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스타트업 in 홍릉] 이마고웍스 “인공지능 치과 기술 세계 리더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은 세계 산업계의 양상을 바꿨다. 제조와 생산 부문에 혁신을 가져다 준 디지털 기술은 이제 콘텐츠, 의료 기술과 이어져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인다.
이 가운데 세계인은 디지털 기술과 의료 기술의 융합을 주목한다. 디지털 의료 기술 덕분에 사람들은 신속 정확하게 진료와 치료를 받는다. 통증과 치료 비용을 줄이고 예후는 더 좋게 한다. 이미 유수의 디지털 의료 기술 기업이 태어나 세계 곳곳에서 활약한다. 홍릉강소특구 소속 기업 이마고웍스도 이 가운데 하나다.
이마고웍스는 환자 맞춤형 치과 보철물을 설계하는 인공지능 3D 치과 설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치아를 본뜨고, 본뜬 모양에 알맞게 재료를 가공해서 치과 보철물을 만들었다. 환자의 치아를 본뜬 것을 기공소에 가져가는 시간, 치과 보철물을 만드는 시간, 이 보철물을 치과로 가져와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간은 총 이레에서 열흘 남짓으로 오래 걸렸다.
환자의 입 속을 정밀하게 조사, 데이터로 만드는 구강 3D 스캔 기술 덕분에 환자의 치아를 본뜨는 시간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3D 스캔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치과 보철물을 만드는 시간은 여전히 오래 걸렸다. 데이터의 품질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달라졌고, 모두 수작업이어서 오류가 일어나는 일도 잦았다. 해외 기업이 만든 3D 치과 설계 소프트웨어는 이들 단점을 일부 해결하지만, 가격이 아주 비싼데다 기능 개선 시 따로 비용을 내야 한다.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는 이 불편을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활용해서 해결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CAD(Computer Aided Design)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20여 년 동안 일하며 쌓은 지식을 활용해 인공지능·클라우드 기반 덴탈 CAD 솔루션 ‘덴트버드 솔루션(Dentbird Solutions)’를 구상한다.
김영준 대표는 덴트버드 솔루션에 CAD와 3D 디자인 생성 기술, 인공지능 분석과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했다.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활동 중인 치과 의사, 치과 기공사 30여 명의 임상 데이터와 의공학 융합 지식까지 반영했다. 이를 위해 자신과 10년 이상 CAD를 연구한 손태근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최진혁 이사를 CTO로 영입했다. 기업 운영과 컨설팅 전문가 심호성 COO와 사업 전략 전문자 김학완 CSO, CAD·인공지능·클라우드 부문의 석박사급 전문 인력 30여 명과 개발진 70여 명,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 경력을 가진 임직원도 이마고웍스에 힘을 싣는다.
덕분에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솔루션은 치과 진료, 치과 보철물을 만드는 치기공 업무 전반을 효과 좋게 관리하는 도구로 태어났다. 덴트버드 솔루션은 치아 크라운 제작 시 필요한 치과 보철물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덴트버드 크라운’, 환자의 CT(Computed Tomography, 컴퓨터단층촬영), 구강 촬영 3D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덴트버드 스튜디오’ 두 가지 기능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많은 양의 환자 3D 구강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크라운을 디자인하는 ‘덴트버드 배치’도 등장했다. 이 가운데 주력은 덴트버드 크라운이다.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크라운은 치아의 3D 스캔 데이터와 보철물 디자인을 인공지능으로 분석, 치료할 치아의 위치를 찾고 가장 알맞은 보철물의 형상을 스스로 디자인한다. 디자인한 데이터는 치과 의사나 치과기공사에게 온라인으로 보낸다. 그러면 이들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보철물을 제작, 환자 치료에 쓴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3D 스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덕분에,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크라운은 치과 보철물의 결과물 데이터를 신속 정확하게 만든다. 이 경우 결과물의 오차 범위는 50um(마이크로미터, 1마이크로미터는 1미터의 1/1,000,000 길이)에 불과하며, 결과물을 만드는 시간도 2분 남짓으로 짧다.
이마고웍스는 덴트버드 솔루션을 처음 다루는 사용자라도 원활하게 쓰도록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이어 솔루션 자체를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만들었다. 그러면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솔루션에 접속, 치과 보철물 데이터를 만들고 전송 가능하다. 경쟁 제품들이 PC 한 대당 라이선스 한 개를 의무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에 비하면 접근성과 경제성 면에서 우수하다.
이어 이마고웍스는 덴트버드 솔루션의 특허를 세계에 등록, 출원하고 각종 안전 인증을 취득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3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했고, 이 가운데 37건을 등록했다. 미국의 FDA로부터 의료기기 인허가도 받았다. 물론, 환자의 치아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도록 미국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정보보호적합성인증)과 유럽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개인정보보호규정)도 확보했다.
김영준 대표는 덴트버드 솔루션을 세계 최초 ‘AIaaS’형 덴탈 CAD 솔루션으로 소개한다. 기존 SaaS의 장점에 치과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데 최적화된 CAD, 여기에 인공지능까지 더해 편의를 많이 늘렸다는 설명과 함께다. 실제로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솔루션을 도입하면 환자의 구강 3D 스캔 결과물을 웹 서비스에 업로드하고 가장 알맞은 모양의 크라운 디자인까지 수 분 내에 가능하다.
이 기술은 기존 치과 보철물 제작 과정 전반을 디지털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비용과 소요 시간은 줄이고 효율은 높인다. 치과 크라운을 만들 때 지금까지는 환자의 구강 3D 데이터 촬영과 분석, 전송과 3D 프린팅·밀링, 제품 배송과 환자로의 적용까지 1주일 남짓 걸렸다. 반면, 이마고웍스 덴트버드 솔루션을 쓰면 구강 스캔 후 제품 제작까지 모든 절차를 병원 안에서 자동 진행, 한 시간이면 적용 가능하다. 치과기공사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이마고웍스는 덴트버드 솔루션 완성 후 우리나라 내외의 치과와 치과기공소에 적극 보급했다. 덕분에 지금은 세계 110여 개 나라에 있는 치과 의사와 치과 기공사 1만 2000명 이상이 이마고웍스의 솔루션을 쓴다. 성과를 토대로 이마고웍스는 미국의 치과기공소를 인수하고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서 생산 라인을 만든다. 세계 최대 규모의 치과 시장, 미국에 덴트버드 솔루션의 효용을 전달할 목적에서다.
이를 토대로, 이마고웍스는 다음 도전 과제를 해결한다. 이미 이들은 전문성과 경력을 모두 갖춘 임직원과 함께 의료 기기, 개인정보 등 민감한 규제 인허가 문제를 해결했다. 인공지능 기업이 풀어야 할 도전 과제, 학습용 데이터 수집과 분석도 마쳤다.
세계 치과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려는 이마고웍스는, 이제 기술을 세계에 알려 적극 보급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고도화한 기술의 개선에 집중, 장점을 극대화한다. 나아가 시장의 흐름과 기술 고도화 방향을 예측한 통찰력을 활용해 홍보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대상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치과 시장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은 세계 치과 시장에 진출, 저마다의 덴탈 CAD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마고웍스는 후발 주자지만, 탁월한 사용 편의성과 경제성, 인공지능과 클라우드의 장점을 적확하게 알릴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숙련된 치과기공 기술을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도 마련했다. 올 9월부터 일본의 치과와 치과기공소를 온라인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이마고웍스 덴트버드가 온라인 웹 서비스인 덕분에 가능한 것. 이 서비스를 세계에 보급하면 우리나라의 치과기공사와 치과기공소들이 해외 치과의 제품 제작 의뢰를 받는다.
홍릉강소특구도 이를 돕는다. 이마고웍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스핀오프 기업이다. 2019년 존슨앤존스 헬스케어 퀵파이어 챌린지에서 세계 53개 팀을 제치고 우승한 것을 계기로 서울바이오허브와 연을 맺었다. 이마고웍스는 이미 홍릉강소특구 내 고려대학교 안암 병원과 경희대학교병원, 보건산업진흥원 등 여러 기관과 함께 연구 중이다.
이마고웍스는 올해 임직원,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스케일업에 나선다. 우선 인공지능 기술력을 고도화해서 충치가 발생한 부위에 사용하는 인레이와 온레이, 여러 개의 크라운을 연결한 브릿지 보철물을 자동 디자인하는 기능을 곧 선보인다. 이를 토대로 치아 전체를 수복하는 것처럼 만들기 까다로운 보철물도 단시간에 정확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다.
세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운영 궤도에 오른 태국 법인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전역으로의 디지털 치과 기술 보급에 나선다. 최근 설립한 미국 법인의 안착과 영업에도 노력한다. 중동 시장으로의 진출도 계획했고, 일본 수위의 치과기기 유통사와 전략 투자 파트너십도 맺었다.
치과 부문의 디지털 전환으로 얻은 효용을, 김영준 대표는 정형외과를 포함한 의료 전반에 보급하려 한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가 열쇠다. 그는 “우리나라의 의료 기기 기술력은 아주 높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더하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마고웍스는 치과 부문에서 쌓은 3D,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술력을 토대로 의료진과 소비자 모두에게 효용을 주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