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기, 물에 빠졌다면 이렇게![이럴땐 이렇게!]
[IT동아 한만혁 기자] 물놀이 시즌입니다. 도심 공원 물놀이 시설은 벌써 운영을 시작했고, 한강공원 물놀이장도 오는 20일 일제히 문을 엽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되는 만큼 바다나 계곡, 물놀이 시설을 찾는 이도 많아질 전망입니다.
물놀이 갈 때는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내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수팩 등을 챙겨야 하죠. 요즘 나들이 필수품으로 꼽히는 이어폰이나 헤드폰, 스피커 등 음향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음향기기는 물에 취약합니다. 물론 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있지만, 그 외의 음향기기는 비에 젖거나 물에 빠진 채로 방치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단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면 성능과 수명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 이렇게 하면 됩니다.
우선 자신이 보유한 음향기기의 방수 성능을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방수 성능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IP 등급으로 표시합니다. IP 등급은 두 자리 숫자로 표기하는데, 첫 번째 숫자는 방진, 두 번째 숫자는 방수 성능을 의미합니다. 방수 성능은 0~9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방수 성능이 좋습니다.
0은 방수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이고, 1은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로부터 보호, 2는 수직 15도 범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부터 보호, 3은 수직 60도 범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부터 보호, 4는 모든 방향에서 분사되는 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5는 모든 방향에서 분사되는 낮은 수압의 물줄기로부터 보호, 6은 모든 방향에서 분사되는 높은 수압의 물줄기로부터 보호, 7은 1m 깊이 이내의 물속에서 30분간 침수로부터 보호, 8은 1m 이상부터 제조사가 권하는 수심에서 보호, 9는 가까운 거리에서 고온 및 고압의 물로부터 보호를 뜻합니다.
정리해 보면 1~4는 제품 외부에 물이 튀는 정도만 허용되고, 5 이상은 약간의 물이 내부에 들어가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7 이상은 제품이 일시적으로 물에 빠져도 안전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보유한 음향기기의 방수 등급과 허용되는 침수 정도를 알아 두면,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습니다. 가령 7 이상이라면 제품에 물이 튀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4 이하인데 물놀이하다가 물풍선을 맞았다면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참고로 방수 등급은 실제 사용 환경과 달리 특정 조건에서 테스트한 결과입니다. 방수 등급이 7 이상이어도 물속에 방치하면 제품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닷물은 내부 부품을 부식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면 음향기기, 특히 방수 등급이 6 이하인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신속하게 물에서 건집니다. 물에 빠진 시간이 길어질수록 되살릴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건진 후에는 바로 전원을 끕니다. 충분히 건조하기 전까지 다시 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감전 위험도 있고 내부 회로가 탈 수 있거든요.
그다음 이어팁, 이어패드, 케이스 등 모든 액세서리를 분리합니다. 만약 바닷물이나 오염된 물에 빠진 경우 깨끗한 물을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이제 물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부드럽고 흡수력이 좋은 천이나 종이 타월로 닦아냅니다. 칫솔이나 브러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에 흠집이 생기거나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가볍게 흔들어 내부나 틈새에 있는 물을 뺍니다. 단 이때 제품을 분해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파손될 위험이 있거든요. 무선 이어폰 케이스의 경우 뚜껑을 열고 뒤집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기 제거 다음은 건조 단계입니다. 내부에 남아 있는 물기를 말리는 것이죠. 따뜻하고 건조한 실내에서 공기 중에 두면 됩니다. 단 햇빛에 노출하거나 드라이어를 이용하면 안 됩니다. 제품이 변형되거나 추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습기가 많은 환경도 피해야 합니다.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원한다면 음향기기를 밀폐된 용기에 넣고 제습제를 함께 넣어 둡니다. 건조 시간은 최소 24시간 이상입니다.
충분히 건조한 후 습기가 남아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 보고 전원을 켜서 작동 여부를 확인합니다.
지금까지 음향기기가 물에 빠졌을 때 대처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는 물놀이뿐 아니라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침수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충분히 숙지하길 권합니다. 단 이 방법은 기기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일 뿐 완전한 수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신속한 대처 이후 이상이 없다 해도 제조사나 AS센터를 방문해 점검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