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신축 아파트 천장에 달린 와이파이 공유기, 왜 이렇게 느리죠?
[IT동아 김영우 기자] 와이파이는 현대인의 생활에 빼 놓을 수 없는 기술입니다. 스마트폰이나 PC외에도 최근에는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의 생활가전 제품에도 와이파이 접속 기능이 탑재될 정도죠. 그래서 최근 건설되는 신축 아파트 천장에는 와이파이 신호를 생성하는 무선AP(Access point)가 기본 탑재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공유기에 비해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어 편리하죠. 다만, 이번에 문의하신 tolxxxx님의 경우는 오히려 기본 탑재 무선AP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뭘까요? 주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안녕하세요. 질문 좀 할 게요. 제가 지난주에 모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신축아파트라서 그런지 천장에 공유기가 기본으로 달려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속도가 너무 느리네요.
1기가 인터넷을 쓰는데도 최대 속도가 300~400메가 정도밖에 안 나와요. 화장실 같은데 가면 10메가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물론 와이파이 접속 자체는 잘 되니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이러면 1기가 인터넷을 쓸 이유가 없잖아요. 예전에 쓰던 통신사 공유기가 더 나은 거 같습니다.
지금 천장에 기본 설치된 공유기는 MAXIO라는 회사 제품인데 이거 떼어내고 일반 공유기(KT 기가 와이파이 홈 AX)를 천장에 달 수는 없나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선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혹시 방법이 있을까 싶어 질문하고자 합니다. 도와주세요!
최근 신축 아파트에 보급되고 있는 무선AP
안녕하세요. 저희 기사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체로 최근 건축되는 신축 아파트에는 천장에 무선AP가 기본 설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잘 이용하면 편리하죠. 질문자님의 아파트에 설치된 것도 공유기 보다는 무선AP에 가까운 제품으로 추측됩니다.
참고로 무선AP는 공유기와 비슷하지만 개념이 약간 다릅니다. 공유기는 하나의 IP를 여러 기기가 이용(공유)할 수 있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며, 대부분의 제품이 와이파이 생성 기능도 갖췄습니다. 반면 무선AP의 경우는 유선 인터넷 신호를 받아 이를 와이파이 무선 신호로 전환해 주변에 퍼뜨리는 역할에 충실하며, IP 공유 및 분배 기능이 없습니다. 쉽게 말해 공유기에서 IP 공유 기능을 제외한 것이 무선AP입니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무선AP 중에는 공유기(라우터) 모드로 전환해서 쓸 수 있는 것도 많아서 양쪽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긴 합니다. 이 기사에선 질문자님의 아파트에 설치된 해당 장비를 무선AP라 칭하겠습니다.
구형 와이파이 규격의 무선AP는 와이파이 속도에 한계 있어
질문자님의 아파트에 설치된 무선AP가 맥시오(MAXIO) 제품이라 하셨는데 정확히는 맥시오사의 ‘MAP-11ACR’ 제품으로 추측됩니다. 최근 건축되는 신축 아파트에 납품되는 공유기 중 태반은 이 제품이죠. 공유기 모드로 전환도 가능하고 접속 범위도 그럭저럭 넓은 제품이지만 하나의 단점이 있는데, 최대 접속 속도가 낮은 구형 와이파이 규격이 적용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요즘 공유기/AP 시장에선 최대 와이파이 접속 속도가 1~2Gbps, 혹은 3~4Gbps에 달하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 맥시오 AP는 최대 접속속도가 867Mbps인 와이파이5(802.11ac) 규격 제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1Gbps급 기가 인터넷을 쓰더라도 온전한 속도를 기대할 수 없지요.
스마트폰의 경우는 갤럭시S10이나 아이폰11 이후에 나온 제품들이 대부분 와이파이6 규격 제품인데, 이런 제품을 와이파이5 규격 무선AP에 연결해서 이용하면 당연히 최대 통신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와이파이6, PoE 지원하는 별도의 무선AP로 교체는 가능
그렇다곤 해도 아주 이용이 곤란할 정도로 느린 건 아니고, 굳이 달려 있는 무선AP를 쓰지 않는 것도 아깝긴 합니다. 그래도 기가인터넷과 최신 모바일기기의 성능을 온전하게 이끌어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분이라면 천장에 달린 무선AP를 다른 제품으로 직접 교체해서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반 공유기를 천장에 달고 쓰는 방법을 문의하셨는데, 이건 권장하지 않습니다. 시중에서 판매/이용하는 대부분의 일반 공유기는 디자인 자체가 천장 설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천장에 달았다가 떨어져서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그리고 현재 질문자님의 아파트에 설치된 맥시오 AP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선AP는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 네트워크 케이블 하나로 데이터/전원을 모두 공급받는 PoE(Power over Ethernet) 기능을 통해 구동합니다. 일반 공유기는 대부분 PoE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설치를 하더라도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의 무선AP를 떼어낸 뒤, PoE 및 와이파이6 기능을 지원하는 별도의 천장 설치형 무선AP를 따로 사서 다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제품 중 저렴한 건 10~20만원대, 좀 더 고급 제품은 30~40만원대에 팔리기도 합니다. 아이피타임 Ring-AX3000, 넷기어 WAX625, 티피링크 EAP650 같은 제품이 대표적인 모델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새 무선AP를 달려면 기존AP를 떼어내야 하는데, 대부분의 무선 AP는 본체를 두 손으로 잡고 시계 반대 방향(일부 제품은 시계 방향)으로 살짝 돌리거나 본체를 상하, 혹은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면 본체가 분리됩니다(모델에 따라 다를 수 있음). 그 후, 천장에 남아있는 고정용 블래킷을 나사를 풀어 탈거하면 완전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새 무선AP용 블래킷을 나사로 천장에 고정하고 네트워크 케이블을 무선AP에 꽃은 후, 본체를 고정하면 설치가 마무리됩니다. PoE 지원 무선AP이므로 별도의 전원은 연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무선AP 교체 방법을 설명했습니다만, 앞서 설명한대로 이건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데다 설치의 번거로움까지 수반되는 행위입니다. 이게 부담스럽다면 기본에 이용하던 일반 공유기를 아파트 중앙(대개 거실)에 그냥 설치해서 쓰는 것도 생각해 보세요. 질문자님이 이전에 이용하던 KT 기가 와이파이 홈 AX라면 통신사 제공 공유기 중에서도 제법 쓸만한 제품이라, 천장의 AP에 비해 인테리어 만족도는 떨어지겠지만 와이파이 품질 자체는 무난한 편입니다. 잘 생각하셔서 적절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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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