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동주 “작가 팀 구성 효율성 개선한 웹툰 제작 스튜디오”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웹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3 웹툰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16.8% 증가한 1조 8290억 원을 기록했다. 실태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5년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웹툰 제작 스튜디오 동주를 창업한 윤광식 대표는 “웹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제작 과정에는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라고 지적한다. 웹툰 제작 기간의 절반을 작가 팀 구성에 소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주는 웹툰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해당 솔루션을 이용하면 팀 구성을 빠르게 진행하고, 웹툰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웹툰 제작 과정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웹툰 산업 발전을 가속하겠다는 윤광식 대표를 만나 동주와 스피노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웹툰 독자에서 웹툰 제작자로
IT동아: 안녕하세요, 윤광식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광식 대표: 안녕하세요, 동주 윤광식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만화와 웹툰을 좋아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집 근처 만화방에서 50권 이상의 만화책을 대여해 몇 날 며칠 파고들었습니다. 웹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4600회차 이상의 웹툰을 봤습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웹툰 산업에 대한 전망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 콘텐츠로 꼽힙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이나 ‘재혼황후’처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품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저는 웹툰 독자이자 예비 창업가로 빠르게 성장하는 웹툰 산업을 눈여겨보았고, 웹툰 제작 과정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22년 7월 웹툰 제작 스튜디오 동주를 설립했습니다.
IT동아: 사명이 특이합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윤광식 대표: 동주는 同(한가지 동), 舟(배 주)로 ‘같은 배를 탄 선원들’이라는 의미입니다. 흔히 같은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동료에게 같은 배를 탔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저희는 웹툰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 기반의 웹툰 제작 서비스 ‘스피노프(Spinnoff)’를 제공하는 웹툰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작가 팀 구성의 비효율성 개선
IT동아: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윤광식 대표: 우리나라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고품질의 콘텐츠 덕입니다. 이미 흥행한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탄탄하고, 콘티, 선화, 채색, 후보정 등 각 영역의 전문 작가가 협업하는 공동 창작 형태이기 때문에 콘텐츠 완성도가 높습니다.
문제는 공동 창작을 위한 팀 구성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통 작품이 선정되면 웹툰 제작을 총괄하는 PD가 각 영역의 작가를 섭외해 하나의 팀을 구성합니다. 이를 위해 PD는 수만 개의 작가 홍보 글과 포트폴리오를 일일이 검토하고 실무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그러다 보니 팀 구성에만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웹툰의 경우 소재 작품 선정부터 연재 시작 시점까지 약 2년이 소요됩니다. 그러니까 제작 기간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작가 팀 구성에 소비하는 셈입니다.
저희는 이런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팀 구성 과정을 자동화하는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웹툰 PD가 작품의 특징과 원하는 작가의 조건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최적의 작가 팀을 추천합니다. 덕분에 작가 팀을 빠르게 구성하고, 웹툰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작가를 위한 포트폴리오 제작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기존 작업물과 포트폴리오를 올리면 경력, 특화된 장르, 참여한 작품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저희 플랫폼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듭니다. 작업물이나 포트폴리오가 없는 작가에게는 필수 정보를 빠르게 입력하도록 양식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5분 만에 웹툰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팀 구성 기간, 1년에서 1개월로 단축
IT동아: 작가 팀 빌딩 솔루션의 개발 상황은 어떤가요?
윤광식 대표: 저희는 지난해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의 MVP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또한 해당 솔루션을 이용해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인기 웹소설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를 웹툰으로 제작했습니다. 앞서 팀 구성에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저희는 1개월 만에 끝냈습니다. 작품 선정부터 연재 시작 시점까지의 기간도 2년에서 10개월로 줄였습니다.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는 지난 3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를 시작했고, 실시간 1위, 주간 로맨스 판타지 분야 1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국내 조회수는 약 430만 회입니다. 최근에는 유럽, 일본, 북미에서도 연재를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전체 실시간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팀 구성 기간을 2주까지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고도화 작업 중입니다. 또한 추천한 팀의 협업 결과물을 예측 생성하는 시스템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클릭 한 번으로 작가들의 공동 창작 작업 결과물을 미리 확인하는 기능입니다. 이를 통해 실무 테스트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작가 간의 협업 효율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소설에 맞는 스타일을 찾기 쉽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솔루션은 내년에 정식 론칭할 예정입니다.
IT동아: 현재 서울특별시 및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나요?
윤광식 대표: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저희는 SBA를 통해 서울창업허브 창동의 업무 공간을 지원받았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곳이어서 저희 구성원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보 영상 제작 지원, 사업 운영 관련 교육, 투자 유치 연계, 입주사 간 네트워크 등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동주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광식 대표: 우선 작가 팀 빌딩 자동화 솔루션 정식 론칭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웹툰 작가의 그림체를 자산화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작가 고유의 그림체를 구매해 나만의 웹툰을 제작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작가 그림체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후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웹툰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작가와 함께 각 문화권에 맞는 재미있는 웹툰을 제작하고자 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잠재력 있는 웹툰 작가를 발굴해 고품질의 웹툰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