솔루션 실증을 모두 달성하는 것이다 / 출처=스페이스앤빈
이번 공모전의 최종 목표는 KAMVA-Sat 팀이 설계한 위성에 스페이스앤빈 솔루션 기반의 제품을 탑재해 우주 발사 경험, 그리고 솔루션 실증을 모두 달성하는 것이다 / 출처=스페이스앤빈

성현모 팀장은 “국내에서 위성 개발 공모전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했던 큐브위성 대회 말고는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공모전은 실무형, 교육 목적에서 큰 도움이 됐고, 또 학생 입장에서 부족한 면을 다른 관점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이 중요한데, 이를 완벽하게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조우민 팀원 역시 “우주 선진국에서는 이런 공모전이 많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 게다가 우주 항공 쪽이 국가 핵심 기술을 다루다보니 실무형 프로그램은 더더욱 없다. 다행히 글로벌 우주 항공 트렌드가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민간 주도의 우주 항공 시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현웅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 우주 개발 시장의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의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스페이스앤빈이 큐브위성 공모전을 통해 우수한 아이디어 발굴과 인력 양성에 선도적으로 투자한 점에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으로는 큰 규모의 공모전,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의 지원 커

올해로 설립 4년 차인 스타트업이 우주 발사까지 제공하는 큰 스케일의 공모전을 열 수 있었던 것은 투자사인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 가이아벤처파트너스의 지원이 컸다. 김세연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스페이스앤빈과는 투자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만나며, 민간 주도의 우주항공 시장 육성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실제 제품을 우주로 띄워서 성능을 보여줌과 동시에 인재 육성까지 해보자는 생각에 공모전을 기획했다”라면서, “국내 대학원 중에서도 큐브 위성을 제작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은데, 이들의 시간과 노력에 부합하는 수준의 상금과 결과를 제공하다 보니 우주 발사체까지 제공하는 수준으로 규모가 커졌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공모전은 김세연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의 과감한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 출처=IT동아
이번 공모전은 김세연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의 과감한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 출처=IT동아

블루버스 측에서도 한호림 블루버스 인베스트먼트 최고 제품 책임자(CPO)가 직접 참여해 1차 및 2차 심사, 각 팀별 개념설계 검토회의와 상세설계 검토회의를 모두 도왔다. 한호림 CPO는 미국 오비탈사이언스, 레이시온 우주 및 항공 시스템, 토요타 기술 센터 등을 거친 항공우주 전문가다.

김세연 대표 역시 주요 심사에 참여했고, 공모전의 목적의 부합 여부와 달성 목표 등을 주로 심사했다. 김세연 대표는 “심사 과정에서 공모 목표의 달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봤다. 부경대 팀의 경우 허니컴 기반으로 기계공학적 방면에서 접근했고, 연세대 팀은 차폐체 관련 시뮬레이션의 완성도 측면으로 접근성을 높여 목표를 달성했다. 설계력을 가진 KAMVA-Sat팀은 공모 목적을 잘 부합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면서, “참여한 학생들, 그리고 스페이스앤빈 모두가 연구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말했다.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기념 촬영을 했다 / 출처=IT동아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기념 촬영을 했다 / 출처=IT동아

김세연 대표는 공모전을 넘어 스페이스앤빈의 새로운 시도들이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내리라 믿는다. 김세연 대표는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투자 자체가 정량적 재무제표 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아이디어와 현실화 능력, 경영진을 종합적으로 본다. 스페이스앤빈에 투자한 이유는 확장성이다. 현재 주력 제품이 인공위성용 우주방사선 차폐체인데, 향후 전기차 무선 충전 시스템에 전자파 차폐를 한다던가, 전자기 펄스, 의료 방사선 차폐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공모전은 국내 항공우주 시장 전체에서는 작은 시도지만, 그 결과는 크게 돌아올 수 있다. 이번에 거둔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항공우주 인력양성과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26년 발사예정인 누리호 5차 발사 부탑재 위성 공모전 참여로 모두에게 도움되는 결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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