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정상원 프랜킷 대표, 체계적 운영 어려운 중소 프랜차이즈 위한 ‘SaaS 플랫폼’ 꿈꾼다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5만 2866개(2022년 기준)에 달한다. 2021년의 33만 5298개 대비 상승한 수치다. 이 중 외식업이 17만 9923개로 전체 51%를 차지했다. 2021년 16만 7455개(49.9%)와 비교하면 매장 수가 늘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의 증가는 곧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생존 가능하다.
프랜킷(Frankit)은 프랜차이즈 공급망을 관리해 주는 클라우드 기반(SaaS) 큐레이팅 플랫폼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식품ㆍ자재 공급사를 연결해 체계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구조다. 프랜킷은 한발 더 나아가 물류, 고객 응대 서비스(Customer Service)도 대행한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보다 상대적으로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에 적합하다.
체계적 운영 어려운 중소 프랜차이즈 시장을 겨냥하다
코로나 팬데믹 시점을 기준으로 온ㆍ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모임이 줄고 그 자리를 배달 수요가 채우면서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프랜차이즈 본사와 브랜드, 가맹점 수는 꾸준히 늘었다.
늘어난 가맹점 수 못지않게 폐점 비율도 증가 추세다. 대형 유통망과 관리 체계를 갖춘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안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는 어려움을 겪는다. 정상원 대표는 내부 관리 시스템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봤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고민은 사업 초기부터 시작됩니다. 대기업 물류 시스템을 바로 쓰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대기업 물류 업체들은 주로 일정 규모를 갖춘 프랜차이즈를 우선 타겟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초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가게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려고 여러 공급사에 각각 발주를 넣기도 하고, 반대로 본사가 모든 주문을 취합해 여러 공급사에 각각 발주를 넣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물품마다 구매처가 달라져 복잡해지고,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어느 가맹점이 어떤 물품을 구매했는지 추적하기가 쉽지 않아요. 구매와 관리가 일원화되지 않으면 체계적인 운영이 힘들어지고, 결국엔 사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운영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2023년 기준, 가맹점 100개 미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전체 96%에 달한다. 이 중 가맹점 10개 미만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비율은 전체 72.3%다. 정상원 대표는 구매와 관리가 일원화되지 않은 중소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맹점을 겨냥한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결심했다.
프랜킷은 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 식품ㆍ자재 공급사 등이 모여 운영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플랫폼 안에서 가맹점이 쓸 식품ㆍ자재를 선택하면서 점주 전용몰을 쉽게 구축한다. 가맹점주는 생성된 전용몰에서 PC, 모바일 상관없이 쉽게 원하는 물품을 구매해 쓰면 된다. 주문한 데이터는 프랜킷이 취합해 물류사 또는 공급사 등에 전달한다.
프랜킷의 강점 중 하나는 시간 단축이다. 보통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이후 유통 공급망 구축에 3주~4주 정도 소요되지만, 프랜킷은 하루 정도면 마무리된다. 인건비 절감도 장점이다. 프랜킷이 주문부터 물류, 소비자 서비스(CS)까지 대행해 주기 때문이다. 플랫폼 서비스와 유통을 함께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 다수는 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개인 장사를 하다가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수기로 관리하거나 잘해도 엑셀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프랜킷은 관리 시스템 구축 관련 지식이 없어도 재무 관리가 가능하다. 발주가 프랜킷에서 100% 이뤄지고 데이터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정상원 대표는 “프랜킷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공급사 사이의 유기적인 거래ㆍ영업 구조를 만듭니다. 공급사에 별도 영업 수수료를 받는 주요 수익 구조 외에 프랜킷이 직접 제조ㆍ유통 가능한 품목은 자체 브랜드(PB)로 운영하는 커머스 구조도 구축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창업의 경험이 프랜킷으로
“대학 시절에 학업에 대한 열정이 생기지 않았어요. 경제적 자립을 빨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동문들의 학과 점퍼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것을 유니폼 제작 사업으로 확장했습니다. 어머니에게 30만 원을 빌리기도 했죠.”
사무 공간이 없어 집을 사무실처럼 꾸며 쓸 정도로 힘들었지만, 유니폼 사업은 점차 성장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위기를 맞으며 사업 운영에 한계를 느꼈다. 정상원 대표는 “외부 환경에 흔들리는 사업은 사업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다른 사업을 구상했다.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 시기임에도 프랜차이즈 업체가 유니폼 주문을 꾸준히 해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한 번 의뢰한 유니폼은 계속 주문해 줍니다. 고마운 마음과 함께 프랜차이즈 유니폼 시장을 잡아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나 한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를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정상원 대표는 거래 관계를 맺고 있던 한 버거 프랜차이즈가 앞치마, 모자, 티셔츠 등 유니폼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온라인으로 유니폼 주문이 가능하게 플랫폼을 구축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용 쇼핑몰을 만들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버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유니폼 외에도 다른 패키지도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여러 기능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지금의 프랜킷이 되었다. 현재 40여 개 프랜차이즈 본사가 프랜킷을 이용 중이다.
가맹점주 폐점률을 낮추는 데 도움 주고 싶어
프랜킷은 사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의 도움을 받았다. 창동센터에 입주한 프랜킷은 사업공간 외에도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정상원 대표는 “초기 창업가는 사업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창업센터 활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 지원을 통해 사업 방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가능했어요”라고 말했다. 투자 관련 멘토링 외에도 뉴미디어와 마케팅 지원 등 창동센터 만의 프로그램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창업허브의 지원을 받는 프랜킷은 프리(PRE)-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투자활동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에게 가맹점주 발주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가능하도록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프랜킷의 목표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프랜차이즈 및 일반 외식업 점주도 프랜킷을 사용하게끔 플랫폼 범용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유통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돕는 데 힘쓰는 것이다. 정상원 대표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외식업 사장들의 폐점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