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유망 스타트업의 면모 확인, ‘2024 연합 데모데이’ 이모저모
[IT동아 김영우 기자] 서울경제진흥원(SBA)는 유망한 서울 지역 스타트업∙중소기업을 발굴 및 육성하기 위해 입주공간 및 자금지원, 마케팅 상담, 멘토링, 투자유치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5월 29일, 서울창업센터 동작에서 진행된 ‘2024년 동작+창동+성수 입주기업 성장지원을 위한 연합 데모데이’ 행사는 이러한 SBA의 활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날 행사에서 3개 센터 입주 기업 중 서류심사를 통과한 6개사는 자사의 솔루션과 비전,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는 대면평가(IR)를 진행했다.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이들의 투자유치 가능성 및 조직역량, 시장성, 그리고 사업성 등을 평가했다.
‘그린웨어’ - 친환경성에 효율성까지 더한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른 허현범 ‘그린웨어’ 대표는 자사의 친환경 바이오매스 염색기술을 소개했다. 이는 식물의 줄기나 뿌리 열매, 꽃잎 등의 천연 소재 및 폐기물을 염료로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친환경 염색기술은 섬유∙패션 산업에서 비롯되는 환경오염 물질이 전체 산업 폐수의 20%,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이로 인한 각국의 환경규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특히 기존의 천연 염색 기술은 화학 염색에 비해 품질 및 색상, 생산성이 떨어지고 전통 수공예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그린웨어의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은 천연색소 분리추출기술 및 생산공정 최적화, 그리고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까지 높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 화학 염색 대비 화학물질의 배출을 8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기존 천연 염색의 단점이었던 세탁 후 물 빠짐이나 색 균일도 미흡 등의 문제도 극복했다는 점을 그린웨어는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린웨어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그리고 친환경 산업용 원단 시장을 위시한 B2B 사업, 그리고 친환경에 민감한 속옷 및 영유아 자체 브랜드 설립을 통한 B2C 사업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페이먼트인앱’ – 스마트시티를 위한 AI 기반 대중교통 최적화 플랫폼
뒤이어 단상에 오른 서정민 ‘페이먼트인앱’ CDO(최고디지털책임자)는 AI시각지능 및 엣지 컴퓨팅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플랫폼, ‘PiRide’를 소개했다. 이는 과밀화 및 교통혼잡으로 서비즈 질이 하락하고 있는 대중교통의 개선을 위한 것으로, AI 기술을 통해 대중교통 수요와 공급을 최적화하고, 첨단 비접촉식 결제 매체를 이용해 개방형 요금 징수를 실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하는 AI 기반 CCTV는 화재나 실신, 폭행 등의 안전위협을 감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으로 현실 세계를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및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대시보드를 통해 최적의 결과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도 페이먼트인앱은 강조했다.
한편, 현재 페이먼트인앱은 글로벌 B2B 시장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버스운수사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의 서울 본사 외에 싱가포르, 미국 시에틀 등에 해외 법인도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일에는 말레이시아 국영 버스운수사업체인 ‘Rapid Bus’와 PoC(콘센트 실증) 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세컨드팀’ - 개발자 수급난 해결하는 해외 원격 고용 플랫폼
다음 발표는 조범식 ‘세컨드팀’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이어갔다. 세컨드팀은 해외 개발자의 원격고용 플랫폼인 ‘슈퍼코더(Supercoder)’를 소개했다. 이는 최근 심화된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급난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특히 인구대국인 인도와 경우는 500만명에 달하는 개발자 자원이 있으며, 세컨드팀은 슈퍼코더 플랫폼을 이용해 10만명에 달하는 개발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인원만 확보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경력 및 역량도 AI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챗GPT 4o와 같은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고용 중 언어의 벽도 넘을 수 있다고 세컨드팀은 강조했다.
세컨드팀은 슈퍼코더의 장점으로 개발자 부족 극복 및 저렴한 인건비, 그리고 원격 협업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언급했으며, 개발자 연 계약 대금의 10%, 혹은 개발자 월 임금의 10%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세컨드팀이 슈퍼코더를 통해 2023년 연매출 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미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넷스파’ – 폐어망 기반 친환경 섬유 및 관련 비즈니스 모델
또다른 참가 기업,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해양폐기물을 원료로 제조한 재활용 나일론 소재 및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넷스파는 특히 해양폐기물 중에서도 매년 120만톤 이상이 발생하고 있는 폐어망에 주목했다. 폐어망은 나일론, PP, PE 등의 합성 섬유로 구성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 복잡한 구조라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이에 넷스파는 폐어망을 소재별로 완벽 분리 가능하고, 기계적 대량생산의 방법으로 양질의 나일론 원료를 대량 확보할 수 있는 특화 분쇄기 및 폴리머 회수 분리기를 갖췄다. 이를 통해 순도 99.6%의 재생 나일론을 얻을 수 있으며, 현재 월 6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 공장에서 생산 안전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넷스파의 주 생산품인 재생 나일론은 친환경 섬유와 산업재에 활용 가능하며, 생산부산물인 PP, PE 혼합물은 열분해유와 건축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넷스파는 폐어망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예전엔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가던 폐어망을 매입하고 있으며, 어민들과의 폐어망 직거래 시스템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메가랩 – 특별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헬스케어 솔루션
윤여민 ‘메가랩’ 대표가 발표한 마이크로바이옴 솔루션도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을 의미하며,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헬스케어 및 예방의학 기술은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 여성용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20년 기준으로 약 192억 원 수준에 달할 정도로 크며, 영유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1254억 원에 이르는 등, 성장 가능성도 크다.
메가랩은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P223’ 균주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특허 수탁 균주 13종을 활용한 원료 및 제품의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P223 균주는 타 균주 대비 생존 기간이 길고 열과 산에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독소가 없어 다양한 제품에 이용이 가능하다.
메가랩은 이러한 자사 군주의 특성을 활용한 헬스케어 및 뷰티 제품이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 외에도 건강기능식품 및 동물용 사료, 생활필수품, 영유아 제품 등에도 활용이 가능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미 KT&G, 웅진 등의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건강기능식품을 OEM으로 공급했으며, 자체 브랜드의 헬스케어, 뷰티, 유아동 제품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트랩’ – AI 코치가 제안하는 스킨케어 플랫폼
마지막 발표에 나선 엄태웅 ‘아트랩’ 대표는 AI와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으로 사용자의 피부를 분석하고 화장품/시술을 추천하며 스킨케어를 돕는 데일리 스킨케어 모바일 플랫폼을 소개했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시술 방법을 무조건 사용해보는 기존의 방법에서 벗어나, 무엇이 어떻게, 내 피부를 좋게/나쁘게 만드는지 알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반영했다고 아트랩은 강조한다. 스마트폰의 AI가 사용자의 피부를 분석해 개인화된 스킨케어 방법을 제안하며, 마치 매일 거울을 보는 감각으로 기록해둔 피부의 변화 로그를 데이터화해 피부 변화에 대한 정밀한 추적이 가능하다.
또한, 신뢰성이 떨어지던 예전의 Before & After 데이터를 벗어나, 조작할 수 없는 실제 사용자들의 피부 개선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아트랩은 강조했다. 이러한 신뢰 속에 광고 및 쇼핑이 결합되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 만족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 가능하다고 아트랩은 밝혔다. 아트랩은 현재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고객들을 우선 공략하고 있으며, 서울대 등과 협력해 데이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단상에 오른 6개 기업의 발표 내용은 김진수 에스투엘파트너스 이사, 류준걸 엑스쿼어드 대표, 엄세연 AUM벤처스 심사역, 이강훈 하나벤처스 심사역, 권영백 교보생명 부장, 이영건 SK텔레콤 부장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쳤으며 그 결과, 세컨드팀과 메가랩, 그리고 아트랩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3사는 사업화지원금(기업당 500만원) 및 언론 홍보를 비롯한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이들을 포함한 참가 기업 전체에 투자멘토링 및 ESG 진단 컨설팅, 당일 밋업 등이 제공된다.
한편, 이날 행사 중에는 6개 기업의 IR 외에도 평가위원회 심사위원 6명의 목소리로 스타트업 투자 트렌드,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등을 들을 수 있는 토크 콘서트가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킹 시간이 제공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늘 행사에서 평가위원으로 참가한 류준걸 엑스퀘어드 대표는 토크콘서트를 통해 “우리와 같은 벤처캐피탈은 꾸준한 투자를 통해 유망기업을 ‘밸류업’ 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오늘과 같은 행사를 통해 스타트업과 소통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와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후속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조언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