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리셋컴퍼니 정성대 대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구축할 것”
[IT동아 강형석 기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23에 따르면 태양광과 전기차 등이 청정에너지 경제 전환을 주도하며 2020년 이후 현재까지 해당 분야의 투자는 40% 가량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화석연료의 사용량은 여전히 많다. 2030년 이전에 전 세계 석탄, 석유, 가스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다만 화석연료 소비 비중은 빠르게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눈에 띈 것은 태양광 제조설비가 빠르게 증설된 부분이다. 2030년에는 연간 1,200GW 이상을 생산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봤다. 설비 평균 가격이 타 설비와 비교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IEA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MW당 비용은 약 20만 달러 수준으로 80만 달러인 풍력 발전 대비 1/4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배터리와 저장 배터리와 비교해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은 수치다.
하지만 수명에 따른 재활용, 발전 효율 유지와 관리는 태양광 발전이 풀어야 할 숙제다. 개인이라면 모를까 대규모 발전 시설이라면 사람이 직접 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리셋컴퍼니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이다. 어떤 솔루션으로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정성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눈 때문에 태양광 발전을 못하는 모습을 보고 결심한 창업
IT동아 : 리셋컴퍼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정성대 대표 : 리셋컴퍼니는 태양광 패널의 유지ㆍ관리부터 폐기 이후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이다. 특히 태양광 패널 무인 청소 로봇, 폐패널 재활용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무인 청소 로봇은 이물질로 오염된 패널 위를 깨끗하게 청소해 높은 발전 효율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준다. 폐패널 재활용 장비는 패널을 파쇄하지 않고 고순도 자원을 회수하는 것 외에도 비가열식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유가 자원(금속)을 추출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IT동아 : 창업,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정성대 대표 : 태양광 분야 조직에서 연구원 생활을 10여 년 정도 했다. 어느 날 출장으로 일본 북해도를 방문했다. 그곳의 태양광 발전소를 둘러보는데 패널 위에 눈이 쌓여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1,000~2,000평 이상인 태양광 발전소가 눈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에 놀랐고 그 안에 배치된 패널을 사람이 하나하나 치우는 것은 불가능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업 초기에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제설로봇을 만들어 판매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국내 시장에도 무인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고 판단, 시장 확대에 나섰다.
IT동아 : 여러 종류의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특별한 기술이 있을까?
정성대 대표 : 청소 과정에서 패널에 손상이 가해지면 안 된다. 발전 효율의 저하는 물론이고 유지보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브러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우리 제품은 부드럽기 때문에 패널 손상을 최소화한다.
세척이 얼마나 잘 되는지에 대한 부분은 성적인증을 진행해 확인한다. 서울시로부터 약 18% 정도 발전성능이 향상됨을 확인받았다.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지만, 주기적으로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단순히 패널을 청소하는 로봇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태양광 무인 청소 로봇은 태양광 패널 주변에 레일을 설치하고 로봇이 움직이는 구조다. 그러나 구조물 제약 없이 굴곡 있는 지형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변형 구동 구조와 관련한 부분은 특허도 등록된 상태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는 ‘순환’이 되어야 한다
IT동아 : 폐패널 재활용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정성대 대표 : 먼저 패널의 철거, 회수가 이뤄진다. 그리고 회수한 패널에서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분리하고 이를 회수, 판매한다. 이 모든 과정에 리셋컴퍼니 장비가 쓰인다. 구조를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폐패널에서 알루미늄 프레임과 정션 박스(플라스틱)를 분리한다. 다음은 강화유리를 분리하고 마지막으로 레이저를 활용해 은나노 입자를 추출한다. 각각 추출되는 재료의 가치가 높아 재활용 장비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자 한다.
IT동아 : 폐패널 하나를 수거하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정성대 대표 : 패널 재활용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흔히 태양광 패널의 수명을 20~25년 정도로 본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와 함께 태양광 패널이 도입된 것이 2000년대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설치된 패널은 교체 혹은 폐기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 패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패널 한 장에 은이 약 20g 정도가 들어 있다. 은만 추출하면 장 당 1만 원이 남는다. 그러나 은나노를 추출할 경우 5만 원 이상의 가치가 발생한다. 따라서 얼마나 고순도의 유가 자원을 회수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우리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유가 자원 추출 기술 고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폐패널에는 여러 금속이 있는데 이 중 은나노 입자의 중요도가 높다. 그래서 연간 3,000톤 정도의 폐패널 처리를 목표로 경기도 평택에 순환센터 1호를 건립했으며, 이곳에 폐패널 재활용 장비를 시험 배치해 운행 중이다.
에너지의 가치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
IT동아 : 스타트업 기업이기에 해외에 직접 나서는 것은 어려웠을 것 같다.
정성대 대표 : 시장은 점점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장을 마주하고 싶었다. 그때 접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K-스타트업 센터(KSC)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으로 미국 뉴욕 지역을 다녀왔는데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회 방문도 있어 견문을 넓혔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멘토링이 정말 잘 되어 있다. 미국 내 멘토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영업과 네트워킹 방법 등을 조언받았다. 실제로 그 멘토를 통해 네트워킹 영역을 확대하고 여러 투자자와의 미팅도 이뤄졌다. 우리 입장에서는 현지 사업 모델을 이해하고 구체화할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폐패널의 처리에 대해서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많은 니즈가 있다. 예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패널 제조사에게 폐패널 처리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라고 묻기도 한다. 태양광 패널을 판매하려면 처리도 함께 책임질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준비한 것이다.
이 시장은 시간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이 생존하려면 개발한 기술을 빨리 최적화하고 상품화해야 된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에 한국세라믹기술원으로부터 유가 자원을 분리하고 나노 입자화하는 기술을 이전받는 협약식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의 손을 최대한 거치지 않으면서 폐패널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