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2.0을 꿈꾸다, 구글코리아 인터넷 개방성 포럼
2012년 8월 2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인터넷 개방성 포럼 시즌3’ 의 제 8강이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렸다. 인터넷 개방성 포럼은 구글코리아가 여러 분야의 참석자들을 초대해서 인터넷 개방성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 연간 프로그램으로 문화, 사회, 기술, 정책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터넷 주제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포럼이다. 특히 인터넷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정보 접근성과 정보의 흐름을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논의되었다.
포럼은 매달 1회 정기 포럼 형식으로 진행되며, 분야별 전문가에 의한 주제 발표와 참석자의 토론으로 진행된다. 특별한 강연 기회가 있을 경우에는 오픈 특강 형식으로 포럼이 개최된다.
이번 강연을 맡은 강사는 IT칼럼니스트이자 에디토이(www.goodhyun.com) 대표인 김국현 씨였다. 그는 전 마이크로소프트 차세대 웹 리드/플랫폼 전략 조언가였으며, 나눔기술 플래너/개발자이기도 했다. 그의 저서로는 ‘코드 한 줄 없는 IT이야기’, ‘웹 이후의 세계’ 등이 있다.
저녁 7시, 여러 참석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포럼이 시작되었다. 이하 내용은 그날의 강의를 요약한 것이다.
정부와 그의 역할을 논하다
현대 국가에서 정부의 주 역할은 시장 메커니즘 보완, 경제 안정화, 공공서비스, 부의 분배 등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연 상태의 폭력성을 내제화 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또 다른 역할은 국익을 창출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주도로 중공업이 활성화되고, 정부 주도의 기술 혁신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 하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는 개인을 희생하여 국익을 지키자고 정부가 주장하는 경우도 있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 vs. 급변하는 환경으로서의 적응
(앞서 말했듯이) 정부의 역할이 크긴 하지만 자원 투입만으로는 새로운 성장 산업을 만들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어려운 상태고, 새로운 변화가 생기면 적응하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 그 외에 창조성을 필요로 하는 일들도 상대적으로 힘들어졌다. 본래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혁신 정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두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시대, 그것이 2012년이다.
한국이 고도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
한국이 개발도상국을 떠나 고도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원을 적시에 공급함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정부의 역할이었다. 행정 지도력에 의해서 자원이 최적으로 배치되도록 했고, 중앙통제형 방식이 유지됐다. 그러나 지금 현재 그 체계가 유연하게 돌아가지 않음으로써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태다.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해진 것이다.
국경이 없어야 산다
과거의 기술은 한 국가 내에서 특화된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기술 및 정보 플랫폼이 세계화를 노리는 사회이다.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야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한국형 기술을 중시)을 떠나 세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표준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것들을 정부가 제대로 수행하지는 못한다. 합리적 판단을 위한 정보는 한 집단에서(이를 테면 정부가) 집중 관리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한 곳에서 배분하거나 판단하기도 어렵다. 또한 누구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보와 지식을 어떻게 사회 전체에 공급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점도 생기기 마련이다.
정부와 민간의 조화를 꿈꾸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방대하다. 이 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하고 합일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어떨까?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것들이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많은 타 국가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정부와 민간의 조화다. 이 것들이 빛을 발하려면 정부의 노력과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참여는 정부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정치가와 관료관은 최고의 지식인도, 전문가도 아니다. 오히려 국민이 참여하고 데이터가 개방되는 편이 낫다. 만약에 정부가 독단적으로 고려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데이터 개방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될 지도 모른다.
허물어진 경계, 그리고 혁신
기자가 이번 포럼에서 느낀 것은 아직도 정부와 민간 모두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와 민간의 경계를 허물자는 부분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물론 관계자들 모두가 합심해야만 풀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무조건 방치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이미 정부는 많은 정책을 내놓았고 민간은 그것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수동적인 관계에서 발전이나 혁신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이제는 그 실마리를 풀어야 할 때다. 강의를 들은 참석자들 모두가 그렇게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인터넷 개방성 포럼의 취지, 즉 정부와 민간의 공존에 대한 내용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주제가 다뤄 질 ‘인터넷 개방성 포럼 시즌 4’도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