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 종료 규제 강화한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와 가상자산 시세 하락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을 종료하거나 중단하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오아시스, 비트레이드, 빗크몬 등 3곳이 영업 중단 상태이며, 코인빗, 캐셔레스트, 후오비코리아, 프로비트, 텐앤텐, 한빗코, 코인엔코인 등 7곳이 영업 종료를 발표했다. 오는 7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대응에 대한 부담으로 영업 종료를 선언하는 사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 종료 및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사업자 대상 ‘영업 종료에 따른 이용자 보호 권고’를 배포했다. 이용자 보호 권고는 이용자 사전 공지, 이용자 예치금·가상자산 출금 지원, 이용자 정보 보존 및 파기, 잔여 이용자 자산 처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 종료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객 자산 반환 현황 모니터링, 현장 점검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FIU는 지난 5월 영업 종료를 발표한 7개 사업자와 영업 중단 중인 3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용자 보호 권고 이행이 미흡하거나 소홀한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영업 종료 사업자 7곳의 경우 이용자에 대한 자산 반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영업 종료 시 준수 사항에 대한 사업자 인식도 부족했다.
FIU가 지적한 사항은 ▲영업 종료 업무 처리 절차를 마련하지 않거나, 미흡한 수준 ▲영업 종료 1개월 전 공지하지 않음 ▲이용자 자산 반환 창구를 구축했지만, 적극 대응하지 않아 이용자 자산 반환 지연 ▲영업 종료에 대한 이용자 안내 미흡 ▲자산 회수가 어렵도록 이용자 자산의 국내 거래소 이전을 제한하거나 높은 출금 수수료 책정 등이다.
영업 중단 사업자 3곳에 대해서는 영업 중단 사유, 영업 정상화 계획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그중 한 곳은 현장 점검 진행되자 영업을 재개했고, 다른 두 곳은 6월 중 영업 재개 의사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현장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가상자산 이용자에게 현재 이용 중인 가상자산 사업자의 영업 지속 여부 및 미반환 자산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영업이 종료된 경우 본인 자산의 즉시 반환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만약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응이 지연되거나 불법 행위가 의심될 경우 사용자는 FIU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할 수 있다. 단 사업자 신고 말소 등으로 사업자 지위를 상실한 경우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사업자의 청산(파산) 절차가 시작될 경우 자산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현장 점검 결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준수가 미흡하거나 이용자 자산 반환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 미반환 자산의 임의 사용 등 불법 행위 적발 시 수사기관에 통보하거나 고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영업 종료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을 대비해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 종료 관련 법적 규율을 강화한다. FIU는 앞서 배포한 영업 종료에 따른 이용자 보호 권고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인 특금법 감독규정 개정을 빠르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기존 권고사항을 보완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공개하고, 향후 가상자산 사업자 신규 및 갱신 신고 심사 시 해당 가이드라인도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법적 구속력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위법행위 후 퇴직한 임직원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방향의 특금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