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P “메종·오브제 디자인 코리아 관, 韓 기업 세계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이름난 예술 작품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 받는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발휘하는 덕분이다. 같은 이치로 매력 있는 디자인과 이를 반영한 상품은 지역,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코카콜라의 유리 병,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겠다. 이들 상품은 수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한 나라의 디자인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 된다. 디자인과 상품은 나라의 주요 경쟁력이다.
그래서 세계 디자인 선진국들은 자국의 디자인 기업이 문화, 개성을 살려 결과물을 만들도록 돕는다. 이 결과물을 상품에 반영하도록 적극 지원한다. 이들을 세계에 알리는데 집중한다.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과 기업의 발전을 이끄는 기관 한국디자인진흥원(이하 KIDP, 원장 윤상흠)도 그렇다.
KIDP가 선택한 세계 진출 통로는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생활 소비재·인테리어 전시회 ‘메종&오브제’다. 이 행사에는 매번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활약하는 브랜드 2500개 이상이 참여한다. KIDP는 2022년부터 이 곳에 우리나라의 유망 디자인 기업을 알릴 전시관 ‘디자인 코리아’ 관을 세웠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통 요소들을 디자인으로 만들어 전시관에 반영, 세계 관람객과 디자인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22년 KIDP는 우리나라 유망 디자인 기업들과 함께 처음으로 메종&오브제에 참가해 ‘점’과 ‘면’을 살린 디자인 코리아 관을 세웠다. 다음 해인 2023년 메종&오브제 디자인 코리아 관에는 세계 주요 디자인 바이어 100여 명과 관람객 약 72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 33곳의 상품 100여 점의 다양한 개성이 아우러져 만든 조화로운 풍경에 매료됐다. 덕분에 이 곳에서 디자인 비즈니스 상담이 650여 회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176억 원에 달하는 상담액을 기록했다.
점과 선과 면, 칸 등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멋을 전시관에 반영한 KIDP는 2024년에는 반만 년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나타내는 색 ‘오방색’을 현대 관점으로 다시 해석, 디자인 코리아 관에 배치했다. 빨간색(불)·파란색(나무)·노란색(흙)·하얀색(쇠)·검은색(물) 오방색이 어우러진 모습은 관람객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이 인상은 곧 한국 대표 브랜드로서의 신뢰감으로 바뀔 것이다.
이 효과를 더욱 좋게 하려고, KIDP는 디자인 코리아 관의 위치를 생활 소비재 전시관인 2홀 스마트 기프트 관의 정문 첫 번째 줄로 잡았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오방색, 그리고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의 작품을 보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렇게 꾸며진 메종&오브제 디자인코리아 관에는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 25곳의 작품 100여 개가 자리 잡았다. 영리영리는 다양한 소재와 모습을 가진 주얼리 제품, 피그랩은 재활용 소재의 친환경 문구, 로우로우는 초경량 고강도 여행용 트렁크와 가방을 선보인다.
스텍업은 생분해 바이오 소재 식품용기를, 헤리터는 칼과 도마 세트 등의 키친웨어, 도블레는 칼집이 나지 않는 도마를, 유닉스는 헤어 스타일러 겸 드라이어를, 리빙케어는 친환경 정수기를 메종&오브제에서 공개한다. 조개 모양 수저받침을 만드는 세라믹 브랜드인 이악크래프트, 민화와 장인의 솜씨가 녹아든 가구를 선보인 퍼민의 전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폐병뚜껑으로 유아용 장난감을 만든 플레이31, 필터식 욕실용품을 개발한 이온폴리스, 충전식 조명을 상용화한 모바일 아일랜드도 디자인코리아관에 자리를 꾸몄다.
리벨롭은 친환경 위생용품을, 로브라운은 오디오 마니아를 위한 목재 가구를 각각 전시한다. 한국 문화를 반영해 문구류를 만든 버금, 안전과 효율을 모두 가진 테이프 커터로 유명한 텐도, 예술 작가와 협업해 소품을 만드는 라이프앤콜렉트도 KIDP와 함께 상품을 세계에 알린다.
누지의 자세교정 인체공학 의자, 마마포레스트의 무독성 위생용품, 디에스피의 항균 스테인리스 주방용품처럼 개성 있는 제품도 메종&오브제를 빛낸다. 인테리어 오브제를 선보이는 에크리에파팡, 손쉽게 붙이고 떼는 인테리어 필름 브랜드 스페이스테일러, 폐방화복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노이다, 이동식 TV 수납장을 선보인 메리폰더도 디자인 코리아 관에서 이름을 알렸다.
KIDP는 메종&오브제 디자인 코리아 관에 참여한 기업들의 전시장 임차료, 전시관 기획과 상품 운송, 비즈니스 매칭과 현장 운영, 홍보 마케팅도 돕는다.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의 수출 성과를 극대화할 목적에서다.
KIDP는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의 상품 홍보에 이어 디자이너들의 작품 전시도 지원한다. 메종&오브제 기간에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열리는 디자인 이벤트 ‘파리 디자인 위크’ 행사에 참가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활동하는 최근식·신서영 디자이너의 가구·텍스타일 디자인 작업 ▲유화성 AGO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조명 시리즈 ▲네덜란드에서 수학한 최종하 작가의 가구 디자인을 소개한다.
KIDP는 메종&오브제 디자인 코리아 관을 꾸준히 고도화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디자인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성공으로 이끌 발판으로 삼을 목적에서다. 실제로 이 곳에서 세계 디자인 관계자를 만나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명소의 아트 샵에 입점한 곳, 스타벅스와 같은 세계 대기업과 협업 제품을 만든 곳도 나왔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메종&오브제에 디자인 코리아 관을 마련해 우리나라 우수 디자인 기업을 세계에 소개했다. 역량 있는 디자이너를 국제 무대에 소개한 성과도 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우수 디자인을 세계에 선보이고, 디자인 기업들이 세계에서 활약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