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s삼성, 그림으로 한방에 정리!
애플과 삼성전자의 법정 소송, 내가 배심원이 된다면 누구 편을 들까?
두 기업의 치열한 분쟁을 간단한 표로 정리한 그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IT전문 풍자만화 조이오브테크(Joy of Tech)는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을 위트 있게 담아낸 그림을 게재했다. 다소 극단적으로 편을 가르는 경향이 보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풀어냈다는 평가다. 이에 한글로 의역한 수정본을 싣는다.
아이콘 모양과 둥근 모서리
디자인 표절 논란에서 두 기업이 주장은 극명히 갈린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고유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는 입장이다. 그 예로 수화기의 모양을 형상화한 통화 아이콘을 비롯해 상당수의 아이콘 모양이 지나치게 흡사하며, 사각형의 모양에 모서리가 둥근 제품 디자인도 동일하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이 주장하는 디자인이 이쪽 업계에서 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을 찾다 보니 의도치않게 비슷해졌다는 것.
오리 테스트
오리 테스트(Duck test)는 판단하기 어려운 난해한 논쟁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다. 시인 제임스휘트컴라일리의 “오리처럼 생기고, 오리처럼 헤엄치고, 오리처럼 꽥꽥댄다면, 그 동물은 오리가 분명하다” 는 말에서 유래됐다. 냉전시대에 미국의 과테말라 대사 페터슨이 이 말을 사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농장을 돌아다니는 새 한마리를 발견했다고 치자. 이 새에는 오리라는 이름표가 달려있지않다. 하지만 이 새는 오리와 꼭 닮았다. 또 오리처럼 헤엄치며, 오리처럼 꽥꽥댄다. 그렇다면 이 새에 이름표가 달려있지 않다고 해도 오리라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겠는가.”
HAL 9000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공지능 컴퓨터다. 사람과 대화하거나 감정을 추론하는 등 높은 지능을 소유했다. 삼성전자는 이 영화 속 승무원들이 아이패드와 닮은 물건을 사용하는 모습을 제시하며 애플의 디자인이 독창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글의 메일
애플 변호인단은 2010년 구글이 삼성전자에 요구한 내용이 담긴 메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메일은 “갤럭시탭이 애플 제품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더 차별화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초부터 구글과 삼성전자가 제품 간 유사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삼성전자 디자이너는 구글이 이 문제에 관련돼 있다는 이야기를 전혀 들은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표절은 피장파장?
애플도 다른 회사의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주장이나왔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전 디자이너가 책임자의 지시로 소니 제품과 닮은 디자인을 만들게 됐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는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문건이다. 이에 애플은 “소니 제품보다 우리의 시제품이 먼저 나왔다” 라며,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애플, 마약했냐?
애플의 무리한 요구에 담당판사가 “마약(crack)이라도 했냐”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화제가 됐다. 애플 변호인단은 삼성전자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75페이지에 달하는 증인 신청서류를 제출했다. 이에 루시 고 판사는 “마약을 하지 않고서야 이 증인들을 모두 소환할 수 없다” 라며 경고했다. 고 판사는 두 기업에게 합의를 권고했지만, 최종 협상에서도 입장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