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F 2024] 넥시빌 임정현 대표, 자동화를 통한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 견인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x 한국기술벤처재단]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기술 마케팅, 글로벌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며,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입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건설 정보 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이하 BIM)은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입니다. 시스템 구축(SI) 업체들 중, 넥시빌은 웹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꾸준히 쌓아왔습니다. 특히 개발 효율성을 위해 노코드 프레임워크를 자체 개발한 기술력은 독보적이라 생각하며, 이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BIM은 글로벌 디지털 데이터 표준으로,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건설 관련 종사자라면 널리 활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임정현 넥시빌 대표는 지난 2013년 서울대학교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건설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이어서 2018년에 넥시빌을 창업했다.


임정현 넥시빌 대표, 대표 서비스는 노코드 기반 웹앱 개발 플랫폼 ‘디자인익스프레스’다 / 출처=IT동아
임정현 넥시빌 대표, 대표 서비스는 노코드 기반 웹앱 개발 플랫폼 ‘디자인익스프레스’다 / 출처=IT동아

그는 BIM 자동화에 대한 디지털화 과정을 논문으로 발표하는가 하면, 국토교통부나 세종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며 국내 건설업계의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있다. 임정현 대표를 만나 BIM 자동화 솔루션과 ‘디자인익스프레스’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자동화 소프트웨어 도입, 새로운 디지털 산업 현장의 열쇠’

넥시빌(Nexivil)은 차세대 문명이라는 뜻의 ‘Next Civilization’이라는 영어 단어에서 이름을 착안했다. 임정현 대표는 “차세대 문명은 디지털 문명이 되고, 이를 위해서는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 넥시빌이 건설 부문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 범주는 정해져 있지 않고, 전 산업 영역으로 가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재 주력 사업 분야는 BIM 자동화다. 건설 현장의 BIM 도입은 국토부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사안인데, 아직은 수작업으로 모델링을 수행하는데 앞으로 보다 많은 요구 사항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를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솔루션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현 대표가 넥시빌의 플랫폼에 대해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임정현 대표가 넥시빌의 플랫폼에 대해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그렇다면 건설 현장에서 BIM은 누가 어떻게 구축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활용될까? 임정현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 정보가 필요한 모든 인력이 도면을 다룬다. 도면 자체가 정확하게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소통 방식이다. 하지만 도면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를 대체하는 보다 명확한 디지털 방식이 BIM이다. BIM은 주로 설계 단계에서 생성되고 구조물의 전생애주기를 통해 디지털 트윈으로써 활용되는 데이터이다. 하지만 실무에서 BIM 데이터를 다룰만한 소프트웨어가 아직은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BIM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있어서 정형화된 구조물의 경우 템플릿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고, 이 템플릿은 디자인익스프레스를 통해 보다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디자인익스프레스는 고가의 소프트웨어가 아닌 웹브라우저 상에서 동작하는 웹앱으로 지원되고, 노코드 편집기를 통해 코딩을 몰라도 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놓았다. 개발자라면 데이터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어 개발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는 “건설산업 분야에는 개발 인력이 거의 없다. 일단 서비스의 원리 등을 설명해서 도입하고, 그 다음에는 시각화를 기반으로 작업을 돕는다. 코딩을 몰라도 블럭 형태로 작업할 수 있고, 라이브러리 구축과 활용 등이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넥시빌의 ‘디자인익스프레스’ 실제 시행 화면, 웹에서 노코드 방식으로 BIM 자동화를 할 수 있다 / 출처=넥시빌
넥시빌의 ‘디자인익스프레스’ 실제 시행 화면, 웹에서 노코드 방식으로 BIM 자동화를 할 수 있다 / 출처=넥시빌

BIM 자동화 템플릿 개발 과정은 매개변수의 상관관계를 정의하는 파라메트릭 디자인으로 이뤄진다. 덕분에 캐드 프로그램으로 수작업 처리해야 했던 작업도 매개변수 조정으로 더 편리하게 자동화된다. 임정현 대표는 “BIM 자동화 템플릿을 처음 도입한 분야는 교량 거더 부문이다. 국내 최대 교량 전문 기업 인터컨스텍은 디자인익스프레스로 거더 제품 전종을 자동화했고, 작업에 들어가는 인력이 줄어도 수주 업무를 그대로 해결할 만큼 업무 효율성이 늘었다. 또 기존에는 사람이 작업해 자잘한 오류가 있었는데, 자동화 솔루션은 이런 문제가 거의 없어 작업 완성도도 훨씬 높다”라고 답했다.

디자인익스프레스,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인정받는 단계

디자인익스프레스의 활용도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임정현 대표가 2018년 넥시빌 창업 이후 계속 사업 확장을 준비해 왔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수자원공사, DL이앤씨, 현대건설, 한국전력기술 등과 개념증명(PoC), 프로젝트 공동 진행 등을 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전력기술과 현대건설은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주요 협력사다.


임정현 대표는 한국기술벤처재단의 도움으로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임정현 대표는 한국기술벤처재단의 도움으로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임정현 대표는 “현대건설과의 프로젝트는 현장에서 CCTV를 활용하여 안전관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동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한다. 정확도를 높이려면 AI가 학습하고, 이를 반복 수행하며 다듬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처리 자원이 많이 든다. 이를 최적화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현재 개발 방향”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국전력기술과는 중소기업 협력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기술의 개발 자산은 원자력 발전소 설계와 관련이어서 데이터 자체가 내부망 기반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디자인익스프레스를 활용하여 자동화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 말했다.


현대건설과 진행중인 CCTV와 AI를 활용한 안전관리 데이터 자동 생성 솔루션 / 출처=IT동아
현대건설과 진행중인 CCTV와 AI를 활용한 안전관리 데이터 자동 생성 솔루션 / 출처=IT동아

넥시빌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배경에는 정부 기관의 지원도 있었다. 넥시빌은 지난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등에서도 자금력을 보탰다. 아울러 넥시빌은 2024 창업도약패키지 지원 사업을 통해 한국기술벤처재단으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 임정현 대표는 “한국기술벤처재단은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사업화 지원을 해주고 있다. 특히 사업화를 위한 필수 단계인 PoC를 대기업과 연계해준 덕분에 현대건설과도 기술증명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뜻깊다”라고 답했다.

“쉽지않은 B2B 소프트웨어 기업의 길, 고객 보고 가겠다”

마지막으로 임정현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환경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넥시빌이 가야하는 방향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임정현 대표는 “사실 개발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기술 중심의 B2B 기업에 대한 지원 기회가 B2C 기업만큼 많지 않다. 지원 기준 자체가 기존 선례를 많이 따르는데, B2B 소프트웨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의 기간이 길어 벤처캐피탈과 엔젤 투자 또한 투자를 주저하는데, 정부 기관 에서는 장기간을 바라보고 꾸준히 지원하는 선구적 태도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B2B 스타트업일수록 기술 개발의 비중이 높을 테지만, 사실은 고객의 수요를 꾸준히 들어야 품질과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 첫 기회가 기술증명 단계이고, 이를 잘 수행해야 본 계약으로 이어지고, 그 다음 후속 과제도 만들어진다. 신뢰와 기술을 동시에 쌓아야 고객은 저절로 찾아온다고 믿는다. 이런 기준으로는 넥시빌도 이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며,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기술로 모두가 신뢰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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