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보조부터 산불 진화까지...'입는 로봇' 활용처 확대
[IT동아 김동진 기자] 사람의 몸에 착용해 신체 기능을 보완하거나 장애를 극복하도록 돕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의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편리하게 옷처럼 착용해 ‘입는 로봇’으로도 불리는 웨어러블 로봇은 격렬한 운동을 할 때나 근력 감소를 겪는 노년층이 오르막을 오를 때 무릎 충격 하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웨어러블 로봇은 산불 진화에 나서는 소방대원이 경사진 현장을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는 데에도 쓰이며 활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사람과 상호 작용하며 신체 기능 보조…앱으로 보행 패턴 상세 분석 가능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이 움직이는 패턴을 파악해 다음 동작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다리를 뻗으려고 하면, 즉각 인지해 다리 뻗기를 보조하는 식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탈부착 방식으로 편리하게 입고 벗을 수 있으며 자세 교정과 재활, 장애를 극복하는 치료에도 활용된다.
웨어러블 로봇의 여러 쓰임새에 관련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기술 시장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3.6%씩 성장해 2032년에는 시장 규모 4917억4000만 달러(약 671조2300억원)를 형성할 전망이다.
수요가 급증하자, 기업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첫 웨어러블 로봇 ‘봇핏’의 개발과 양산을 마치고, 오는 3분기 제품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도 하나둘 최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위로보틱스(WIRobotics)는 최근 ‘한 사람당 한 대의 로봇’ 보급을 목표로 선언하며, 최신 제품인 윔(WIM)을 선보였다.
위로보틱스의 윔 무게는 1.6kg으로 한번 충전 시 2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경사진 곳을 오르내릴 때 근력을 보조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일상의 보행 패턴도 전용 앱을 통해 분석 가능하다. 속도, 민첩성, 근력 강도, 안정성, 균형도 등 총 5가지로 보행 패턴을 분석해 오각형 그래프로 보행 나이 파악을 도우며, 실시간 이동 경로와 운동 거리, 걸음 수, 현재 속도, 소모 칼로리 등도 제시한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윔을 착용하고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대사 에너지의 경우 평균 16% 감소했으며 내리막에서는 무릎 충격하중이 평균 약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보행약자에게 주로 쓰였던 웨어러블 로봇을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기능을 구성하고 앱 기반 보행 패턴 분석도 제공하며 일상의 친구같은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잘못된 자세 습관으로 만성 요통, 디스크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학생과 직장인을 위해 올바른 보행 자세 교정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산불 진화 돕는 웨어러블 로봇
웨어러블 로봇은 산불 진화에 나서는 소방대원을 돕는 데에도 쓰이며 활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산림청은 최근 세종시 금강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산림과학기술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한 산림 재난분야 혁신제품 시연회를 개최했다. 현장에서 산림청은 효과적인 산불진화를 위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도 선보였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면, 진화인력의 허리 및 대퇴부 근력을 강화하므로 경사진 진화 현장에서 이동이 쉬워진다. 특히 진화 호스와 같은 무거운 장비를 운반할 때 피로도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산불 진화용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후 20kg 물건을 반복해서 나른 결과, 왼쪽과 오른쪽 척추기립근 피로도가 각각 43.8%, 29.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근력 감소수치도 각각 37.1%, 39.7% 개선됐다.
산불 진화용 웨어러블 로봇에 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하면, 진화 대원의 실시간 위치도 파악 가능해 야간산불 진화 시 효과적인 인력 배치와 안전도 강화가 기대된다.
국가 연구개발비 2억원을 투입해 만든 산불 진화용 웨어러블 로봇은 지난해 12월 국가 혁신제품으로 지정됐으며, 올해 하반기 조달청 시범구매 사업을 통해 강원, 영남권역 등 대형산불 위험지역 진화대에 우선 보급될 예정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혁신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해 현장에서 널리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