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캐논, 비정품 토너보다 심각한 ‘위조’ 토너에 골머리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캐논코리아(2024년 5월 10일)
제목: 캐논코리아, 정품으로 위조된 비정품 토너 사용 주의보
요약: 캐논코리아(대표이사 박정우)에서 정품을 교묘하게 위조한 비품 토너 사용에 따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들에게 정품 사용을 권고했다. 최근 비품 토너 교체 후 인쇄 불량이 발생한 기기의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오픈마켓 등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위조 토너는 정품과 유사하게 디자인한 토너 박스에 담겨 있으나 토너 본체는 정품 토너와 다른 비품 토너로, 복제된 메모리칩이 부착되어 있어 내부 시스템 상 비정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캐논코리아는 토너 구매 시 정품과 위조품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품 토너 박스에 있는 ‘정품(正品)’ 금색 원형 라벨 스티커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해설: 레이저 방식, 잉크젯 방식을 막론하고 프린터를 이용하며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유지비다. 인쇄물 출력을 할 때마다 레이저 프린터라면 토너, 잉크젯 프린터라면 잉크를 소모하기 마련인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프린터 제조사에서 정식으로 제조해 판매하는 정품 토너 및 정품 잉크, 그 중에서도 카트리지 방식의 제품은 몇 번 교체하기만 해도 프린터 자체의 값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비싼 경우가 많다.
물론, 이에 대해 프린터 제조사들은 프린터 뿐 아니라 토너나 잉크 역시 최적의 품질을 내기 위해 많은 개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이 역시 일리는 있는 말이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정품보다 훨씬 저렴한 비정품 토너나 잉크를 카트리지에 리필(재충전)해 이용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리필 토너∙잉크가 담긴 상태로 판매되는 비정품 토너∙잉크 카트리지를 사서 이용하곤 했다.
이러한 비정품 소모품의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멀쩡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인쇄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사용하다 프린터 고장을 발생시켰다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비정품 소모품을 이용하다 고장이 발생한 경우, 제조사로부터 A/S가 거부될 수 있기 때문에 소모품 비용을 아끼려다 더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
특히 레이저 프린터는 사용자가 직접 리필을 진행하거나 토너 가루를 흘리는 경우, 혹은 품질이 떨어지는 토너 카트리지를 이용하다 토너 가루가 외부로 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토너 가루를 흡입하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품 소모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정품 소모품이 상당히 비싼 건 사실이고, 운 좋게도 쓸만한 비정품 소모품을 구매했다면 정품 대비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감수할 만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불하는 비용 대비 효용성,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 역시 많은 고민 끝에 선택을 하는 것이니 이를 탓할 수는 없다.
다만, 단순한 ‘비정품’ 소모품을 넘어, 정품을 가장한 ‘위조’ 소모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비정품 소모품임을 알고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우려를 일정부분 감수한 상태에서 돈을 쓰는 것이니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위조품을 정품인 줄 알고 구매하는 것은 사기 피해를 당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가 이러한 위조 소모품을 정품으로 착각하고 이용하다 품질 문제가 불거질 경우, ‘진짜’ 정품 소모품을 판매하는 프린터 제조사 역시 덩달아 욕을 먹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묵과할 수 없는 이슈다.
캐논코리아측의 설명에 의하면 이러한 위조 토너는 ‘해외 직수입 정품’, ‘국내 정품’ 등의 문구를 앞세우며 팔리는 경우가 많으며, 프린터 장착 시 이용자체는 가능하지만 복제된 메모리칩을 이용하는 탓에 내부 시스템에선 비정품 토너로 인식된다고 한다. 그 외에 정품 토너 박스에 부착되는 금색 라벨 스티커 및 홀로그램 보안 필름이 비정품 토너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