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미래내일] 청년 일경험 우수 팀 “연구 구체화, 실무 경험 값진 시간”
[IT동아 차주경 기자] 고려대학교는 고용노동부·대학·기업이 힘을 모아 청년 기술 인재를 돕는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청년 일경험 프로그램(이하 청년 일경험)’을 최근 성공리에 마쳤다. 상하반기에 각각 1기와 2기를 진행한 이 사업에 140여 명의 예비 기술 인재들이 참가,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실무 경력을 쌓았다.
청년 일경험 1기와 2기 종료 후, 고려대학교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공개하고 경험을 나누도록 성과 발표회를 열었다. 우수 참가자를 심사로 선정해 상금과 해외 연수 기회도 줬다. 11월 5일 열린 청년 일경험 2기 성과 발표회에서 1위는 럭타임 팀, 2위는 패스트 포 팀, 3위는 오뭐입 팀이 각각 차지했다.
고려대학교 청년 일경험 2기 우수 팀 럭타임과 패스트 포를 만나 이번 사업에 참가한 소감을 물었다.
럭타임 “기술 기업의 직무 이해하고 경험한 소중한 시간”
럭타임의 팀원들은 고려대학교 소프트웨어 창업학회 NEXT 소속으로, 이미 진행하던 연구를 청년 일경험과 연계해 성과를 만들었다. 이들이 개발한 것은 사용자가 지정한 웹 사이트 서버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주는 웹 사이트 ‘럭타임’이다.
인기 있는 콘서트의 티켓 예매, 대학의 수강 신청, 쇼핑몰의 이벤트나 쿠폰 배포 등 선착순 행사에 참가하려면 정확한 서버 시간을 찾아 발빠르게 신청해야 한다. 서버 시간을 알려주는 웹 사이트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1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오차가 크거나 실제 서버 시간을 알려주지 못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도 구식이라 사용하기도 번거롭다. 럭타임은 이것이 당연하게 여겨진 채 꾸준히 쓰이는 것을 문제로 받아들였다.
이에 럭타임 팀은 정확한 서버 시간을 실시간 계산해 전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웹 사이트로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올바른 서버 시간을 확인하기를 바라면서, 이 웹 사이트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쓰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까지 최적화하자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이들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서버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준다는 입소문이 온라인에서 돌며,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하루 방문자 수가 1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럭타임 팀은 청년 일경험 사업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비용을 충당했다. 인지도를 높일 퍼포먼스 마케팅과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줄 새 서비스인 실시간 채팅 기능도 적용했다.
럭타임 팀은 청년 일경험 사업 덕분에 디지털 서비스의 디자인과 개발, 마케팅과 영업 등 운영 지식 전반을 쌓았다고 말한다. 새 서비스 기획과 도입, 광고 집행 등 스케일업 경험도 함께다. 각 운영 부문의 업무를 깊이 있게 경험한 덕분에 기업에서 어떤 직무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이해했다고도 말한다.
이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특정 연구 개발 주제를 현실화한 것, 이 과정에서 생긴 여러 문제를 해결한 것, 이 경험을 토대로 팀원들이 각자의 지식의 범위를 넓히고 미래의 진로를 설계한 것 역시 청년 일경험의 긍정 효과로 소개했다.
럭타임 팀은 예비 기술 인재들에게 청년 일경험 참가를 적극 추천한다고 밝혔다. 팀원이 모여 실전 직무 경력을 쌓고 결과물을 만드는 점, 다른 팀 혹은 학회원과 교류하며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점, 이를 통해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며 각자의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자금 지원도 요긴해 기술과 연구 개발 주제를 현실화하고 서비스를 운영할 때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패스트 포 “기업과 함께 보안 전문가로 성장할 디딤돌”
패스트 포 팀 역시 고려대학교 소프트웨어 창업학회 NEXT의 구성원들이다. 이들은 앞서 특정 주제를 참가자들이 해결하는 방식의 청년 일경험 1기에 참여했다. 이어 기업과 연계해서 실전 연구 개발을 하도록 돕는 2기에도 참가해 역량을 쌓기로 결정한다.
패스트 포 팀은 참여기업이 제시한 ‘Local LLM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제일브레이킹 분석 도구’를 만들었다. 인공지능은 범죄를 저지르는 방법처럼 윤리에 벗어나는 질문,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질문을 교묘하게 하면 간혹 금지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답변 범위를 피해 금지된 정보를 얻으려는 행위를 제일브레이킹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업계는 윤리를 지킬 목적으로 제일브레이킹을 막을 연구를 이어간다. 논문도 여러 편 썼다. 패스트 포 팀은 제일브레이킹을 미리 탐지하고 이것을 데이터베이스에 더하는 자동화 플랫폼을 만들었다.
정보통신기술의 총아인 인공지능을 다루는 것은 아주 어렵다. 패스트 포 팀은 제일브레이킹 기법을 찾아 정리하고 이것을 막을 프롬프트(인공지능에게 입력하는 대화) 유형을 추출했다. 어려운 작업이기에 참여 기업의 도움을 받아 관련 논문을 찾았고 청년 일경험이 제공한 인공지능 교육도 꾸준히 받았다. 이 과정을 거쳐 기업의 요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준에 맞는 프롬프트를 분리하고 유형별 주요 통계까지 만들었다. 덕분에 어떤 프롬프트 유형이 제일브레이킹에 취약한지 정보를 정리했다.
패스트 포 팀을 이끄는 김정현 팀장은,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 참여 기업의 핵심 기술인 보안 탐지 솔루션에 힘을 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참여 기업이 협업 기회와 실무 지식을 아낌 없이 전수했고, 중간 발표와 피드백 등 소중한 경험을 준 덕분에 가능했다고도 말했다.
패스트 포 팀은 이 경험을 살려 청년 일경험 성과 발표회에서 자신 있게 결과물을 선보였고 2등을 수상, 2024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공모전 프로젝트에 진출했다고도 밝혔다. 김정현 팀장은 인공지능 보안의 지식과 경험을 쌓은 팀원들이 개발자 혹은 보안 전문가로 자라는데 필요한 역량도 쌓았다고 말했다.
패스트 포 팀은 연구자나 개발자의 길을 걸으려는 학생이라면 청년 일경험에 참가,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받고 경험도 쌓으라고 추천했다. 연구 개발 아이디어나 주제가 있지만, 실행할 여력이 없는 이들에게도 청년 일경험을 권했다. 김정현 팀장은 특히 청년 일경험의 기업 연계 프로젝트가 유용했다고 말한다. 기업과 함께 실무 주제를 연구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값진 경험을 한다는 이유였다.
이번 사업을 마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올해 처음으로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을 진행하며 참여자들에게 직무체험을 넘어선 성장과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함께 소통하며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도 쌓았다. 이번 여정을 소중한 밑거름으로 삼아 2025년에는 더욱 체계적이고 성숙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큰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