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캠터[2] 당근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서비스 확장의 배경”
[동국대 캠퍼스타운 x 스케일업]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스케일업팀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캠터’는 수익형 캠핑용품 대여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캠터앱 이용자가 원하는 날짜와 인원별로 캠핑용품을 대여하도록 돕는다. 캠핑용품 색상과 캠핑 스타일 등 취향에 맞는 장비 선택을 위해 필터링 기능도 지원한다. 캠터 앱으로 본인의 캠핑용품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캠터는 앱 누적 다운로드 약 1만 6000회, 자체 회원 수 7000명 이상을 확보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 중이다.
정성식 캠터 대표는 다양한 수익 모델 발굴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일 계획을 세웠다. 예컨대 이용자의 캠핑용품을 스토리지에 보관해 주고, 정기구독 형식의 보관료를 받는 방안이다. 이용자가 원하면, 그의 캠핑용품을 다른 회원에게 대여하고 대여 비용을 받도록 주선도 한다. 이 비용은 이용자와 중개자인 캠터가 나눠 갖는다. 지역 야영장과 로컬 액티비티, 편의 시설을 연계한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 캠핑용품 대여 지원 사업에 나서는 방식으로 지역과 밀착을 시도한다. 오프라인 캠핑 장비 판매·대여 업체들을 플랫폼으로 유입해 관련 소상공인의 수익 다각화도 도울 예정이다. 스케일업팀은 정성식 대표의 이 같은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캠터의 수익 창출 방안과 기업 성장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추천한 멘토는 전길중 당근 지역사업실 프로덕트 매니저(PM)다.
당근은 월간 순수 이용자 약 1900만 명에 달하는 지역 생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한다. 전길중 PM은 당근을 이용하는 지역 사장님들이 동네 이웃에게 자신의 가게를 알려 성장을 가속하도록 돕는다. 그중에서도 서비스 업종(뷰티, 운동, 취미, 생활서비스 등)의 성장을 위한 프로덕트 전반을 담당한다. 전길중 PM이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캠터의 수익 다각화 및 플랫폼 이용자 확대 전략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지역 기반 서비스 확장의 배경
정성식 대표 : 평소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당근을 인상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캠터와 서비스 종류는 다르나, 플랫폼에 입점한 이용자의 수익 창출과 파트너사 확보를 돕겠다는 목표는 유사하다고 봅니다. 당근 비즈니스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전길중 PM : 당근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업 초기부터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결성을 지닌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지역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해서 추진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피드와 거래 패턴을 분석해 보니, 동네에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고 싶다는 당근 사장님들의 니즈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당근 광고를 론칭, 동네 사장님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가게를 홍보하도록 도왔습니다. 이후 당근 광고가 효과를 보이자, 자신의 가게를 꾸준히 홍보하고 싶다는 수요가 급증했는데요.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당근 비즈니스를 론칭하고, 비즈프로필 기능을 개발했습니다. 비즈프로필이란 가게 운영과 홍보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등록부터 사용까지 무료입니다. 당근을 이용하는 사장님이 비즈프로필을 만들기만 해도, 중고거래 게시글 사이나 동네 이웃들이 가장 많이 보는 당근의 내 근처 탭, 동네지도에 사업체가 노출되므로, 효과적입니다. 비즈프로필 서비스를 선보인 지도 어느덧 3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정성식 대표 : 지역 기반 중고거래 데이터 분석으로 또 다른 지역 기반 서비스를 파생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당근 비즈니스와 비즈프로필 출시 이후 지역 사장님을 서비스에 유입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전길중 PM : 효과적인 유입 전략 중 하나는 동네 사장님들이 쉽게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초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입니다. 비즈프로필을 무료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당근 비즈니스로 가게 성장을 이룬 동네 사장님이 강연이나 웨비나로 성공 사례를 무료로 공유한 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뷰티샵이나 용달, 청소 등 당근 이용자의 호응이 큰 분야에 예약하기와 견적 요청하기 서비스 등을 집중한 것도 유효한 전략이었습니다. 모든 분야에 똑같이 호응이 있을 수는 없으니, 지표를 중점적으로 살펴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당근이 개발한 기능이 동네 사장님들의 가게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가를 중점으로 유입 전략을 고민했습니다.
정성식 대표 : 그렇군요. 캠터는 당근과 마찬가지로 자사 플랫폼에 입점 예정인 캠핑장 사장님들의 사업체 활성화를 돕겠다는 또 다른 목표가 있습니다. 지표를 중점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당근 비즈니스 내부에서 주로 살피는 핵심성과지표(KPI)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전길중 PM : 당근 이용자가 사장님의 비즈프로필을 방문·탐색하는 횟수 대비 실제로 사장님 서비스로 전환하는 횟수, 즉 전환율을 핵심성과지표로 살핍니다. 당근 비즈니스에 유입되는 사장님 수 자체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장님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근 사장님의 만족도가 높으면, 입소문 효과로 또 다른 사장님의 유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업종별로 유의미한 사장님 수를 확보한 후에는 현재 당근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사장님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실제 성공 사례가 없으면, 신규 유입을 위한 마케팅 자체가 공허한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당근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사장님들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웨비나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는데요. 지속적인 성공사례 공유와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당근 사장님 학교도 운영합니다. 당근 사장님 학교에서는 정기적인 웨비나 또는 멘토링으로 성공한 사장님의 노하우를 또 다른 사장님에게 전수해 시너지 창출을 시도합니다. 사장님들이 상호 논의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채팅방도 운영합니다. 당근 비즈니스를 처음 이용하는 동네 사장님이 비록 초반에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당근이 지속해서 케어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면, 불안해하지 않고 성장에만 집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이용 번거로움은 줄이고 실험은 다양하게
정성식 대표 : 전환율이라는 핵심성과지표를 살피다가 문제점을 도출하면, 어떤 방법으로 개선하셨나요?
전길중 PM : 서비스 이용이 번거롭지 않아야 합니다. 가뜩이나 가게 운영에 바쁜 사장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면, 서비스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예컨대 동네 사장님이 당근 비즈니스 이용을 위해 비즈프로필을 만들고 나서 예약이나 여러 가지 기능을 이용하려면, 제출해야 하는 필수 서류들이 있습니다. 이런 인증 절차가 많다 보니 초기에는 사장님들의 서비스 이탈률이 꽤 높았습니다. 따라서 사업자 등록증 실물을 카메라로 찍어 사진 파일로 제출하면, 서비스 등록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서비스에 가입하다가 중간에 이탈해도, 이미 앞서 작성한 내용은 자동 저장하는 방식으로 재가입 시 번거로움을 줄여 효과를 봤습니다.
사장님들의 가게를 더 많은 당근 이용자가 경험하도록 크로스 셀링에도 중점을 둡니다. 예컨대 골프공을 검색한 당근 이용자에게 골프 레슨을 운영하는 당근 사장님을 연결하거나, 집 수리를 검색한 당근 이용자에게 집 청소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을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핵심성과지표를 살피면서 다양한 실험을 많이 합니다.
캠핑 초보자를 위한 배려 필요…지역 기반으로 서비스 확장 추천
정성식 대표 : 캠터 플랫폼을 보시고 PM 매니저로서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겠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전길중 PM : 개인적으로도 캠핑에 관심이 있어서 캠터가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저처럼 캠핑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가 어떤 용품을 필수로 대여해야 하는지, 용품별 차이는 무엇인지, 용품 대여 후 반드시 해야 할 절차는 무엇인지 알고 검색에 나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로 어떤 게 핵심인지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방법은 어떨까요? 당근을 예로 들면, 보일러 수리를 원하는 당근 이용자에게 사장님이 단순히 견적을 제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리 기간과 고장의 원인 등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당근 사장님들에게 아주 디테일한 정보까지 제공해 준다는 생각을 고객에게 심어주면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서비스 진입 장벽을 좀 더 낮추고 디테일을 더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피드 형태로 구성한 유저인터페이스(UI)는 좋았습니다. 서비스 오픈을 준비 중이니 사전 신청해 달라는 문구도 기대감을 심어줘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거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좀 더 직관적으로 디렉터리를 추가하고 보안을 강화하기를 추천합니다. 캠터의 색깔을 좀 더 명확하게 하면 어떨까요? 캠터의 목표가 캠핑 시장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것인지, 대여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인지 다소 애매합니다. 기업이 명확한 색깔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식 대표 : 캠핑용품을 오프라인에서 대여해주는 업체도 있고 개인 간 거래도 있지만, 플랫폼을 베이스로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캠터가 유일합니다. 유사 서비스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은 캠핑용품 대여 시장 자체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고민할 사항은 그들과의 차별점 형성인데요. 캠터는 캠핑용품 대여를 원하는 이용자를 위해 집 앞까지 배송해 줍니다. 다만 캠핑용품이 무겁다 보니, 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하고, 다시 회수하려는 택배사가 많지 않습니다. 물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라 택배 서비스에 리스크가 생긴다면, 타격이 커 고민인데요. 당근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배송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습니까?
전길중 PM : 당근은 배송과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중점으로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오프라인 서비스가 나쁘다기보다는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의 차이인데요. 똑같이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당근은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필요한 것들을 추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물류나 운송을 직접 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지요. 당근 이용자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 서비스를 요구하면, 여러 전문가를 연결하는 데 집중합니다. 0이용자 후기, 응답률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사장님을 더 많이 추천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정성식 대표 : 말씀해 주신 전략도 서비스 개발에 참고하겠습니다. 캠터는 캠핑장비를 대신 보관해 주는 스토리지 서비스도 구상 중입니다. 수도권이나 각 지역을 중심으로 거점별 파트너나 게스트 위치에 따라 서비스 제공 범위가 정해질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전길중 PM : 당장 전국구 서비스가 부담스럽다면, 지역에서 조금씩 확장하는 전략도 추천할 만합니다. 실제로 전국 단위로 집 앞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특정 지역에서 서비스 가능성을 체크하고, 전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정성식 대표 : 캠핑 선호도가 높은 연령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실험하는 방안을 고려하겠습니다. 여러 조언 서비스 개발에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