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랩 “인공지능으로 디지털 마케팅 자동화 혁신 꿈꾼다” [과기대X글로벌]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글로벌 기업 11곳이 7년 차 이내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중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AWS 정글, 오라클 미라클, IBM 협업 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IT동아가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과 함께 올해 선정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조명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온라인에 접속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커머스(E-Commerce)’는 우리 일상 속에 자리하면서 영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행한 2023년도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총 매출 177조 4000억 원 중 50.5% 가량이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추가로 2024년 상반기에는 온라인 판매 비중이 53.5%로 증가하며 점차 격차를 벌려 나가는 중이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판매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이 중요해졌다. 상품 정보를 보기 좋게 제공해야 소비자 눈길을 끌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등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포기하는 판매자도 적지 않다.
스튜디오랩은 온라인 매장(쇼핑몰) 운영자를 위한 솔루션 기업이다. 온라인 매장 운영 과정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세페이지 제작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튜디오랩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다. 상품 이미지를 정리해 상품 상세페이지로 만들어주는 ‘셀러캔버스’, 다른 하나는 사진 촬영 자동화 솔루션인 ‘포토봇’이다. 모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전문가 수준의 작업을 진행한다.
온라인 판매에 필요한 ‘상품정보’, 인공지능으로 30초 내에 완성
스튜디오랩은 삼성전자 출신 강성훈 대표와 이재영 최고운영책임자가 함께 설립했다. 셀러캔버스와 포토봇을 개발한 이유는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과정에서 경험한 비효율적 요소들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제품을 판매하려면 사진을 촬영하고 상세페이지를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구성원들이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한 번에 해결되면 좋겠지만, 대부분 수정을 거듭하면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됩니다. 상세페이지 제작 과정을 경험하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셀러캔버스는 강성훈 대표의 상세페이지 제작 경험이 녹아 있다. 먼저 촬영한 사진을 셀러캔버스에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분석을 시작한다. 사진 내 제품의 디자인부터 특징 등을 면밀히 파악한 후 상세페이지에 맞춰 배치가 이뤄진다. 사진을 무작위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전문 상세페이지 못지 않게 꾸며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품에 맞는 홍보 문구와 특징에 대한 설명도 인공지능이 담당한다. 사진을 수십 장 등록해도 인공지능이 디자이너처럼 알아서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준다. 사람이 하면 몇 시간 소요되는 과정을 셀러캔버스는 15~30초 내에 뚝딱 만들어낸다. 현재 셀러캔버스는 의류 분야에 특화되어 있지만, 인공지능 학습에 따라 적용 범위는 얼마든지 확대 가능하다는 것이 강성훈 대표의 설명이다.
스튜디오랩은 고객사 상세페이지와 수작업으로 만들었던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학습을 진행했다. 특히 사진에 기록된 상품의 특징을 분류하는 게 중요한데 패션 전공자 50명 가량을 동원해 데이터 라벨링을 진행했다. 어떤 옷인지, 장식의 명칭은 무엇인지 등 꼼꼼히 분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홍보 문구도 인공지능 학습으로 생성된다. 그러나 판매자가 원하는 강조 문구가 있다면 셀러캔버스 내에 제공되는 에디터 도구를 사용추가하면 된다. 문구가 추가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추천 문장을 만든다. 완성된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추가 수정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온라인 판매 과정의 혁신을 이룬 셀러캔버스는 CES 2024 인공지능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상품정보 생성 넘어 ‘포토봇’으로 사진 촬영까지 척척
셀러캔버스가 상세페이지 제작 자동화 솔루션이라면, 포토봇은 사진 촬영 자동화 솔루션이다. 마치 전문 사진사가 촬영하는 것처럼 결과물을 내놓는데 여기에도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접목됐다. 인공지능이 피사체, 모델 포즈, 사진 구도, 배경 등을 분석해 상세페이지에 쓸 사진을 촬영한다. 심지어 스튜디오 내부의 광량에 따라 감도, 조리개, 셔터 속도 등도 제어한다.
“강남에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판매자가 쓸 수 있도록 빌려주고 있는데요. 판매자가 상품을 촬영하면 사업하면서 무엇이 불편하고 어려운지 인터뷰를 했습니다. 대부분 상세페이지 제작 과정 이야기를 합니다. 혼자 상품 촬영하고 돌아가 시간 들여 편집을 하는 과정이 힘든 것이죠. 셀러캔버스가 있으니 사진 촬영도 자동으로 해주는 솔루션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포토봇 개발에 약 1년이라는 시간을 썼다. 평범한 로봇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강성훈 대표는 온라인 판매자 대부분이 IT와 거리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무조건 쉬워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포토봇에는 대형 터치스크린을 적용하고 조작 구조를 단순화했다.
스튜디오랩은 포토봇의 잠재력을 크게 보고 있다. 인공지능 학습 결과에 따라 대부분 촬영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정한 구도로 계속 촬영하는 환경에 유리하다. 중고차 시장부터 웨딩 촬영, 패션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셀러캔버스와 포토봇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제품 촬영부터 상세페이지, 광고물 제작에 쓰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마케팅 분야 자동화가 목표, 글로벌 진출도 진행 중
스튜디오랩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셀러캔버스와 포토봇으로 한국 시장을 넘어 일본,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AWS가 공동 주관한 AWS 정글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있다. 강성훈 대표는 “대기업에서 글로벌 경험은 해봤지만, 사업을 직접 운영해 본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글로벌 진출을 도와줄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AWS 정글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튜디오랩은 SaaS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하나의 솔루션을 만들어놓고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AWS가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랩은 AWS 정글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투자 멘토링부터 투자유치, 세일즈 등 지원을 받았다. 동시에 딥테크 팁스에 선정되면서 전문 인력 충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인공지능 학습 고도화 및 개발 인력 확충을 통해 올해 중 일본 및 영어판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성훈 대표는 “세일즈포스가 고객관례관리(CRM) 자동화를 이끈 것처럼 저희는 온라인 마케팅 영역의 자동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마케팅 혹은 상세페이지가 필요할 때 바로 생각나는 유일무이한 기업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