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반프 [3] 정예솔 전략총괄 “반프의 가치, 글로벌 시장에서도 매력적”
[IT동아 x SBA] IT동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참여기업 중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 인터뷰로 발전사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딥테크 스타트업 반프(BANF)는 주행 중인 자동차 타이어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통해 타이어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반프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타이어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이어 관리 및 운영 효율을 높이고, 타이어 관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타이어 수명을 연장하고,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는 등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덕분에 반프는 글로벌 자동차 및 타이어 제조사, 물류 기업 등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볼보그룹 캠프엑스, 미국 플레이앤플레이 육성 프로그램, 독일 함부르크 스케일업 랜딩패드, DHL 패스트 포워드 챌린지 등 글로벌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지난 10월에는 북미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배틀필드 2024’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톱20에 선정되기도 했다.
반프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글로벌 스케일업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총괄도 새롭게 영입했다. 정예솔 반프 전략총괄을 만나 반프의 기술력과 잠재력, 글로벌 사업 개발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명확한 방향성, 구성원에 대한 존중에 끌려 입사
IT동아: 안녕하세요, 정예솔 총괄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예솔 총괄: 안녕하세요, 반프 정예솔입니다. 저는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IT 등 여러 산업의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국내 최초 임팩트 투자 펀드 D3쥬빌리파트너스에서 심사역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글로벌 투자자로 성장하고 싶어서 미국으로 넘어가 예일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이수하며 오아시스 에퀴티 파트너스(Oasis equity partners), 스트라토스피어 파트너(Stratosphere partners), 에코 리버 캐피탈(Echo river capital), 월레마이 캐피탈(Wollemi Capital) 등 여러 글로벌 투자사에서 일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아이를 출산하면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내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저와 잘 맞는 스타트업을 찾았고, 그 결과 현재 반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반프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정예솔 총괄: 미국 투자사에서 일한 경험을 계기로 국내 유망한 스타트업을 미국 투자사에 소개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여러 스타트업을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그 과정에서 반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이 인상적이어서 눈여겨봤죠.
IT동아: 반프에 합류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예솔 총괄: 저는 커리어를 결정할 때 스스로에게 4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왜 이 일인가(Why this business)? ▲왜 이 회사인가(why this company)? ▲왜 나인가(why me)? ▲왜 지금인가(why now)? 가 그것입니다.
저는 혁신적인 기업이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산업 중 가장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가 이뤄질 때 임팩트가 큰 분야를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혁신적인 기업을 찾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당시 제가 찾은 분야는 핀테크, 헬스케어, 모빌리티였습니다. ‘왜 이 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죠.
‘왜 이 회사인가’에 대한 답은 구성원을 존중하는 반프의 조직 문화에서 찾았습니다. 투자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스타트업에 마지막까지 중요한 것은 구성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 면접 볼 때 유성한 대표가 저를 상대로 IR을 하더라고요. 투자자가 아닌 입사 지원자에게 IR을 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모든 면접 자리에서 IR을 한다고 해요. 이를 통해 반프는 지원자가 자신의 인생을 투자하려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구성원을 존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일하는가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통화가치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한 나라의 통화를 다른 나라 통화와 비교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통화가치는 사람에게도 적용됩니다. 사람의 실질적인 가치뿐 아니라 상대적인 가치도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반프는 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인재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나인가’의 경우 제 경력과 역량이 반프의 퀀텀 점프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고, ‘왜 지금인가’에는 MBA 졸업 이후 제대로 일을 해보자는 욕구가 생겼는데, 반프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반프는 안 망할 것 같은 기업이었습니다. 기업이 안 망하려면 사업을 잘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아이템과 저렴한 가격 정책을 갖춰야 해요. 반프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반프는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타깃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파악하고 수익화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사업성을 중시하는 명확한 방향성이 저와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사실 저는 당시 반프가 원하는 인력은 아니었어요. 반프는 해외 사업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었는데 저는 투자나 사업 운영 효율화, 컨설팅 경험이 더 많았죠. 하지만 직무보다는 반프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IT동아: 현재 반프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정예솔 총괄: 반프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글로벌 고객 대상 노출 증대, 글로벌 투자 유치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이 많은 것을 즐기는 성향이고, 아직 배워야 할 것과 개발하고 싶은 업무 역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반프에서의 생활에 만족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은 데다 구성원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반프의 가치와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할 것
IT동아: 현재 반프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이 반프와 협업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예솔 총괄: 너무 간단합니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크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친환경 정책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라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친환경이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고,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이 친환경 관련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에게는 연료 효율 15%, 타이어 수명 10%를 개선하는 저희 솔루션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이라는 키워드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 중 하나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트럭 타이어 탈거 사고로 건너편에서 주행 중이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즉사한 사고가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만 1만 1000건의 타이어 탈거 사고가 발생합니다. 사상자는 600명 이상이고요. 저희 솔루션으로 측정한 타이어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런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안전한 드라이빙,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 역시 글로벌 기업이 저희에게 매력을 느끼는 요소입니다.
IT동아: 전략총괄로서 반프의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 전략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예솔 총괄: 저는 브랜딩, 투자 유치, 파트너십 3가지 부분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브랜딩 측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명확한 타깃 시장을 설정했고,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기술력도 우수합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에 저는 글로벌 고객에게 반프를 많이 노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리소스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투자 유치의 경우 글로벌 투자사를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투자 유치는 평생의 고민을 나눌 반려자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 사업을 잘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투자자를 만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고, 좋은 파트너를 소개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파트너십은 지금 단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희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상품화 이전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중요합니다. 그에 따라 빠른 성장을 실현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파트너십 체결 시 주고받을 수 있는 기대 효과와 성장 동력,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시장 및 고객의 가치를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전략적으로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저희 솔루션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기업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반프의 역량을 강조하는 것 또한 글로벌 입지 강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죠.
IT동아: 마지막으로 반프를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예솔 총괄: 저의 목표는 반프를 미국 주식 시장 나스닥(NASDAQ)에 상장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기술력만으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그런 경험은 반프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글로벌 전략을 수립 및 실행하고 구성원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빠른 성장을 달성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반프에 오래 다니고 싶습니다. 회사를 오래 다니려면 저와 회사의 성장 속도가 잘 맞아야 합니다. 서로 속도를 맞추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일을 벌이고 빠르게 실행하는 편인데, 반프의 경우 할 일이 많고 빠르게 성장합니다. 자연스럽게 저 역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죠. 그런 부분에서 저와 잘 맞는 회사입니다. 오래 다니고 싶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