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 출시 예고한 Arm CPU 기반 윈도우 PC, 뭐가 다를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컴퓨터 시스템의 두뇌인 CPU(중앙처리장치)는 아키텍처(설계기반)에 따라 x86 계열, 그리고 Arm 계열로 나뉜다. x86 계열 CPU는 인텔 코어 시리즈, AMD 라이젠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며, 높은 성능을 앞세워 주로 PC에 탑재된다. 반면, Arm 계열 CPU는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 애플 실리콘 A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낮은 소비전력을 요구하는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다. PC 시장의 변화로 인해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이 시장의 주류가 되면서 이른바 ‘전성비(소비전력 대비 성능)’가 높은 Arm 아키텍처를 PC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PC에 Arm 계열 CPU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벽을 넘어야 했다. Arm 계열 CPU가 x86 계열 CPU에 비해 성능이 낮은 점도 문제였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소프트웨어 호환성이었다. 기존 x86 아키텍처에 맞춰 개발된 대부분의 PC용 소프트웨어가 Arm 시스템에서는 구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12년, Arm CPU에서 구동하는 ‘윈도우 RT(Windows RT)’ 운영체제를 출시하고 이를 탑재한 ‘서피스 RT(surface RT)’ 노트북도 출시했지만, 이용할만한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Arm 아키텍처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 역시 무르익었고, 한층 성능이 향상된 Arm CPU가 다수 출시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PC 제조사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 관련 작업에 특화된 제품임을 강조하는 ARM 기반 PC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이라면 ARM 계열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 그리고 윈도우11 운영제체의 ARM 버전이 탑재된 노트북이라는 점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이러한 ‘Arm 기반 윈도우 PC’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플랫폼도 발표했다. 5월 21일 공개한 ‘코파일럿+PC(코파일럿 플러스 PC)’가 그것이다. 이는 이름 그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솔루션인 ‘코파일럿(Copilot)’ 기능에 최적화된 PC를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PC 제품군인 서피스 시리즈로 출시할 코파일럿+PC 제품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오는 6월 18일 출시되며 가격은 해외 기준 999달러(약 136만원)부터 시작한다. 모델에 따라 13.8 인치 혹은 15인치 화면, 그리고 스냅드래곤 X 플러스 혹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가 탑재될 예정이다.
레노버 역시 같은 날 Arm 계열 프로세서와 윈도우11 ARM 운영체제를 탑재한 코파일럿+PC 제품을 선보였다. ‘요가 슬림 7x(Yoga Slim 7x)’와 ‘씽크패드 T14s 6세대(ThinkPad T14s Gen 6)’가 그것으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와 윈도우11 Arm 버전, 그리고 고화질 화면에 대용량 SSD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도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삼성전자 등의 다른 PC 제조사들도 6월 18일 이후 코파일럿+PC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밝혔다.
참고로 이들 코파일럿+PC 제품군에 탑재될 윈도우11 Arm 버전은 10여년 전에 출시했던 윈도우 RT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품이다. 윈도우 RT의 단점이었던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 x86용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를 Arm 시스템에서 구동할 수 있는 에뮬레이션 기능을 갖췄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포토샵, 구글 크롬 등, 다양한 윈도우용 소프트웨어가 Arm 버전으로도 출시되어 소프트웨어 부족 현상 역시 상당부분 해결되었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환경 역시 예전과 달라졌기에 Arm 기반 PC 시장의 확대를 통한 소비자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