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그래픽 성능 강화’한 인텔ㆍAMD 차세대 CPU, 게이밍 UMPC에 다시 힘 실릴까?
[IT동아 강형석 기자] 인텔과 AMD는 차세대 모바일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했다. 인텔은 코드명 루나 레이크(Lunar Lake)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Core Ultra Processor Series 2), AMD는 코드명 스트릭스 포인트(Strix Point)인 라이젠 AI 300 시리즈(Ryzen AI 300 Series)를 각각 공개한 것이다. 두 CPU 모두 새로운 설계 구조를 적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차세대 프로세서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다. AMD는 최대 50 TOPS(1초당 1조회 정수연산), 인텔은 최대 48 TOPS의 처리 능력을 갖춘 신경망 처리장치(NPU)를 앞세웠다. 향후 노트북 PC 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온-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를 위한 설계다.
CPUㆍNPU가 변화하는 시대를 위한 준비라면 시장이 당장 기대하는 부분은 그래픽 처리장치(GPU)다. 두 CPU는 기본적인 컴퓨팅 성능 외에 통합 GPU 성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통합 GPU만으로 풀HD 해상도(1920 x 1080) 수준의 게이밍 처리가 가능할 정도다. 화려한 그래픽을 동반한 게이밍 체험은 어렵더라도 휴대하며 가볍게 즐기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이다.
통합 GPU 성능의 향상은 노트북 PC가 아닌 휴대용 게이밍 PC(게이밍 UMPC)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현재 게이밍 UMPC가 모바일 PC용 CPU를 쓰는 만큼, 그래픽 처리 능력이 향상된 차세대 CPU를 쓴다면 게이밍 몰입감 개선이 가능하다.
향상된 3D 처리 능력에 인공지능 업스케일링 기술까지 ‘통합 GPU는 진화 중’
인텔은 CPU에 따라 아크 그래픽스(Arc Graphics) 130V 혹은 140V를 적용했다. 코어는 아크 그래픽스 130V가 7개, 140V가 8개다. 이름은 데스크톱 그래픽카드 및 이전 세대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등에 쓰인 것과 같지만, 2세대 Xe 설계로 3D 그래픽 처리 성능을 높였다. 인텔은 이전 세대 아크 통합 GPU 대비 평균 31% 성능 향상을 낸다는 입장이다.
AMD 라이젠 AI 300 시리즈에 적용된 통합 GPU는 라데온 890M과 880M이다. CPU에 따라 RDNA 3.5 설계가 적용된 그래픽 처리 코어 12개 혹은 16개가 적용된다. 데스크톱용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쓰이는 설계와 큰 차이가 없지만, 샘플링 처리 구조를 개선해 모바일 PC 환경에 최적화했다.
통합 GPU 성능 향상도 중요하지만, 고성능 GPU 대비 제한적인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인텔과 AMD는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학습된 그래픽 데이터를 활용해 저해상도 화면을 선명하게 묘사하거나 부족한 화면 사이에 보정 화면을 삽입해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식이다.
2024년 9월 12일, AMD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 내 통합 GPU로 게임 내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 2(AFMF – AMD Fluid Motion Frame)’ 기술 지원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게임 화질은 최대한 확보하면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제공한다. AMD 자료에 따르면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 기준, 풀HD 해상도와 낮은 그래픽 효과를 적용해 최대 57 프레임 가량 나오는 기본 움직임을 최대 100 프레임까지 높여준다.
인텔도 Xe슈퍼샘플링(XeSS – Xe Super Sampling) 기술로 게임 내 그래픽 품질과 부드러운 움직임을 제공한다. 인텔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월 공개된 XeSS 1.3 기준, 코어 울트라 7 155H 프로세서로 평균 8% 이상 개선된 성능 경험이 가능하다. 인텔은 인공지능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로는 후발주자지만, 꾸준한 학습으로 ▲화면 깜박임(플리커링) ▲물결무늬 현상(모아레) ▲잔상효과(고스팅) 등을 빠르게 개선 중이다.
AI PC 외에도 게이밍 UMPC 시장 확대 기대감
스팀덱(Steam Deck)을 시작으로 ▲에이수스 ▲레노버 ▲MSI 등 노트북 제조사들이 다양한 게이밍 UMPC를 선보였다. 이 중 MSI를 제외하면 대부분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쓴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1까지만 해도 통합 GPU 성능이 AMD 대비 낮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AMD와 인텔의 차세대 통합 GPU는 성능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는 향후 게이밍 UMPC의 플랫폼 선택지 확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정 제조사에 치우친 게 아니라 AMD와 인텔 제품군 중 가격과 성능 등 목적에 따라 여러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장조사기업 리서치 네스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게이밍 PC 시장은 530억 달러로 2036년까지 189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데스크톱 및 노트북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지만, 하드웨어 시장이 성장세임을 보여주는 예다. 특히 게이밍 UMPC는 휴대성과 PC 기반의 소프트웨어 활용성 측면에서 이점이 존재하기에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