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배부른 게이밍 PC, 에이수스 ROG CG8580

김영우 pengo@itdonga.com

최고의 성능을 추구하는 PC 매니아, 그 중에서도 게임 매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최상위 등급의 CPU(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카드, 최대한 많은 용량의 램(주기억장치), 빠른 속도의 SSD(반도체 기반 보조기억장치)와 테라급 용량의 하드디스크, 그리고 이러한 구성품들의 원활한 작동을 보증하는 고급 냉각장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이러한 것들을 갖춘 PC를 쉽게 손에 넣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부담스러운 구성품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을 때 과연 무리 없이 작동하고 균형 잡힌 성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월드컵에 출전하는 잉글랜드 팀은 세계 최고의 몸값을 받는 스타플레이어로만 구성된 ‘올스타’ 팀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잉글랜드 팀의 성적은 신통찮은 편이다. 문제는 구성원 개개의 능력이 아니라 이들을 조율하는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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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 일명 아수스)의 ROG CG8580(이하 CG8580) 역시 올스타팀과 비견되는 화려한 구성을 자랑하는 게이밍 PC다. 모델명 앞에 들어가는 ROG는 ‘Republic of Gamers’ 의 약자로, 에이수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최상위급 메인보드 및 그래픽카드의 브랜드명이기도 하다. CG8580도 그만큼 최상위급의 부품을 아낌없이 투입했다는 의미다. 제원표만 봐도 배가 부른 이 PC가 과연 어느 정도의 실력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에이수스의 노하우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무게감과 편의성이 조화된 외관

CG8580는 외관만 봐도 ‘포스’가 느껴진다. 케이스의 높이는 645mm, 너비는 388mm이며 길이는 760mm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크기라면 일반 데스크탑보다는 워크스테이션(전문가용 PC)에 가깝다. 여기에 차분한 분위기의 그레이 컬러를 띄고 있어 한층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무게(20kg)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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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을 언뜻 보면 아무런 스위치나 장치가 눈에 띄지 않는데, 가운데 부분을 살짝 누르면 덮개가 아래로 내려오며 카드리더 및 ODD(광 디스크 드라이브), 그리고 하드랙(외부로 하드디스크를 꽂는 장치)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하드랙은 별도의 외장 케이스에 하드디스크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반 3.5인치 SATA 하드디스크를 그대로 꽂아 넣는 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 ODD 역시 눈에 띄는데, CD와 DVD뿐 아니라 블루레이 디스크까지 지원해 멀티미디어 감상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제조사에서 안정성을 보장하는 간편한 오버클러킹 기능

CG8580는 전면 디자인이 워낙 매끈해서 PC의 전원 버튼이 어디 있는지 한참 찾기 마련인데, 이는 전면 상단의 오른쪽 모서리에 있다. 그리고 반대편 모서리에는 ‘스피드(SPEED)’라고 써있는 버튼이 있는데 이는 쉽게 말해 간단 오버클러킹(CPU의 동작 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올려 성능을 높임) 기능 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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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버튼을 누를 때마다 CG8580에 내장된 코어 i7-3770K CPU의 클럭(동작속도)이 3.5GHz - 4.0GHz – 4.2GHz로 전환이 되는데, 기본 클럭인 3.5GHz로 사용할 때는 푸른 빛을 내던 전면 및 하단 LED가 오버클러킹 시에는 붉은 빛으로 바뀌는 점이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PC에서 오버클러킹을 하려면 상당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고 실행 과정도 제법 복잡하며, 자칫 잘못하면 PC 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해치기도 한다. 하지만 CG8580의 경우는 제조사에서 오버클러킹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그 방법도 간단하다는 것이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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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도 버튼이 있는 양쪽 모서리의 가운데 부분에는 USB 및 음성 입출력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4개의 USB 포트 중에 2개는 최신 규격인 USB 3.0 포트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비해 이론상 10배에 달하는 대역폭(데이터가 전송되는 통로의 폭)을 발휘한다. 실제로 USB 3.0 규격의 외장 하드를 꽂아 파일을 복사하는 속도를 측정해 보니 USB 2.0에 비해 3배 정도 빠르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론적인 수치(10배) 까지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만 해도 상당히 우수한 성능이라 할 수 있다.

4개의 모니터로 동시 화면 출력 가능

CG8580는 본체 후면의 구성도 제법 볼만 하다. USB 3.0 포트가 넉넉하게 4개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래픽카드 부분에 총 4개의 모니터 출력 포트(DVI x 2, HDMI x 1, DP x 1)가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 특히 CG8580에 내장된 지포스 GTX680 그래픽카드는 4개의 모니터로 동시에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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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게임에 응용한다면 FPS(1인칭 슈팅)이나 레이싱 게임을 할 때 전면뿐 아니라 양 측면까지 동시에 보며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지포스 GTX680는 4개의 모니터로 동시에 화면을 출력할 수 있지만 그 중 3D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3개까지다. 따라서 4개의 모니터로 게임을 할 경우, 3개의 모니터에는 게임 화면, 나머지 1개에는 인터넷 브라우저나 문서를 실행시키는 등의 용도로 활용이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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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USB 포트 근처에도 4개의 모니터 출력 포트가 더 있지만 이는 그래픽카드를 제거한 상태에서 CPU와 메인보드에 내장된 화면 출력 기능을 이용할 때만 활성화된다. 별도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탑재하고 있는 CG8580에서는 의미가 없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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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후면 하단 즈음에는 무선랜(Wi-Fi) 안테나도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를 활용해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유선랜을 쓸만한 환경이 아니라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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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주변기기 역시 눈에 띈다. 제법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게임용 주변기기 전문회사인 스틸시리즈의 ‘디아블로3 마우스패드’가 함께 제공되기 때문이다. 특히 마우스는 4,000dpi 해상도의 고감도 레이저 센서 및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총 8개의 버튼을 가지고 있어 빠른 입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하는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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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에 SSD와 수랭식 쿨러까지 갖춰

다음은 GC8580의 최대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는 내부 구성을 살펴볼 차례다. PC의 기본적인 성능을 책임지는 CPU의 경우, CG8580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3세대 인텔 CPU(코드명 아이비브릿지) 중에서도 상위급에 해당하는 코어 i7-3770K가 탑재되었다. 코어 i7-3770K의 기본 클럭은 3.5GHz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CG8580에는 버튼을 눌러 간단히 4.2GHz까지 오버클러킹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에 추가적인 성능향상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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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장장치로는 128GB의 SSD와 2TB의 하드디스크를 함께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SSD는 속도가 빠르지만 용량이 부족하고 하드디스크는 용량이 큰 대신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인데, CG8580는 양쪽을 함께 탑재해 운영체제나 프로그램 설치는 SSD에, 단순 저장용 파일은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는 방법으로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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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16GB(4GB x 4)의 대용량 DDR3 메모리를 탑재해 덩치가 큰 프로그램이나 동시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원활한 작업을 할 수 있으며, 게임 구동 능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의 경우 엔비디아의 최상위급 제품인 지포스 GTX680을 탑재했다. 이 정도면 성능적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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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성능 부품은 많은 발열 또한 심한 편이라 이를 식히기 위한 시끄러운 냉각팬이 여기 저기 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CG8580는 내부에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소음은 낮추고 냉각 효율은 높였다. 케이스 후면이나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를 비롯한 일부 장치에 냉각팬이 달려있긴 하지만, 공랭식 냉각 시스템만 사용하는 일반 PC에 비해 작동 소음이 매우 작았다.

모든 게임들을 ‘풀옵션’으로 즐겨볼까

이 정도의 제원을 가진 CG8580라면 당연히 게임 성능 역시 크게 기대가 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 몇 가지를 구동하면서 성능을 가늠해봤다. 테스트에 이용한 게임들은 모두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였으며, 화면 해상도는 최근 PC방 모니터에서 주로 이용하는 1,680 x 1,050으로 맞추고 진행했다. 또한 최상의 성능을 내기 위해 스피드 버튼을 이용해 CPU의 클럭을 4.2GHz로 높인 상태에서 테스트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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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게임 구동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는 초당 평균 프레임의 수치다. 대개 30프레임 정도면 무리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 60프레임 이상이면 더할 나위 없이 원활한 수준으로 분류하곤 한다.

테스트 1 – 디아블로3

첫 번째로 테스트 해 본 게임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RPG인 ‘디아블로3’다. 대성당 지하 2층 던전에서 20여분 정도 플레이하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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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결과, 평균 120 프레임 정도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적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100프레임 이하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이는 디아블로3 자체가 최신 게임 치고는 그다지 높은 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테스트 2 - 블레이드앤소울

다음에 테스트 해 본 게임은 ‘블레이드앤소울’ 이다. 온라인 RPG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그래픽 수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법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PC가 아니면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을 실행, ‘대나무 마을’ 과 ‘대나무 해안’ 에서 출몰하는 적들을 사냥하거나 각종 퀘스트를 진행하며 30여분 정도 플레이를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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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프레임은 어떤 상황이 되었건 120프레임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최대 프레임 수치가 120프레임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이 제한이 없었다면 이보다 한층 높은 수치의 프레임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 같다. PC의 성능이 게임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테스트 3 - 스타크래프트2

세 번째 테스트 게임은 ‘스타크래프트2’다. 한 화면에 등장하는 유닛의 수가 많은 이러한 류의 실시간 전략 게임은 그래픽카드 보다 상대적으로 CPU의 성능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철도시’ 맵에 6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접속해 30분 정도 서로 대전을 벌이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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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결과, 유닛의 수가 적은 초반에는 200프레임 내외, 다수의 유닛이 뒤섞여 전투를 벌이는 후반에도 90 ~ 100 프레임 정도의 매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테스트 4 - 배틀필드3

마지막으로 테스트 해 본 게임은 FPS(1인칭 슈팅) 게임인 ‘배틀필드3’다. 이 게임은 그래픽의 수준도 높은데다 게임을 진행하는 필드의 너비도 상당해서 어지간한 PC에서는 원활하게 프레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캠페인 모드를 실행해 30분 정도 플레이 하며 프레임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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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결과, 이전에 테스트 한 게임에 비해 평균 프레임 수치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평균 100프레임 내외를 기록했으며, 적들이 많이 나오는 장면에서도 6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특히 이 결과가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인 상태에서 나온 것에 주목할 만하다.

매니악한 소비자를 위한 매니악한 PC

에이수스의 ROG CG8580는 게이밍 PC를 지향하는 제품답게 게임 구동 능력 면에서는 흠 잡을 데가 없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상위 1% 정도가 아니라 0.1% 정도의 성능을 가진 PC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단순히 고사양 부품을 잔뜩 집어넣은 것이 그치지 않고 소음이나 부가기능 등의 면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이 엿보여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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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C 시장의 전반적인 경향은 성능보다는 효율과 편의성을 강조하는 쪽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고성능을 추구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시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제품을 원하는 매니악한 소비자들 역시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CG8580 같은 제품이 나와주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2012년 8월 현재, CG8580는 아직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로, 에이수스코리아 내부에서 출시 시기와 가격 등을 조율하는 중이다. 이 정도 성능의 PC라면 제법 높은 가격에 나올 것 같긴 한데,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일 지가 관건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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